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운 사랑의 노래들신영옥의 러브 듀엣 (Love duets)
3년 만에 나오는 신영옥의 새 음반이자 최초의 듀엣 앨범! 멕시코 최고의 테너로 주목 받고 있는페르난도 델 라 모라와 함께하는 사랑의 메들리세계적 명성의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 런던 Abbey Road Studios 녹음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등 그녀가 들려주는 사랑의 테마!
사랑의 이중창
비극적인 사랑, 성과 죽음의 결합, 타나토스와 에로스. 그리고 신이던 사람이던, 귀족이던 촌부이던, 남자이던 여자이던 누구나 바보로 만들고 마는 사랑. 이런 것이 없는 오페라는 상상하기 힘들다. 오페라 속에서는 모든 것이 그 중에서도 특히 사랑(무엇보다 금지된 것)이 생생한 체험을 제공한다. 첫 번째 오페라로 간주되는 몬테베르디의 ‘음악 이야기’ 〈오르페오〉 이래로 오페라는 감성의 문제를 가장 큰 소리로 얘기할 수 있는 - 다른 말로 노래할 수 있는 - 무대였다.
굴레를 벗은 열정의 탈출은 분명 아리아에서 뜨거운 정점에 이를 수 있지만, 그것은 다음에 올 장면에 대해 생각하는 성찰의 순간이기도 했다. 즉 이런 열기 가득한 순간에 사랑의 위기를 강조하고, 규정하고,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가는 것은 다름 아닌 이중창이다. 푸치니의 〈라 보엠〉은 그 뜨거운 사랑의 이중창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오페라 하우스에서 그렇게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짜릿한 사랑의 표현은 이 비극을 더욱 처절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45분에 이르는 사랑의 이중창이 악보에서 잘려 나갔다면 2막이 존재할 수 있을까? 현대 오페라에서조차 - 마크 아다모의 〈작은아씨들〉, 〈라이시스트라타〉나 존 코릴리아노의 〈베르사유의 유령〉, 토비아스 피커의 〈미국의 미국〉이나 〈에멜린〉 등 많은 작품 - 감정의 정점으로서 이중창의 전통은 계속되고 있다. 모차르트는 때때로 자신의 이중창을 아이러니컬하게 만들었다. 즉 그가 쓴 가장 감미로운 사랑의 감정은 종종 못된 사람에게 돌아간다. 베르디는 이중창을 장대하게 또는 덧없게 만들었다. 푸치니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다루기도 했지만, 두 영혼이 하나가 되기를 꿈꾸는 이중창(사랑은 무엇인가에 대한 교과서와 같다)은 언제나 중요하다. 이 음반은 오페라 레퍼토리에서 가장 뛰어난 이중창들을 다루고 있다. 나아가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만화 영화에 나오는 작품들까지 포함한다.
이탈리아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체티(1797-1848)는 벨 칸토 오페라의 중심 작곡가였다. 벨 칸토는 말 그대로 번역하면 “좋은 가창”이라는 뜻이다. 당시는 성악의 황금기였고, 벨 칸토는 줄거리가 있는 오페라라기보다는 목소리가 역할을 하는 오페라였다. 무엇을 부르느냐보다는 누가 부르느냐가 더 중요했다. 그의 두 걸작인 희극 〈사랑의 묘약〉과 절망적인 〈람메르모르의 루치아〉 모두 아름다운 이중창를 가지고 있다. 전자의 두 연인은 - 아디나와 네모리노 - “미풍을 잠재워주오”라 불리는 1막의 보석 같은 노래에서 자신들을 유명한 오페라 커플인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비유하고 있다. 후자 역시 1막에 나오는 “아버지 무덤 옆에서... 산들바람을 타고”로 비할 데 없는 이중창의 모범을 보여준다. 이는 두 사람이 결합하리라는 암시보다는 뚜렷이 다른 음악을 부르는 두 등장 인물을 제시하는 것이다.
샤를 구노(1818-1893)는 위대한 독일 희곡(파우스트)과 영국 비극(로미오와 줄리엣)을 오페라에 소개한 것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곡가이다. 그의 “마리오네트의 장송 행진곡”이 미국 TV 프로그램인 〈알프레드 히치콕〉의 주제 음악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중창 “사랑! 당신을 용서해요... 사랑의 밤”은 로미오가 연인의 친척인 티볼트를 살해하고 줄리엣의 방에 왔을 때 부르는 노래로 셰익스피어의 불행한 두 애인을 보여준다. 이 아름다운 장면에서 그녀는 그의 죄를 용서하고 서로 사랑을 노래한다. 무엇보다 이는 두 사람의 혼례의 밤이며, 비록 마술과 같지만 곧 혹독한 낮과 현실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이 장면과 더불어 음반의 뒤에는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두 장면이 발췌되어 있다. 이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뉴욕의 뒷골목으로 옮겨온 것이다. 바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두 발췌부 중 하나인 “한 손, 한 마음”은 구노의 이중창과 비슷한 부분으로 두 연인이 서로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한다. 다른 하나인 “온리 유”와 “투나잇”은 이보다 앞에 나오는 노래로 두 사람의 첫 만남을 그리고 있다.
조르주 비제(1838-1875)는 〈카르멘〉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진주조개 잡이〉(보통 이하의 대본작가 때문에 희생되었다)도 뛰어난 오페라이다. 이 곡은 이국적인 실론을 무대로 전형적인 사랑의 삼각관계를 다루고 있다. 여주인공 레일라의 기도인 이중창(“레일라! 레일라! 전능한 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겠다고 다른 이에게 호소하는 내용이다. 물론 그녀의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비제와 같은 시기에 작곡된 동방에 관한 오페라가 레오 들리브(1836-1891)의 〈라크메〉이다. 이 오페라는 영국 통치하의 인도에서 일어난 사랑의 이야기이다. 라크메는 대제사장의 딸로 영국 장교인 제럴드를 사랑한다. 물론 그의 아버지는 이를 반대한다. 이중창 “라크메! 라크메! 당신이구료”는 못마땅해하는 아버지의 칼에 찔린 제럴드가 라크메에게 구출되는(결국 완쾌된다) 순간에 부르는 곡이다. 이 두 오페라는 공통적으로 이국적인 배경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그들도 금지된 사랑에 희생되었다.
이탈리아의 작곡가 베르디는 그의 가장 유명한 두 오페라인 〈리골레토〉와 〈라 트라비아타〉에서 사랑의 난관에 봉착한 인간의 상태를 조명하고 있다. 〈리골레토〉는 어릿광대와 그의 딸 질다 그리고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그녀를 사랑하는 부유한 공작에 얽힌 이야기이다. 이 간장을 녹이는 장면에서 공작은 질다가 한 가난한 남자를 좋아한다는 노래를 듣고는 변장하고(믿거나 말거나 가난한 남자로) 어둠 속에서 나타나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사회적인 여건이 사랑을 방해하는 또 다른 작품인 〈라 트라비아타〉는 비올레타라는 매춘부를 사랑하는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슬픈 이야기이다. 낙천적인 첫 장면에서 알프레도는 아름다운 것에 대해 건배를 제의한다(“축배의 노래”). 또 하나의 장면(“파리를 떠나”)에서 연인은 피폐해져 다시 만난다. 곧 죽음으로 몰아갈 폐병을 앓고 있는 그녀는 그들의 행복한 재결합에 대해 노래한다. 그러나 그녀는 곧 죽고 만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뮤지컬 〈지킬과 하이드〉는 브로드웨이에 선풍을 몰고 왔다. 방식이 다르긴 하지만(〈웨스트사이드 스토리〉보다도 훨씬 팝의 요소가 강하다), 다루는 화제는 완전히 오페라와 같다. 이중창 “당신이 나를 받아준다면”은 장애물과 한계에 저항하는 사랑에 대한 노래이다. 그것은 빼어나게 매력적인 여인과 한 과학자의 사이의 사랑으로 많은 사람이 미쳤다고 확신하는 이 남자는 스스로의 선한 부분과 악한 부분을 갈라놓는 약을 만들고 있다. 대부분의 뛰어난 사랑의 이중창과 같이 이 부분 역시 어두운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나온다. 즉 행복의 최고점으로 곧 흩어지고 말 화려한 순간이다.
음반을 마무리하는 것은 두 곡의 팝송으로 두 사람의 가수가 듀엣이 아닌 솔로로 노래한다. 1998년에 나온 만화가 삽입된 영화 〈카멜롯을 찾아서〉는 어린 소녀가 머리 둘 달린 용(돈 리클스와 에릭 아이들이 재미있게 연기했다)과 함께 마법의 검 엑스칼리버를 찾고 아서왕을 구원하기 위해 원정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팝의 여왕 셀린 디옹은 데이비드 포스터가 작곡(가사는 캐럴 베이어 세이거)한 희망에 넘치는 “기도”를 부른다. 영화의 사운드 트랙에서는 슈퍼스타 테너인 안드레아 보첼리가 함께한다.
무대나 영화로부터 독립된 마지막 노래는 멕시코의 네오 로맨틱 작곡가 코만체 아르만도 만차네로의 “불가능해”로 원제목은 “Somos Novios”이다. 그의 곡은 프랭크 시내트라, 토니 베닛,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보첼리 등이 즐겨 불렀다. 이 노래는 1970년 페리 코모가 처음 녹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