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제시한 네오소울의 기수, 빅터 데이비스! 소울, 재즈, 보사노바의 향기로운 혼용_ “Hear The Sound!”
음악 본연의 회귀를 꿈꾸며 발전한 소울뮤직은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의 목소리를 가장 큰 힘으로 바꾸었다. 셀 수 없는 장르들이 산재해 있는 현대 음악 시장에서 국적과 시대를 막론하여 가장 사랑받는 음악이 무엇인가를 떠올려 보자, 어쩌면 우리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청각 신호 중에 하나가 사람의 목소리가 아닐까. 어머니의 자장가처럼, 연인의 속삭임같이 달콤한.
“파닥거리는 그대의 입놀림을 천천히 / 그대는 이 나비 날개위에 앉은 잠자리 같아
새벽의 첫술은 달콤한 로맨스 맛 / 그대는 내 원하는 모든 것
진정 원하는 바 알 때 그대 내 있는 곳 알리 / 나와 함께“
- Victor Davies "Comigo" feat. Bebel Gilberto
앨범의 주인공 빅터 데이비스는 가장 달콤한 청신호를 알고 있는 남자일지도 모른다. 영국인 백인 어머니와 서인도제도의 흑인 아버지사이에 태어난 그는 영국 70, 80년대 소울뮤직을 즐겨들었고 곧이어 질베르뚜 질(Gilberto Gil)과 같은 브라질음악에 매료되었다.
“그렇게 햇살이 가득 담긴 남미 음악 (sunshine sound)은 사실 제 성격의 일부가 되었어요. 제가 좀 낙천적인 사람이거든요”- 2006/07 Blues & Soul . Sound Bytes interview
낙천적인 사람이 원래 성취에 대한 욕심도 남다르다고 했던가, 빅터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다. 본 작에 실린 “Hear The Sound”의 뮤직비디오에는 보컬을 비롯해 기타, 드럼 등 모든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10대의 그저 음악 좋아하던 소년은 연주와 작곡, 프로듀싱, 편곡까지 해내는 멀티 뮤지션을 넘어서 이제는 자신의 레코드 회사 아프로 지골로 [Afro Gigolo]를 운영하는 어엿한 비즈니스맨의 역할도 마다않는다. 꾸준한 개인음반작업과 함께 라운지 음악계의 프랑스 신사 드미트리 프롬 패리스(Dimitri From Paris), 일본 하우스계의 대표 DJ 유키히로 후쿠토미(Yukihiro Hukutomi), 보사노바의 요정 베벨 질베르토(Bebel Gilberto), 폴란드 아티스트 아카카시(Akakashi) 등 다양한 뮤지션과의 곡 작업은 그의 열정이 어느 만큼인지 짐작하게 한다. - 그는 한국 아티스트들에게도 대단한 관심을 보이며 음악작업을 함께 할 기회를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 다양한 양분을 가지고 찰진 토양을 가꿀 줄 아는 빅터의 음악은 그래서 다채롭고 따스하다.
[Hear The Sound]는 그의 통산 3번째 앨범이다. 그의 첫 데뷔작 [Victor Davies]는 2001년 댄스 비즈니스계의 저명한 레이블인 JCR (Jazzanova Compost Records)에서 출시되었다. 당시 음악잡지 ‘에코스(Echoes)’는 “빅터 데이비스는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이름!” 이라며 'Must be Heard!'를 잊지 않았고 Q 매거진은 그가 가진 “어쿠스틱 재즈와 라틴음악의 속삭임이 마치 깨기 싫은 달콤한 꿈같다.”라고 극찬했다. 그 후 자신의 회사를 통해 2003년 2집 앨범
앨범의 주인공 빅터 데이비스(Victor Davies)는 서인도 제도가 고향인 흑인 아버지와 영국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으로 지난 2001년에 발표한 데뷔앨범
10대 때부터 클래식 기타를 배운 그는 기타 선생님이 “넌 소질이 없으니까 다른 걸 배우는 게 좋을 것 같다” 라는 충고성 해고를 당하게 되는데, 그것이 지금의 빅터 데이비스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그 말에 오기가 생긴 이 소년은 그때부터 혼자 힘으로 기타는 물론 베이스, 드럼, 피아노를 마스터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프로듀싱과 편곡까지 일인다역을 거침없이 이행했다. 한마디로 영국의 프린스가 된 셈이다.
이후 성인이 된 빅터 데이비스는 크리설리스(Chrysalis)와 버진 레코드(Virgin Records)의 작곡가로 취직해 에이스 오브 베이스(Ace of Base) 등을 포함한 여러 뮤지션들에게 곡을 주었지만 안타깝게 주목받지 못했다. 전의를 상실한 그는 재충전을 위해 태국으로 건너가 무에타이 학원에 들어가 태국의 전통 무예를 배우게 된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무에타이를 연마하는 10세 미만의 꼬마들을 보면서 빅터 데이비스는 그동안 자신을 쌓고 있었던 음악의 각질을 벗어 버렸다. 오직 사랑타령만이 가사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인생의 고통과 사회적인 균형감각, 그리고 정치적인 시각 모두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노랫말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이번 세 번째 앨범에서도 'If I Ruled the World'와 'Missing World'를 통해서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설파한다.
첫 음반
이러한 긍정적인 물결을 타고 3년 만에 공개한 세 번째 결과물
기본적으로 그의 음악은 네오 소울이다. 앨범 전체에서 그가 존경하는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 People Get Ready의 원작자)나 형제 그룹 아이슬리 브라더스(Isley Brothers) 같은 위대한 소울 아티스트들 외에도 맥스웰(Maxwell)이나 에릭 베넷(Eric Benet) 같은 어반을 기반으로 한 네오 소울 싱어들의 잔향이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그 위에 조지 벤슨(George Benson)이나 알 재로(Al Jarreau) 같은 재즈의 감성과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이나 카에타노 벨로소(Caetano Veloso) 같은 남미 스타일 그리고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와 트레이시 채프만(Tracy Chapman) 등 포크의 향기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어 마치 화려한 병풍을 펼친 듯 여러 가지 사운드 스케이프를 펼쳐 보이고 있다.
수려한 수록곡들 중에서도 70년대의 훵크와 소울을 되살린 'Would You Believe in Me'와 'One More Time', 가벼운 깃털처럼 애인에게 속삭이듯 관능적 음색으로 달팽이관을 간질이는 'Gold & Diamonds' 그리고 1급수 물처럼 투명한 'Girl'과 'End of Time'이 인상적인 트랙들.
특히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함께 브라질 보사노바의 아버지로 불리는 주앙 질베르토(Joao Gilberto)의 딸인 베벨 질베르토(Bebel Gilberto)와 듀엣으로 부른 'Comigo (With Me)'는 분명 빅터에겐 영광이었을 터. 그러나 베벨 질베르토는 오히려 "저는 'Comigo'를 듣자마자 빅터와 함께 녹음하고 싶었죠. 그와의 작업은 아주 편하고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재능이 많은 빅터의 앨범에 참여한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이 노래는 빅터 데이비스가 처음으로 시도한 듀엣 곡이다.
빅터 데이비스의
빅터 데이비스, 그가 내뿜는 배기량이 결코 만만치 않다.
[자료 제공: 알레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