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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혁의 음악세계에서 2000년 애청자가 뽑은 100선 1위를 차지했고, 국내 월드뮤직 및 팝 차트에 상위에 랭크되었던 "Gran Panorama"의 주인공 라 부에나 비다! 스페인의 달콤한 열정으로 빚어낸 온기의 세계 La Buena Vida(아름다운 인생)의 5번째 앨범, 느린 시간의 흐름으로 구하는 충만의 세계, Hallelujah! (할렐루야!)
다섯 번째 정규 앨범에 해당되는 [Hallelujah!] 앨범은 라 부에나 비다 초창기를 떠올리는 기타 팝에서부터 후반기의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까지 고루 담아내고 있다. [Hallelujah!]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아담 클레멘스 (Adam Klemens)의 지휘 아래 프라하 필하모닉 시립 오케스트라(City of Prague Philharmonic Orchestra)와 녹음됐다. 이를 위해 라 부에나 비다 는 체코까지의 여정을 감행했고, 앨범 녹음은 2000년 9월부터 2001년 2월 사이, 프라하 (Prague), 마드리드(Madrid)와 산 세바스티앙 (San Sebastian)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이 앨범은 앞선 두 앨범 [Soidemersol]과 [Panorama]에 비해 오케스트레이션을 전면에 부각시키는 일을 꺼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프라하 오케스트라는 시종일관 매 곡마다 그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지만 사운드 공간적 배치에 있어서 그것은 상당 부분 절제된 인상을 준다. 이 앨범에서 오케스트레이션은 라 부에나 비다와의 '만남'을 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온전하게 '융화'되고 있는 것이다.
라 부에나 비다는 [Hallelujah!]를 통해 좀더 성숙해진 것이 틀림 없다. 이 앨범은 필름 스코어처럼 나지막한 목소리로 정황을 풀어나가려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 사운드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 많은 여백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래서 라 부에나 비다는 [Hallelujah!]에서 더욱 나른해지고 부드러워진 인상을 준다. 이들은 더욱 여유만만한 게으름을 획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담담하고 절제된 깊이를 향해 시선을 둔다. 이제 오케스트레이션은 멋진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완연히 깊이 있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데 주요한 방편으로 쓰이고 있으며, 진부하거나 장황한 소리 없이 라 부에나 비다는 좀더 평안한 모습으로 깊은 감성을 표현한다. 앨범 타이틀과 가장 긴밀한 연관성을 지닌 "Ventura 행운"에서 라 부에나 비다는 '시간의 느린 흐름 속에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라 부에나 비다 자신의 모습일지 모른다. 라 부에나 비다는 이 앨범을 통해 고단한 현실을 도피하고픈 당신에게 안락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향해 떠나는 신비하고도 로맨탁한 여행에 함께 하기를 권하고 있다. 할렐루야는 여행 내내 섬세하고 아름다운 사운드로 당신의 정겨운 친구가 되어줄 것이며, 아마도 여행의 종착역에는 행복한 세상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