혼돈과 방황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음울함 다뤄
총 10곡을 담고 있는 이번 앨범은 인트로(Intro) 냄새 로 전개된다. 기존의 인트로와는 개념부터가 다르다. 이적의 목소리로만 진행되는 이 노래는 무언가 냄새를 맡는 듯한 그의 특이한 콧소리(?)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단순한 인트로가 아닌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리드한다.
두번째 앨범의 대표곡이자 타이틀곡으로 떠오를 가망성이 높은 UFO는 패닉다운
느낌이 한 층 더 깊게 배어나오는 곡. 비틀즈 스타일의 록 음악과 현대적인 힙 합이 크로스 오버되고 있는 이 노래는 세상속에서 죽어간 사람들이 우주 저편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야기하며 마치 만화 주제곡같이 곡 전개를 이루어나간다.
두번째 노래는 혀 . 4분의 5박자로 이루어진 이 곡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펑키한 리듬의 곡이다. 혀 로서 일어나는 모든 이미지를 함축시켜 담았는데, 다소 섹슈얼한 이미지까지 내포된 노랫말 역시 가히 파격적이다.
어쿠스틱 기타 하나만으로 전개되는 은 흐르는 강물처럼 잔잔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발라드 곡이다. 그래도 이번 앨범 중 가장 덜 어두운 노래라고.
세 곡의 노래가 끝나면 어릿광대 라는 제목의 짤막한 인서트(Insert)가 전개된다. 그 뒤를 뒤이어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 라는 다소 긴 제목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마치 유럽 동화같은 스토리를 가지며 전개되는데, 이 곡은 다국적 스타일의 음악으로 현악기, 재즈 베이스, 관악기에다 인도 음악적인 선율마저 흐른다. 패닉의 실험 정신이 다시 한 번 그 진가를 발휘하는 듯 하다.
김진표가 이번 앨범을 통해 처음으로 작사, 작곡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벌레 에서는 흑인 음악 매니어 김진표의 개성이 마음껏 펼쳐지고 있다.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곡은 삐삐밴드와 함께 부른 듀엣곡 불면증 이다. 후렴구의 반복으로 12분 동안 플레잉 시간이 계속되는 이 노래는 그들의 즉흥 연주와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현장감이 그대로 살아있어 생동감을 만끽하게 해준다. 메인 보컬 이윤정의 목소리가 마치 무당(?)의 목소리처럼 느껴질 만큼 곡 자체나 가사, 구성면에 있어 주목할 만 하다. 늘 깨어있기를 원하는 세상에 대해 자고 싶다는 강한 의지의 외침의 소리가 인상적인 곡이다.
Mama라는 마지막 노래 역시 김진표의 노래다. 완전한 힙 합 정서를 그대로 노래로 표현해 주고 있다. 투 팩과 닥터 드레 풍를 즐겨듣는다는 갱스터 랩 매니어 김진표가 그동안 갈고 닦은 랩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의 랩 역시 그의 몫이었는데, 그가 랩을 구사하는데 있어서 주안점을 둔 것은 기존의 래퍼들과는 다르게 가사 전달면에 있어서 신경을 썼다는 점이다.
그가 구사하는 랩은 기존의 래퍼들이 구사하는 랩과는 차별적이다. 랩 구사시 노랫말을 잘 알아 들을 수 있게 함으로써 곡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충실히 수행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곧이어 슬픈 감성을 한껏 자극하는 아우트로(Outro) 사진 이 연주되면서 패닉의 2집 앨범이 끝맺음된다.
1. 냄새 (Intro)
2. Ufo
3. 혀
4. 江(강)
5. 어릿광대 (Insert)
6.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
7. 벌레
8. 불면증(Studio Live With Pipiband)
9. Mama
10. 사진 (Ou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