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음악은 오랜만에 여류 작곡가 레이첼 포트만(Rachel Portman)이 맡았는데, 그녀는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영화 <엠마(Emma)>로 '97년 아카데미 코미디, 뮤지컬 부문 음악상을 수상한 경력의 노련한 작곡가이다. 그런 그녀가 들려주는 Cala & Danny's theme는 영화 <베니와 준>, <조이 럭 클럽>, <온리 유(Only You)>, 과 마찬가지로 가족과 사랑, 그리고 이해로 거듭나는 드라마에 꼭맞는 감각으로 풀어놓은 아름다운 사랑의 테마. 하지만 이 사운드트랙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뭐니 해도 이 영화의 첫 싱글로 내정된 새비지 가든(Savage Garden)의 The animal song과 여장부 크리시 하인드(Chrissie Hynde)가 이끄는 그룹 프리텐더스(The Pretenders)의 신곡인 Loving you is all I know, 그리고 여성 로커인 조안 오스본(Joan Osborne)이 절묘하게 토해내는 애타 제임스(Atta James)의 그 유명한 재즈 넘버 At last처럼 지금까지 단 한번도 발표된 적 없는 신곡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I want you란 싱글을 가지고 전세계 팝 신으로 눈부시게 도약한 호주 밴드 새비지 가든은 리드 싱어인 대렌 헤이즈(Darren Hayes)와 키보드와 기타를 담당하는 다니엘 존스(Daniel Jones)로 구성돼 복고적인 사운드를 구사하는 듀오. 이제 영화 주제곡까지 소화해내고 있으니 그들의 더욱 탄탄한 앞길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그리고 크리시 하인드의 매력적인 보컬이 가슴속에 아련하게 꽂히는 Loving you is all I know는 그래미와 아카데미를 섭렵하는 '90년대 최고의 작곡가인 다이앤 워렌이 곡을 쓴 애달픈 발라드. 영화 에 Goodbye와 The homecoming을 삽입한 지 2년만에 발걸음을 옮긴 즐거운 사운드트랙 나들이가 아닐까 싶다.
그 밖에 최근 영화 <미드나잇 가든>과 <이집트 왕자>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했던 컨트리 여가수인 앨리슨 크라우스(Alison Krauss)가 '95년에 내놓은 앨범 NOW THAT I'VE FOUND YOU>에 삽입된 When you say nothing at all, 영화 <졸업(The Graduate)>의 그 유명한 주제곡인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Mrs. Robinson을 리메이크하고 있는 록 밴드 레몬헤즈(Lemonheads),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텍사스 출신의 3인조 밴드로 작년 로 토니상 후보에도 올랐던 아이디나 멘젤(Idina Menzel)의 Follow if you lead는 물론이고,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돈 헨리(Don Henry)의 목소리로, <파리가 당신을 부를 때(Forget Paris)>에선 데이빗 샌본의 연주로, 그리고 <미드나잇 가든>의 사운드트랙에선 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딸인 앨리슨 이스트우드(Alison Estwood)가 매혹적으로 토해냈던 그 유명한 재즈의 고전 Come rain or come shine이 여배우 줄리엣 루이스의 노래 솜씨로 담겨있는 것도 이 사운드트랙에서만 접할 수 있는 뿌듯한 감동. 그렇듯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화제의신곡 때문에 가슴 설레고 맛깔스러운 리메이크곡들로 기분이 유쾌해지는 사랑의 노래 바구니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사랑하고 싶은' 사운드트랙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