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풀이에서의 춤이란 단지 몸놀림의 능수능란함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간적 배경까지도 반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연주하고 노래하는 개개인의 개성이 이 속에서 어우러진다. 이들의 호소와 절규가 살풀이의 리듬 속에서 메아리친다. 이것은 살풀이에 대한 애정의 완전한 표출이다. 이열정의 에너지는 때로는 무의식속에서 지나칠 정도로 분출하기도 한다. 비트(Beat) 감각은 개인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이 차이는 바로 한국의 음악적 토양이 얼마나 비옥한가를 거짓없이 드러내고 있다.
살풀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가지는 건강성(健康性)이다. 이는 서양적인 가치관으로 보자면 경이롭다고 할 정도이다. 처절할 정도의 열정이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유연하게, 또 때로는 야성적으로 표출된다. 연주자들은 각자의 한계까지 에너지를 방열한다. 서로 파괴하고 존경하고 마침내는 함께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