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혼을 적시는 아름다운 서정의 음색 'Maximilian Hecker'
여리디 여린 목소리로 가슴 아픈 상실과 절망을 노래하는 우리 시대의 싱어송라이터 맥시밀리언 해커의 1.2집 음반이 동시 발매됐다. 최고급 양장 디지팩 패키지로 발매되는 이 앨범은 Radiohead, Travis, Coldplay, Grandaddy를 좋아하는 모던소년소녀에게 뿐만 아니라 Camel, Kayak, Triumvirat 등 서정파 아트락을 좋아하는 음악 매니아들도 만족시킬만한 뛰어난 감성의 음악을 들려준다.
'여린 날의 끝없는 한숨을 위한 감미로운 위로연' [Rose]
2001년에 'Infinite Love Songs'로 데뷔한 막시밀리안 헤커의 음악은 얼터너티브의 분화 이후 세대의 감수성을 잇는다고 할 만하다. 기타의 거친 에너지보다는 어쿠스틱의 서정성이나 은은한 울림이 강해지고, 세련된 선율과 내성적인 자기 고백의 색채가 짙어진 기타 팝에 가까운 음악, 올해 4월에 발매된 헤커의 두번째 음반 [Rose]는 라디오 헤드와 트래비스 등 그 자신이 즐겨 들었다는 브릿팝의 기운이 농후했던 데뷔음반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의 음악을 지배하는 우울과 낭만의 감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기타보다 피아노가 주도하는 발라드와 신서사이저를 폭넓게 활용하면서 체임버 팝 분위기로 좀 더 흐르는 약간의 변화를 보여 주기도 한다. 1집에 수록된 'Infinite Love Song'에서도 엿볼 수 있었던 일렉트로니카에 대한 관심은, 쿵짝거리는 비트와 함께 80년대 스타일의 전자음악을 들려주는 ' Daylight', 'My Love For You Is Insane'로 이어진다.
부드러운 미성의 고음이 주측을 이루지만, 'That's What You Do'나 포크록에 가까운 사운드로 천국 같은 자유, 그리고 꿈의 끝이라는 성장의 비밀을 알게 된 소년의 이야기인 'My Story', 복고적인 일렉트로니카를 시도한 'Daylight'와 'My Love For You Is Insane'의 까칠한 저음은 헤커의 음색의 폭이 좁지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전체적으로는 역시 어쿠스틱 사운드의 온기와 기타 팝의 조화가 지배적, 일종의 주제 선율과 같은 멜로디를 피아노 솔로로 연주하고, 기타와 드럼, 신서사이저 등의 악기를 가미해 반복적으로 변주한 뒤 다시 피아노로 마무리하는 식의 곡 구성은 단순한 듯 하지만, 음울하면서도 감미로운 선을, 한겹 한겹 소리의 층이 쌓여 갈수록 애틋해지는 음색의 호소력은 그 반복에서 더욱 풍부한 감성을 끌어낸다. 거칠게 번역하면 '사람이 만든 질감 중 이렇게 부드럽게 느껴진게 있을까'(Man Made Fibres Never FElt Quite Like This Soft Befor) 쯤 되는 영국 음악잡지 [뉴 뮤지컬의 익스프레스]의 평이, 적어도 그 목소리에 취한 동안은 유효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