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전체의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 프로듀싱에 참여한 밴드 코코어(cocore)의 김재권이 쓰는 최윤성
5년 전쯤 윤성을 처음 봤을 때 이었다. 미술작업을 하다 왔는지 물감이 잔득 묻은 지저분한 흰 트레이닝복과 구겨 신은 낡은 운동화 그리고 마른 체구. 예민해 보이기도 혹은 멍청해 보이기도하는 인상이었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윤성은 베이스 기타를 알고 싶어 했고 난 언제 기회가 되면 같이 재밌는 공연을 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그 후 윤성은 기타와 베이스, 노래를 조금씩 익혀갔고 때로는 여러 사람과 때로는 홀로 공연을 해나갔다.
이제 그의 첫 번째 음악 작업 결과를 묶은 앨범이 나온다. 그동안 공연에서 연주하던 곡들과 재미있는 실험으로 완성된 곡들 이다.
아직도 공연 때 느껴지는 수줍음, 어색 함들이 자연스럽게 담긴 앨범의 곡들은 때로는 잠이 덜깬 오후에, 때로는 불면과 함께 어지러진 방안에서 피자와 콜라, 고양이, 그의 커다란 조소작품, 핑크색 마오상 등과 함께 녹음 되었다. 계획 되지 않은 즉흥적인 발상의 재미를 반영한 트랙들에는 숟가락 두드리는 소리, 카세트 보이스 레코더의 랜덤 재생, 휘파람소리, 스피커가 내장된 키보드에서 마이크로 수음된 거친 건반소리, 친구들의 문 여닫는 소리,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등이 노래들 곳곳에 여과 없이 실려 있다.
노래와 어쿠스틱 기타로 구성된 트랙들이 위주이나 흔히들 말하는 포크라는 범주로 한정시키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애매한 말이긴 하나 노래하는 이의 정서를 감성적으로 따라가며 듣기 보다는 조금은 낯설게 삐딱한 마음으로 듣고 있으면 훨씬 느낌이 좋다. 누군가 그의 음악을 듣고 말해준 '포크 트랜스(folk trance)'라는 새롭고 매력적인 말이 최윤성의 음악을 표현하는데 적절하게 들린다.
'무아지경의 여러분(trance folk)'들을 위한 어떤 수줍은 제안을 최윤성은 하고 있다.
[글: 김 재 권 (밴드 co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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