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보색, 극과 극.
흔히 듀엣 혹은 듀오라고 불리우는 팀의 기본 보컬포지션은 높음과 낮음, 퍼짐과 모아짐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배치는 각자 부족한 다른 음역대와 색깔을 서로가 보완해줌으로써, 음악적으로 얻어지는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함인데, 현재 많은 팀들이 이러한 양질적 구조를 가지고 이 곳, 저 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새삼 확인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지금 다시 시작하는 이들 NESTYLE의 보컬배치 역시 그러한 구조안에서 크게 변동된 사항은 없다. 다만, 그러한 기본적 틀에 최대한 충실하려 노력한 끝에, 그 어떤 팀보다도 팀 구성원 서로가 극명히 대비되는 스타일을 지니게 된 바, 반대보다는 정반대. 주황색과 연두색보다는 적색과 녹색. "NESTYLE"이란 이름으로 이 무대에 복귀하는 자건과 신건이 바로 그들이다.
분명한 음악적 입장...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라이브 퍼포먼스와 음악을 담을 수 있는 매개물을 통해 제작되는 앨범 형식의 작품은 서로 그 개념 자체가 다르다. 전달방식부터 다르며 전달받는 느낌 또한 다르다. 살아 숨쉬는 라이브현장에서 앨범의 정제된 느낌을 찾고자 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며, 정제된 앨범에서 현장의 생기를 느끼고자 하는 마음역시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동이다.
그 둘은 각자가 별개의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라이브(크고 확산적인)의 가치는 퍼포먼스로 인한 감동에 있고, 앨범(작고 세밀한)의 가치는 두 고막의 만족도에 있다. 뮤지션이라 함은, 이렇게 음악이 표현되어지는 모든 예술적 방식들에 대해 누구보다 숙달이 되어 있어야 할 것은 물론, 그 방식들에 대해 선구자적 개념을 가지고 개척을 해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이들은 라이브에서 앨범과 똑같은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오직 기본적으로 갖춘 고유의 음색만을 고수한 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카멜레온처럼 변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그 퍼포먼스 분위기에 가장 적합한 스타일을 뽑아내려 한다.
앨범 작업에서 있어서는, 절대 라이브에서 하듯 feel가는대로 하는 법이 없다. 치밀한 준비끝에 나온 최적화된 목소리로 적당한 곳에 적절히 소리들을 배치하여 귀를 만족시키기 위한 가장 조화로운 작업물을 가공해 낸다. 이것은 음악을 전달하는 매체에 대해 NESTYLE안에서 정립된 확고한 개념이며, 이 개념을 토대로 진행되는 NESTYLE의 음악적 행위들은 보다 양질의 결과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PUNCH FLOW...
Flow의 앞에 punch가 붙었다. 이건 좀 더 강렬한 표출을 희망하는 의지의 표시이다.
현역군생활은 이들에게 좀 더 많은 경험과 생각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장 중요시 되는 '마음'을 주지 못했다. 마음은 음악의 거울이다. 이들은 마음속으로 생각한 음악을 하지 않는다. 그저 마음대로 음악을 할 뿐이다.
강렬한 표출에의 의지는 이들의 음악 전반에 걸쳐 아주 티가 나게 표현되어있다. 그것은 비단 가사의 내용, 보컬의 운용뿐 아니라 이번 싱글앨범을 이루는 요소 하나하나가 맞물려 이루어낸 신념적 분위기이다. 이들의 음악은 마음의 겉면이 그대로 복사된 음악이다. 치기어린 한풀이이자, 받은만큼 돌려주는 단순한 법칙의 음악이다. 복잡하지 않은 주제로 일관되게 풀어낸 트랙들은 음악이 지닌 가장 원초적 기능(듣고 느낄 뿐인)앞에 그 당위성을 찾는다.
최소한 이들은 자신들이 음악으로써 사람들에게 무얼 전달하고자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한 치의 오차없이 소리로써 남길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쉬워보이지만 매우 어려운 일로, 자신이 당최 무슨 음악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음악을 해야 하는지조차 개념도 잡히지 않은 채 그저 랩핑이 전부인 양 성급하게 질러버린, 혹은 언플러그드적 숙성이 아직 덜 된 단순편곡의 음악이나 실험적 음악들로 인해 앨범의 내용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그런 것과는 그 궤를 달리하고 있다.
NESTYLE? ANYSTYLE..
추구하는 음악적 스타일을 묻는다면 그들의 팀명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NESTYLE이지만, 이런 질문 앞에선 ANYSTYLE이 되기도 한다. 즉, 어떤 스타일도 다 시도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어떤 스타일도 다 소화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 말이다. 음악적 주관을 문제 삼는다면, 그건 더 논할 얘깃거리가 되지 않는다. 뮤지션의 주관이란, 일관되고 획일화된 결과물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음악을 대하는 근본적 자세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앞서 말했 듯, 마음대로 음악하는 그 행동 자체가 NESTYLE의 음악적 스타일이며, 미리 한계를 두지않는 그들만의 색깔이다.
ROCK STEADY에서 건투까지..
01.ROCK STEADY.. (터지기 직전의 화산)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디제이 DJ WRECKX와 감각적 디제이 팀인 FINGA FLOWZ의 공동 프로듀싱 트랙. 다른 사람도 아닌 DJ WRECKX다. 곡의 완성도에 대해 일단 논외로 치는 것부터 그 사람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에 긴 설명은 않겠다.
02.NE박자.. (그루브의 완벽한 정석)
베일에 가려진 실력있는 프로듀서 "steadIIssuez"의 펑키한 비트. 그 위에 네박자로 달려가는 NESTYLE의 랩은 정교하게 심장박동수와 맞아 떨어져 듣는 이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03.PUNCH FLOW.. (찰떡 포지션의 완성)
NESTYLE의 잘 조합된 목소리로 풀어내는 최적의 화음. 두 엠씨의 보컬이 곡 전반을 지배한 채 이끌어내는 파워는 그 어떤 곡보다도 강력하고 빠른 전염성을 지니고 있다.
04.Back on the ground.. (웅장, 화려함의 극치)
다시 돌아온 이들의 한풀이에 동조한 인원 수는 이 곡에서만 네 명. Paloalto가 깔아준 웅장한 비트에 the Z의 감각적 스크래칭, Bessu의 꾀꼬리 같은 화음, GLV의 형들에 대한 무한 Respect 랩퍼레이드. 모든 소리적 구성이 적절히 이루어져 빈틈없이 채워진 아 곡은 듣는 이들의 고막을 밀도높게 메워줄 것이다.
05.PUNCH FLOW PT.2 .. (무대를 폭파할 테러리스트들)
타이틀곡 선정에 많은 혼란을 가져오게 만든 문제의 곡. 자타공인 최고의 프로듀서 saatan이 구성한 소리들에 어우러지는 VASCO, Lil Joe, 자건, 신건의 센서블한 랩핑은 정말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06.PUNCH FLOW steadIIssuez REMIX.. (원곡의 세련된 해석)
PUNCH FLOW의 리믹스 버젼. 베일에 가려진 프로듀서 "steadIIssuez"의 두 번째 작품으로,
그의 탁월하고 감각적인 곡해석능력과 편곡실력을 두 귀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곡.
07.건투 2006 RE-RECORDING (BONUS TRACK).. (원곡의 야생화)
NESTYLE이 되기 이전, 자건의 EP에 실렸던 '건투'를 가사 그대로 재녹음, 재믹싱한 버전으로 원곡보다 강렬하고 거친 느낌을 준다. 같은 곡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 버린 두 엠씨의 한 맺힌 목소리는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폭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