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메이저 데뷔 싱글 'Gasolina'로 전 세계 클럽씬을 강타한 주인공 'Daddy Yankee'의 최정상급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대망의 신보
"Gasolina", "Rompe", "Lo Que Pasa Paso" 등을 수록한 메이저 데뷔 앨범 [Barrio Fino] 로 전세계 클럽씬을 강타하며, 2006년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 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레게톤의 대표주자 대디 양키!
3년 만에 발매되는 이번 신보는 레게톤의 강한 파괴력을 어필하는데 주력했던 전작과는 달리 윌 아이엠,에이콘, 스캇 스토치, 니콜 세르징거 등 각 장르의 최정상 뮤지션들을 대거 투입하며 힙합, 레게, 댄스홀을 아우르는 다양성의 추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블랙 아이드 피스의 여성 보컬인 퍼기가 참여한 리믹스 버전으로, 라틴 싱글 챠트 2위에 오른 화제의 첫 싱글 ‘Impacto’, 에이콘 특유의 개성있는 보컬과 호흡이 어우러지며 절묘한 그루브 감각을 보여주는 ‘Bring It On’, 푸시캣 돌스의 니콜 세르징거가 함께한 ‘Papi Lover’, 기존의 레게톤에 윌 아이 앰 특유의 흥겨운 사운드를 접목시킨 ‘Plane To PR’ 등 최정상급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총 21곡의 힙합,댄스,레게톤 넘버 수록!
레게톤의 현재진행형 '대디 양키'의 새 앨범!
황순욱(대한민국 대표 흑인음악 미디어 리드머/rhythmer.net)
레게톤(Reggaeton) 음악이 생소한 이에게 장르의 팬으로 만들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바로 대디 양키(Daddy Yankee)가 그 주인공일 것이다. 그가 레게톤 영역의 유일한 뮤지션은 아닐지 몰라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2004년의 "Gasolina" 열풍은 도대체 식을 줄을 몰랐고 미국을 넘어 유럽과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도 낯설 것만 같았던 현란한 음악은 구석구석의 댄스플로어를 화끈하게 데웠다. 그럼 대디 양키는 누구이며 그의 음악 레게톤은 대체 무엇인가?
팝 음악의 대부분이 영미권 위주로 흘러온 것은 사실이지만 월드뮤직이란 이름으로 속한 세계 곳곳의 음악들은 때때로 강한 잠재력을 엿보이기도 했다. 또한, 장르교배가 활발해 진 이후에는 참신한 소스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데 그 중 지리적으로 미국과 가까운 라틴아메리카의 음악은 비교적 잘 알려진 편이다. 이 라틴음악은 세부적으로 상당히 많은 하위장르를 가지고 있는데 각 분야는 뚜렷한 누군가의 업적을 통해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밥 말리(Bob Marley)를 통해 자메이카의 레게(Reggae)를 떠올리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이 쿠바의 큐반 재즈(Cuban Jazz)의 저력을 알게 했으며, 아스토르 피아졸라 (Astor Piazzolla)가 아르헨티나의 탱고(Tango)에 관심을 두게 하듯이 말이다.
라틴권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장르인 레게톤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될 뻔했던 푸에르토리코나 파나마에서 90년대 후반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두 나라 간의 원조(?)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댄스음악의 성격이 강한 이 레게톤 음악은 힙합의 유사장르이기도 하며 레게를 비롯한 각종 라틴 음악에서 영향을 받으며 댄스홀과 스패니쉬 랩, 전자 음악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졌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급격히 인기를 끌고 있던 레게톤은 2004년 결국 북미시장을 강타했는데 그 핵심적인 인물이 바로 대디 양키이다.
당연하게도 푸에르토리코 태생의 대디 양키는 라몬 아얄라(Ramon Ayala)라는 이름으로 1977년 항구도시 산 후앙에서 태어났다. 90년대 초 레게톤 장르를 개척하고 있던 DJ 플레이어로(DJ Playero)와 인연을 맺으며 커리어를 시작했고, 17세 때에는 친구들과 빌라 케네디(Villa Kennedy)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음악을 하는 등 여느 뮤지션들과 비슷한 과거를 지내왔다. 94년에는 큰 성과는 없었지만 솔로앨범 [No Mercy]를 내놓았고, 닉키 잼(Nicky Jam)과 프로듀싱팀 루니 툰즈(Luny Tunes)를 비롯한 레게톤 뮤지션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2000년대를 맞이했다. 그 후 2002년, 앨범 [El Cangri.com]을 통해 빌보드 라틴 챠트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듬해 [Los Homerun-es]는 빌보드 앨범 챠트와 트로피칼 챠트, 라틴 챠트 등 대디 양키의 존재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04년 메이저 데뷔 앨범이라 할 수 있는 ‘Barrio Fino’는 지역씬에서 고군분투하던 대디 양키를 단숨에 정상급 스타로 만들었다. 도미니칸 프로듀서들 루니 툰즈와 양키와 동향의 에디 디(Eddie Dee)가 공동으로 작곡했던 수록곡 "Gasolina"가 가장 큰 동력이었지만 "Rompe", "Lo Que Pasa Paso" 등의 싱글도 잇따른 챠트 진입에 성공하며 앨범은 비주류 음악으로는 드물게 더블 플래티넘을 따냈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런 인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는 점이다. [Barrio Fino]와 라이브 음원과 영상 DVD를 수록하여 발매한 2005년의 [Barrio Fino: En Directo]는 앨범이 나온 지 3년이 지나서도 라틴 앨범챠트 1위에 오르는 흔치않은 롱런을 기록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관심은 2006년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의 리스트 중 한자리를 그에게 할애하는 영광을 제공하기도 했다(기념 모임에서 같이 선정된 국내가수 비와 인사를 나누며 후에 공동으로 음악 작업을 약속했다는 기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단 한 장의 음반이 만들어 준 부와 명예는 그에게 음악 외적으로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스페인어로 제작되긴 했지만 에미넴(Eminem)의 '8 마일'과 50센트(50 Cent)의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잉'처럼 자서전적인 영화 '탈렌토 데 바리오(Talento de barrio)'의 주연배우로서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영국의 스포츠브랜드 리복에 자신의 이름이 걸린 제품계약을 하고 브랜드 DY를 런칭했으며, 'Daddy Yankee On Fuego'라는 ABC 방송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의 호스트까지 맡게 되었다. 게다가 레이블 El Cartel Records의 소유주 중 한 명이 되는 등 끊임없이 그의 이름이 이곳저곳에서 등장했다.
대디 양키의 팬 입장에서 그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하지만, 뮤지션으로서의 활동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최근 몇 년간은 인내가 필요한 시기였다. 결국, 그도 자신의 본분을 게을리 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마침내 새 앨범 소식을 알려왔다. 신호탄으로 지난 4월 12일 싱글 ‘Impacto’를 공개했는데, 그의 말대로 변화가 필요한 레게톤 씬에 대한 해답이자 힙합 음악에 대한 오랜 관심을 투영한 것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곡은 닥터 드레(Dr.Dre) 사단에서 독립해서 마침내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가 된 스캇 스토치(Scott Storch)가 작업했으며, 오피셜 리믹스에는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의 여성 보컬이자 솔로앨범마저 성공한 퍼기(Fergie)가 참여하여 라틴 싱글 챠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이 싱글은 8월 개봉 예정인 영화 'Bratz'의 사운드트랙과 2008년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표될 프로레슬링 게임 'TNA Impact!'에도 계약을 하며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어서 6월 5일(미국 기준) 공개된 본 앨범 [El Cartel: The Big Boss]에는 그의 명성만큼이나 실속 있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프로듀서로 배정된 이들의 이름으로는 앞서 언급한 스캇 스토치를 비롯하여 잉양 트윈스(Ying Yang Twins)의 곡들로 잘 알려진 미스터 콜리파크(Mr. Collipark), 현란한 리듬파트로 독보적인 인지도를 가진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 최근 핏불(Pitbull)을 비롯한 남부앨범에서 두각을 보이며 상승 중인 디아즈 브라더스(Diaz Brothers)가 포함되었다. 뿐만 아니라 오랜 레게톤 동료 루니 툰즈도 자리를 메웠으며, 최근 챠트를 점령하고 있는 프로듀서 겸 싱어 에이콘(Akon)과 최전성기에 오른 프로듀서 겸 래퍼 윌 아이 앰(will.i.am)이 목소리와 비트에 힘을 실었다. 그밖에 게스트로는 푸시캣 돌스(Pussycat Dolls)의 니콜 세르징거(Nicole Scherzinger)와 레게톤 뮤지션 헥터 엘 파더(Hector El Father) 등이 가세하며 앨범의 조건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대디 양키는 한 인터뷰에서 레게톤은 변화가 필요하며 자신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런 발언은 본 앨범의 방향을 예견하는 주요한 맥락이 되고 있는데 앨범을 듣다 보면 그 말이 어떠한 의미인지 파악할 수 있다. 레게톤의 강한 파괴력을 어필하는데 주력했던 전작과는 달리 [El Cartel: The Big Boss]는 더욱 다양한 성향이 투영된 것을 느낄 수 있는데 "Me Quedaria" 트랙은 멕시칸의 향취가 강한 델리퀀츠 해빗(Deliquents Habits)의 힙합 음악을 연상시키는가 하면, 에이콘 특유의 구성진 보컬과의 호흡을 보여주는 "Bring It On"은 레게톤 래퍼로 못 박았던 대중에게 무조건 달리는 것이 아닌 절묘한 그루브감각을 보여주기도 한다. 윌 아이 앰이 관여한 "Who's Your Daddy?"와 "Plane to PR"은 기존의 레게톤에 윌 고유의 사운드를 접목시켜 대중을 사로잡을 만한 것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Papi Lover"에는 최근 테러스쿼드(Terror Squad)의 "Lean Back" 등의 싱글에서 영향을 받은 아라비안 플룻의 멜로디가 짧지만 설득력 있게 펼쳐진다. 이렇듯 많은 수의 트랙이 전작과는 다르게 또는 변화 있게 담겨있으며 그 차이는 보다 대중 깊숙이 침투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영리하게도 기존의 레게톤 트랙을 앨범의 전반에 배치하고 있는데 "Gasolina"를 연상시키는 "En Sus Marcas Listos Fuera"나 "Ella Me Levanto" 같은 트랙들은 기존의 팬들에게 반가운 만남을 제공할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적인 견해와 새로운 변화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본 앨범을 듣는 것은 다소 부정적인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다분하다. 하지만, 음악을 즐긴다는 본질에서 만들어져 무척이나 호소력이 있게 펼쳐지는 내용물들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흥겨움을 연출한다. 물론 결정은 청자 개인의 권한이다. 하지만, 라틴의 한 곳에서 열정적으로 뛰쳐나온 음악의 가장 보편적인 뮤지션과 동시대에 진행되는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게를 실어 본다면 박수를 쳐주고 싶은 것 또한 사실이다. 대디 양키를 응원하는 마음은 어떤 자리에서 들어도 즐거운 이 음악을 200% 이상 받아들이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 어서 볼륨을 한껏 키워 이 음반의 매력에 취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