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들고 나온 셀프 타이틀 신보 역시 히트를 쳤던 전작들의 열기를 이어가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그들의 음악 본령이었던 공격적인 메탈 사운드는 거의 사라졌고, 상큼한 팝/록 사운드가 지배적이다. 6월 23일 현재 빌보드 싱글 차트 34위, 어덜트 톱 40 차트 10위에 올라있는 첫 싱글 'When It's Over'는 'Fly'나 'Every Morning'의 연장선상에 있다. 자극적인 멜로디 라인과 이를 뒷받침하는 담백한 사운드가 그것이다. 깔끔한 모던 록 'Under The Sun', 1960년대 올드 팝을 연상시키는 복고적 트랙 'Ours'와 'Words To Me', 시원한 펑크 사운드가 터져 나오는 'Sorry Now', 컨트리의 느낌을 약간 내비친 'Just A Little'과 'Disasterpiece' 등도 마찬가지다. 마크 맥그래스의 음색은 여전히 발랄하며, DJ 호미사이드의 힙 합 스크래칭은 곡 사이 사이에 삽입되어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로드니 셰퍼드의 소박한 기타 연주, 머피 카지스와 스탠 프레지어의 힘있는 리듬 전개도 원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전과 한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프로듀서가 데이빗 칸 대신 돈 길모어(Don Gilmore)로 바뀐 것이다. 돈 길모어는 이브 식스(Eve 6), 링킨 파크(Linkin Park), 리트(Lit)와의 작업으로 요즘 한창 각광 받고 있는 인물. 모던한 사운드 질감을 받아들이기 위한 밴드의 시도로 풀이된다. 랩 메탈 밴드 311의 닉 헥숨(Nick Hexum)의 보컬 피처링도 빛을 더해 주었다. 새 앨범에서 분출되는 슈거 레이의 매력적인 노래들은 대중 속으로 파고들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고착화 경향으로 흐르는 곡의 패턴과 사운드는 자칫 타성에 젖은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여지가 있다. 따라서 장르와 음악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그들의 말처럼 보다 넓게 프리즘을 확대시켜야 될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