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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기를 마감하고 전환점을 맞이한 'No Doubt'! 그들의 지난 여정을 요약하는 싱글 모음집 [Singles 1992-2003]
2000년대 패션/ 엔터테인먼트계의 화두, Gwen Stefani가 이끄는 스카 밴드 노다웃 최초의 베스트 앨범. 1995년 [Tragic Kingdom]부터 2002년 [Rock Steady] 까지 아우르는 베스트 앨범. 그들의 최고 히트곡 'Don't Speak'를 비롯, 'Sunday Morning', 'Ex-Girlfriend', 'Hey Baby', 'Underneath It All' 등의 히트곡들과 Talk Talk의 1984년 히트곡 리메이크 새 싱글 'It's My Life' 등 미발표곡 2곡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지난 앨범 [Rock Steady] (2001) 이후 노 다우트 멤버들은 한동안 개인적인 일에 매달려왔다. 팀의 간판이자 싱어인 '금발미녀'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는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고 있다. 우선 그녀는 2004년 봄 진출을 목표로 올 초부터 자신의 의류 브랜드 [LAMB]을 준비 중이다. 또 명감독 마틴 스코시즈가 연출하는 영화 [비행가 (The Aviator)]에 전설적인 금발 여배우 진 할로 역으로 캐스팅되어 주연급 연기자로서 신고식을 치를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스테파니는 내년 봄쯤 출시 예정인 그녀의 첫 솔로 앨범 녹음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웬 스테파니의 독주에 시샘을 낼 만도 하지만 팀의 리더 격인 베이시스트 토니 커널(Tony Kanal)은 자신의 홈 스튜디오에서 그웬의 녹음작업을 돕고 있고, 친구인 앨런 아티아스(Elan Atias)의 앨범을 위해서도 곡을 쓰고 있다. 기타리스트 톰 듀먼트(Tom Dumont)는 서핑을 즐기며, 역시 개인 스튜디오에서 독자적으로 일하고 있다. 드러머 에이드리언 영(Adrian Young)은 캘리포니아 밴드 오슬로(OSLO)와 함께 연주하면서 꾸준히 명사 프로 골프 대회에 참가해 왔다.
이 같은 모습에서 뭔가 이들이 점차 변해가고 있다는 걸 읽을 수 있다. 데뷔한 지 16년이 된 노 다우트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요한 시점에 그들이 밴드로서 다시 뭉쳐 지난 놀라웠던 여정을 요약하는 싱글 모음집을 내놓고 있다.
베이스 주자 토니 커널은 이와 관련 최근 '이 콜렉션을 출시하는 시기는 적절하다고 본다. 한 시대를 마감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 앨범을 '그레이티스트 히츠'라고 부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너무 마지막을 고하는 말처럼 들리지 않는가? 밴드로서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해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Singles 1992-2003]라는 타이틀의 이 레코드에는 첫 앨범을 발표한 1992년부터 현재까지 밴드를 대표하는 16곡의 싱글이 실려있다. 이들의 이름을 알린 'Just A Girl'을 비롯해 'Don't Speak', 'Ex-Girlfriend', 'Underneath It All', 'Hella Good' 등의 수작들이 담겨있다. 로맨틱 팝/ 록 넘버 'Simple Kind Of Life'나 사랑스러운 발라드 'Running' 같은 트랙을 통해서는 발랄한 스카 펑크에서 느낄 수 없던 그들의 팝적 감수성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90년대 대중들에게 스카 펑크(ska punk)의 존재를 알린 시절([Tragic Kingdom])에서 전자음을 대폭 강화하며 뉴 웨이브(new wave)로 옮겨가는([Rock Steady]) 노 다우트의 일련의 음악 여정을 짚어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싱글 콜렉션의 가장 큰 미덕이다.
[Singles 1992-2003]에 유일한 신곡으로 수록한 'It's My Life'는 낭만적인 뉴 웨이브 넘버다. 일렉트로니카 프로듀서 넬리 후퍼(Nellee Hooper)와 함께 작업한 'It's My Life'는 80년대 뉴 웨이브 그룹 토크 토크(Talk Talk)가 1984년도에 발표한 신스 팝 명곡을 커버한 트랙이다. 신시사이저에 의해 주도되면서도 예의 록 악기들을 깔끔하게 잘 살리고 있는 멋진 곡이다.
'It's My Life'를 통해 이들은 스카 펑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상 노 다우트 사운드의 밑바탕에는 뉴 웨이브가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다는 걸 시사하고 있다. 그들이 뉴 웨이브에 대한 큰 애정을 갖고 있다는 건 벌써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스핀]지는 지난 1996년 11월 노 다우트를 표지인물로 다루면서 밴드를 일컬어 '미국의 마지막 뉴 웨이브 그룹'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 다우트는 '흑인과 백인은 하나의 피부색, 두 가지 다른 톤'라는 기치로 레게와 스카를 연주했던 1970년대 후반 영국의 '투 톤 무브먼트'에 직접적으로 영향 받아 탄생했다. 투 톤 그룹 매드니스(Madness)를 좋아했던 그웬 스테파니는 1986년 12월 오빠이자 키보드 주자였던 에릭, 그리고 싱어 존 스펜스와 함께 오렌지 카운티에서 투 톤 스카 밴드 노 다우트를 결성했다. 이들은 이듬해 3월 캘리포니아 롱 비치에서 첫 공식 공연을 했고, 당시 공연을 관람했던 고등학생 토니 커널이 밴드에 가입하고 싶다고 찾아와 그를 받아들였다.
신인 밴드로서 의욕적으로 활동을 해나가던 1987년 12월, 리드 보컬이었던 존 스펜스가 애너하임 공원에서 자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남은 멤버들은 팀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1988년 봄 메탈 기타리스트 톰 듀먼트와 1989년 여름 드러머 에이드리언 영을 받아들여 5인조의 라인업으로 새롭게 밴드생활을 시작했다. 그때 그들은 레드 핫 칠리 페퍼스 공연의 오프닝을 서기도 했다.
그 뒤 노 다우트는 1992년 밴드의 이름을 내건 첫 앨범을 발표했고 1995년 비정규 앨범 [The Beacon Street Collection]을 거친 뒤 1996년 스카, 뉴 웨이브, 팝, 펑크, 록이 합쳐진 대망의 [Tragic Kingdom]을 내놓았다. 당시 얼터너티브와 그런지 록이 지배하던 미국 록 음악계에 그와는 동떨어져 보였던 밴드의 스카 펑크 음악이 순식간에 트렌드로 부상했다. 그웬 스테파니의 섹시한 용모도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과 커버를 장식했다. [Tragic Kingdom]의 첫 싱글이었던 스카 펑크 넘버 'Just A Girl'과 역시 경쾌한 스카 곡 'Spiderweb', 그리고 토니와 그웬의 이별에 관한 슬픈 발라드 'Don't Speak'가 1996-97년을 휘몰아쳤다.
그들은 4년 뒤 [Return Of Saturn](2000)으로 돌아왔지만 실패를 맛봤고, 2002년에 스카 외에 80년대 초반 댄스홀과 뉴 웨이브 팝을 구현한 [Rock Steady]를 공개했다. 노 다우트는 80년대 사운드에 보다 가깝게 만들기 위해 미국의 대표적인 뉴 웨이브 팝/ 록 그룹 카스(Cars)의 리더 릭 오케이섹(Ric Ocasek)과 함께 스튜디오 작업을 했다. 또 일렉트로니카 전문가 윌리엄 오빗과 넬리 후퍼까지 초빙해 전자음을 강화했다.
슈퍼볼 축하공연, 그래미 시상식과 명예의 전당 수여식 참석 등 2003년 상반기를 여러 대외적 활동으로 보냈던 노 다우트는 9월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와 넬리 후퍼와 함께 'It's My Life'를 녹음했고 이제 막 [Singles 1992-2003]를 내놓았다. 밴드의 지난 음악 여정을 요약하는 이 레코드는 노 다우트를 잘 모르는 초심자는 물론 열혈 팬들까지도 전체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죽 들어보고 음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음반이다. 단순한 베스트 앨범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반추하고 앞날을 기약하는 작품이다. 토니의 말처럼 변화의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들은 아직 할 일이 많다.
[Singles 1992-2003] 발매와 함께 노 다우트는 이 앨범을 포함, B-사이드 싱글과 희귀 트랙 모음집인 [Everything In Time], [The Videos 1992-2003 DVD], [Live In The Tragic Kingdom DVD] 등을 담은 박스세트 [Boom Boox]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지난 해 투어 기간 동안 롱 비치에서 펼쳤던 두 번의 공연을 담은 [Rock Steady Live DVD]를 역시 같은 때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