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에 소개된 김대례·김귀봉·강준섭은 무속가계의 사람으로 무가를 이어온 사람들이다.
진도의 무악(巫樂)은 무가의 주 선율이 육자백이목이 되고 천근소리목과 굿거리는 부선율로 되어있어 선율의 붙임새와 여러 가지 세련된 목 구성을 구사할 수 있으며, 때로는 매우 흥겨운 느낌을 준다.
반주악기로는 피리·대금·해금과 같은 선율 악기와 장구·징과 같은 타악기의 삼현육각(三絃六角) 형태로 편성되어 시나위를 연주하는데, 저음과 고음의 절묘한 용트림은 결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하늘과 땅이 어울려져 휘날리는 춤의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흙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나는 텁텁한 영혼의 소리인 김대례, 인간의 심근을 울리는 북소리의 강준섭, 피리를 한 손으로 터치하는 독특한 기법의 김귀봉. 북과 징을 반주로 김대례의 소리와 김귀봉의 소리는 마치 두 마리의 용이 서로 얽히어 여의주를 다투듯이, 한 쌍의 나비가 꽃을 감돌듯이 시나위의 형식과 같이 들고 나가고 어울려 돌아 치는 대무 형식으로 뛰어난 하모니를 구성하고 있다.
여기에 수록되어 있는 곡들은 각 거리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악(樂)을 뽑아 녹음한 것으로 청신거리의 초가망석. 해원거리의 넋풀이, 오신거리의 제석굿로 해서 마지막에는 한(恨)의 정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살풀이로 매듭을 지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