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밴드와 함께 보컬리스트로 돌아온 해리 코닉 주니어의 2007년 새 앨범
같은 날 서로 다른 레이블에서 발매하는 해리 코닉 주니어의 새 앨범은 모두 자신의 고향이면서 재즈의 고향이기도 한 뉴올리언스에 바치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살리스 뮤직에서 발표되는 앨범이 연주 앨범이라면 콜롬비아 레코드에서 발매되는 [Oh, My Nola]는 그의 빅밴드와 함께 한 보컬 앨범. 한동안 만날 수 없었던 그의 음성이기에 더욱 반갑다. 듀엣 곡 'All The People' 등 창작곡 4곡을 포함해 총 16곡으로 채워진 음반은 스윙감 가득한 재즈, 블루스, 펑크 등이 공존하는 최고의 음악 선물이 될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신보 [Oh, My Nola]는 뉴올리언스를 향한 해리 코닉 주니어의 무한한 애정이 담겨있는 음반이다. 열 여섯 곡의 수록곡 중 4곡의 신곡을 제외하고는 모든 노래들을 뉴올리언스에서 만들어졌거나 인기를 얻었던 고전들로 채웠다. 가장 주목해야될 곡은 지난해 여름 첫 싱글로 발매된 신곡 ‘All The People’. 가스펠 싱어 킴 버렐(Kim Burrell)과 듀엣으로 부른 이 곡은 카트리나 피해 직후 직접 찾아간 뉴올리언스의 안타까운 상황을 노래로 옮겼다. 빅 밴드 연주와 해리 코닉 주니어와 킴 버렐의 갈구하는 듯한 보컬에 실려 진한 감동을 준다. 앨범 타이틀을 딴 곡 ‘Oh, My Nola’, 마지막 트랙 ‘Do Dat Thing’ 등 다른 새 노래도 뉴올리언스의 빠른 재건에 대한 소망을 역동적인 빅밴드의 관악 선율에 실어 힘차게 내보내고 있다. 신곡 못지 않게 리메이크된 기성곡들 역시 신선하다. 대부분 일반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뉴올리언스 히트곡들이기 때문이다. 먼저 두 곡의 전통적인 딕시랜드 재즈 넘버가 귀를 사로잡는다. 하나는 ‘Bill Bailey, Won't You Please Come Home’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Won't You Come Home Bill Bailey’이고, 다른 한 곡은 1931년 세상을 떠난 뉴올리언스 재즈 뮤지션 버디 볼든(Buddy Bolden)에 의해 널리 알려진 ‘Careless Love’이다. 뉴올리언스 딕시랜드 재즈만큼 신보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장르가 바로 리듬앤블루스이다. 우리에게는 낯선 뉴올리언스의 기라성같은 아티스트들의 노래들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부활하고 있다. 196,70년대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줬던 앨런 투산(Allen Toussaint)과 리 도시(Lee Dorsey) 콤비의 노래들로 유명한 ‘Yes We Can Can'과 ‘Working In The Coal Mine’, 1976년 세상을 떠난 크리스 켄너(Chris Kenner)의 ‘Something You Got’, 1966년 세상을 떠난 스마일리 루이스(Smiley Lewis)의 노래로 잘 알려진 ‘Someday’ 등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또한 195,60년대 주로 활동했던 피아노 블루스 뮤지션 제임스 부커(James Booker)의 ‘Let Them Talk), 뉴올리언스 출신의 전설적인 여성 가스펠 가수 마할리아 잭슨(Mahalia Jackson)의 노래로 잘 알려진 흑인 영가 ‘Elijah Rock’, ‘컨트리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행크 윌리엄스(Hank Williams)가 1952년에 발표했던 ‘Jambalaya (On The Bayou)’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뉴올리언스에서 유행했던 음악 스타일을 모두 챙기려는 해리 코닉 주니어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