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공철류 가야금산조 이지영, 가야금
서공철(1907-1982)은 전설적인 가야금의 명인 한숙구 선생에게 가야금을 배웠다고 전해진다. 서공철류 산조는 기왕의 허튼가락 모음에, 판소리 선율에서 느낄 수 있는 꿋꿋하고 장중하면서도 굴곡이 많은 가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까다로운 기교와 분방함이 특징인 서공철류 산조는 강정숙 명인에게 전승되어 온전히 전해지고 있다. 이지영은 강정숙을 사사했다.
느리고 유장한 데서 시작한 이지영의 산조는 담담하다가 농염하며 환하다가 암울하고 기쁘다가 슬픈 유여곡절을 겪으면서 장단의 변화를 타고 흐른다. 이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산조를 연주한 명인은 기진맥진하지만 그 자리에 함께 한 청중도 연주자와 정서를 공유해 가다가 함께 기가 빠져 나가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