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옥선의 첫 음반 최옥산 류 가야금 산조 [바람의 길]
끼로 뭉쳐진 개비속의 甲.
안옥선의 단아한 자태에서 품어내는 독특한 音色.
[바람의 길]은 안옥선의 가야금 산조와 살풀이를 연주한 음반이다. 안옥선 선생의 가야금 연주 실력은 이미 경지를 넘어선지 오래다. 특히 그가 연주하는 가야금 산조는 타고난 끼에다 깊은 멋과 흥과 한을 얹어 소리 하나하나를 쥐어짜서 토해내기 때문에 듣는 이를 삼매의 경지로 이끈다. 또한 살풀이는 구음 살풀이로 안숙선의 구음과 안옥선의 가야금, 김청만의 장구, 이태백의 아쟁, 원장현의 대금 반주가 잘 어우러져 환상적 조화를 이루었다.
안옥선 선생은 한국여성의 전형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작달만한 키에 오밀 조밀한 몸매와 바지런한 행동거지 등이 어릴 때 시골에서 본 누나 같기도 하고 억척스럽게 살림을 꾸리던 엄마 모습 같기도 하다. 예술가의 입장에서 보면 태어 날 때부터 끼가 뭉쳐져 나왔는지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특출한 잽이의 근성을 타고 났다. 음악욕심도 많고, 선생 욕심도 많고, 제자 욕심도 많다. 남에게 지는 꼴을 못 보는 성격에 자신의 연주 실력을 깔고 앉아 잽이로서의 자존심을 먹고 살아온 인물이다.
1. 가야금 산조 (49:01) (최옥산 류 가야금 산조) 가야금: 안옥선, 장구: 이태백
2. 살풀이 (6:13) 창: 안숙선, 가야금: 안옥선, 대금: 원장현, 아쟁: 이태백, 장구: 김청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