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와 관조의 긴 울림, 원맨 앙상블로 만들어 낸 최초의 창작 아쟁 음반
서울시국악관현악단에서 아쟁을 연주하고 있는 김상훈이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아쟁 음반을 출시했다.
아직도 ‘국악’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퓨전의 색을 덧입히지 않은 순수 아쟁 음반은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혼자만의 연주로 아쟁 5중주를 해 내며 이 음반을 완성한 김상훈은, 진중한 깊이와 친숙한 선율을 통해 국악을 낯설어하는 이들에게 오히려 가깝게 다가간다.
이번 음반에는 오랜시간 아쟁과 함께 살아 온 아쟁연주가로서 그의 모습이 온전하게 담겨 있다. 시인 이문재의 ‘번짐’이라는 시에서 받은 느낌을 아쟁의 진한 수묵같은 필체로 표현한 ‘여백 2-번짐’, 다섯 아쟁의 앙상블을 통해 색다른 아쟁의 색채를 선보이는 ‘현성신화’, 독주악기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대아쟁의 저음 음색을 통해 다른 세계로의 경험을 선사하는 ‘명상’, 그리고 사랑하는 딸 하린이를 위해 연주한 ‘Play For Harin’ 등 담담하면서도 진중한 연주를 통해 듣는 이들에게 긴 울림을 남기는 수록곡들로 채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