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의 목소리는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이는 조수미 자신에게는 물론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다."
- Herbert Von Karajan -
"금세기 최고의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기쁜 일이다."
- Zubin Meta -
지난 20년 간 프리마돈나로 활약해온 조수미는 단순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소프라노가 아니라 전세계가 아끼는 소프라노이자 음악계의 전설로 그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그녀의 음악 세계에는 한계가 없어 보인다. 16세기 음악부터 현대 음악까지 시대를 초월하고 있으며, 오페라에서 뮤지컬, 팝, 재즈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노래가 특별한 것은 어떤 노래를 부르던 지 간에 완벽을 추구하며, 듣는 이로 하여금 행복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목소리는 황홀한 유혹이고, 가슴 떨리는 마법이다.
“조수미 101”은 지난 세월을 후회 없이 보람되게 열정적으로 보냈다고 자평하는 그녀의 20년 예술의 엑기스를 농축해놓은 음악 유산이다.
모두 6장의 CD에 조수미 최고의 히트곡이라 자부하는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히트곡 101 곡이 다음과 같은 컨셉을 갖고 수록된다.
CD 1과 CD 2는 조수미가 부르는 크로스오버 히트곡 I & II, CD3는 조수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조수미의 열정의 클래식”, CD 4 는 사랑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와 벨칸토 모음곡 “조수미가 부르는 사랑은 마술”, CD 5는 “커피와 인생”, CD 6 은 “온 세상에 평화를” 이라는 컨셉으로 조수미의 음악 인생을 따라가 본다.
해설은 베스트셀러인 ‘열려라 클래식’, ‘이럴땐 이런 음악’의 저자 이헌석이 조수미 및 수록곡에 관련된 관련된 여러 일화를 소개해 주며 재미있고 알차게 꾸며주었다. 마치 한편의 클래식 서적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음악을 듣는
기쁨과 함께 읽는 즐거움까지 더해 준다.
자, 그럼 늘 새롭게 도전하면서 진화하고 있는 아티스트. 그러나, 샘물처럼
샘솟는 사랑을 전하고 싶은 프리마돈나, 조수미의 음악에 푹 빠져들어보자!
CD 1 : 크로스오버 히트곡 I : Sumi Jo's in Love With Movie & Musical (18곡)
CD 2 : 크로스오버 히트곡 II : Sumi Jo's Only Love (17곡)
1983년 3월 28일 혈혈단신 이탈리아로 건너가 1986년 10월 26일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 오프닝 시즌에서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한 이래 유럽 음악계에서 성장했고, 마침내 정상에 오른 조수미는 자신의 영역을 끊임없이 넓혀온 아티스트다.
거침없는 그녀의 행보 중에서도 이채로운 것은 지난 1999년 그 유명한 에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녹음해 2000년 발매한 최초의 크로스오버 음반인 [Only Love] 취입이었다. [모든 친구들이 좋아하길 바라는 심정]으로 작업한 일련의 레코딩은 그녀에게나 팬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었으며 그녀의 음악 인생에 하나의 분깃점을 만들어냈다.
조수미 스스로도 언급했듯 이 음반은 자기 예술의 확장이었으며, 자기 자신을 승화시킨 결과물이었다.
이 앨범은 기존의 크로스오버 음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으며, 크로스오버 음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 주었다. 대중을 놀라게 한 것은 그녀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클래식을 부를 때와는 또 다른 성부로 편안하고 달콤하게 모두를 매혹시켰던 것이다. 덕분에 [Only Love]는 성악가의 음반으로는 전무후무한 100만장 판매의 신화를 창조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더 많은 팬들과 교감하고, 소통하게 된 것은 조수미에겐 더 할 나위없이 큰 소득이었다. 이후 조수미는 자신감을 가지고 레퍼토리를 확대해 나갔다. 비단 크로스오버 뿐만이 아니었다. 클래식 레퍼토리도 의욕
적으로 개척해갔다. 그만큼 그녀의 음악은 다양해졌고, 깊어져 갔다. 본 음반의 CD1 은 지금까지 조수미가 취입한 크로스오버 넘버 중 영화 음악과 뮤지컬 음악만을 담아 놓았고 CD 2 에는 다양한 크로스오버 히트곡들을 수록했다.
LG 디오스 TV 광고에 삽입되 100만장의 신화를 이룩한 공전의 히트곡 ‘나는 대리석 궁전에 사는 꿈을 꾸었네(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 일명 : 마블 홀)’, 낭만적인 선율이 온 몸을 감싸는 Once Upon A Dream - 조수미의 버전은 좀 더 드마마틱하고 극적인 요소를 곁들여 사랑의 환희를 표현한다. ‘시네마 천국’의 테마곡인 Cinema Paradiso (Se tu fossi nei), 접속의 삽입곡인 ‘Lover’s Concerto’. 삼성 하우젠 TV 광고에 쓰여 사랑받은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등이 수록되었다.
CD 3 열정의 클래식 : Sumi Jo's Passion of Classic (15곡)
열정은 아름답다. 그래서 열정은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열정은 엄숙하다. 저 아프리카 오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귀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의사, 인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성직자 등등.. 그래서 열정은 존경을 낳기도 하고, 기적을 낳기도 한다. 열정은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 변화시키기도 한다.
열정을 발산하는 것으로는 조수미도 유명하다. 그녀는 무대에서 자신을 다 연소해버린다. 무대에서 뜨겁게 자신을 불사르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일단 노래를 시작하면 집중할 수밖에 없으며,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 CD 3 에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순간이 항상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노래 중에서 열정의 노래 15곡을 모았다.
먼저 지난 2006년 한국 성악가 최초로 취입한 바로크 음반 'Journey to Baroque (바로크로의 여행)'에 수록된 곡인 비발디의 오페라 <그리셀다> 중 2막 2장에 나오는 아리아 "폭풍이 몰아치고". 이 곡은 사랑의 곤경에 빠진 코스탄차가 자신의 운명을 폭풍치는 바다에 떠있는 배에 비유하며 부르는 곡으로 테크닉과 힘을 동시에 요구하는 곡. 선율 위를 자유롭게 날며 노래하는 조수미의 절창을 100%만끽할 수 있다. 그녀는 이 곡에 대해 “에너지가 다운되었을 때 들으면 한 번에 충전되는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초콜릿이나 커피를 먹었을 때보다 더 샘솟는 활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고 밝히기도.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중 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로 불리우는 "내 가슴은 지옥의 복수심으로 끓어오르네"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에게 극한의 기교를 요구하는 곡이라고 할 정도로 소화하기 힘든 곡. 사실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역할은 그녀에게 성공과 환희를 안겨다 준 그녀의 음악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배역. 헝가리의 지휘 거장 게오르규 솔티가 [마술피리]를 녹음하면서 조수미를 고집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계약상에 난관이 있었던 조수미에게 솔티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썼다고. 내용인 즉
"내 나이 벌써 일흔 다섯이오. 어쩌면 이번 <마술피리> 마지막 녹음이 될지 모르겠소. 내가 그토록 원하던 목소리의 밤의 여왕이 나타난 것이오. 제발 내 마지막 꿈을 실현하도록 도와주시오."]
조수미는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음정과 정밀함으로 노래를 불러준다. 이 곡 한 곡만으로도 그녀가 가진 뜨거운 예술혼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놓칠 수 없는 또 한곡의 곡은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1막 2장에 나오는 질다의 아리아 '그리운 그 이름'.
1986년 국제 무대 데뷔를 질다 역으로 장식했던 조수미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곡이다. 청순한 여주인공 질다가 연인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곡인데, 기교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소프라노만이 부를 수 있는 특권을 가진 곡. 조
수미는 자신의 장기와도 같은 이 곡을 서정적인 음색과 완벽한 테크닉으로 노래해준다.
CD 4 사랑은 마술 : Sumi Jo Sings The Magic Of Love (16곡)
음악은 소리가 된 사랑이다. 사랑의 모든 감정을 녹여낸 음악은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고, 아직도 더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고무시키며,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CD 4에는 그런 노래 16곡이 빼곡이 채워져있다.
사랑을 갈망하는 글룩의 오페라 <파리드와 엘레나> 중 "오 나의 달콤한 연인이여"에서 소중했던 사랑의 추억을 노래한 도나우디의 ‘아름다운 얼굴’까지 어느 한 곡도 건너뛸 수 없는 주옥같은 사랑의 노래들이다. 첫 트랙인 "오 나의 달콤한 연인이여"는 오페라 개혁에 앞장섰던 독일의 작곡가 글룩의 오페라 <파리드와 엘레나> 에 등장하는 아리아.
조수미의 청아하면서도 절제된 창법은 과연 그 명성 그대로다.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있으며, 곡이 가진 감정의 기복을 가슴으로 공감하게 한다.
소프라노라면 누구나 한번 주인공이고 싶은 비올레타의 유명한 아리아 "아, 이상해, 이상해…꽃에서 꽃으로". 이 곡은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가 완성한 3막 4장의 비극적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1막 5장에 등장하는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아리아. 창녀인 비올레타가 처음 느끼는 사랑을 설레는 감정과 불안한 감정으로 표현하면서 시작해 다시 쾌락을 쫓겠다고 노래하면 귀족 청년이 알프레도가 나타나 진실한 사랑의 힘을 역설한다. 이에 비올레타가 환락보다는 사랑을 택하기로 하면서 끝을 맺는다. 졸업 음악회에서 학생들이 부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사실 이 곡은 몇 번의 감정 변화에 따라 기복이 심해 엄청난 에너지가 요구되며, 기교도 뛰어나야만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곡이다.
비올레타 역을 많이 경험했던 조수미조차도 얼마 전 프랑스 툴롱의 오페라 무대에서 비올레타를 연기하기 전 인터뷰에서 “너무 아름답고 드라마틱한 역할이라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두렵다”고 밝히기도. 하지만 툴롱 무대를 압도했던 것처럼 레코드를 듣는 이 아리아도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기교로 노래해주고 있다.
CD 5 커피와 인생 : Sumi Jo Sings The Coffee & Life (18곡)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자꾸만 빠져드는 검은색 액체에 코끝을 통해 온몸으로 전해오는 그윽한 향, 목을 타고 내려가는 뜨거움, 마치 첫키스처럼 두근두근 심장을 뛰게 만드는 달콤함.
천국과 지옥. 지옥과 천사. 악마와 사랑. 사랑과 이별.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극과 극의, 상반된 이미지 사이를 오갈 수 있을까? 그건, 바로 약 AD500년경부터 지금까지 지구의 역사와 함께 동행중인 커피, 커피다.
서양에서나 동양에서나 묵직한 사상을 논할 때도, 수많은 연인들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피어날 때도 그들 앞에 놓여져 있던 커피. 수세기를 거치는 동안 수많은 이들에게 커피는 곧 삶, 인생이란 공식이 성립하기에 이르렀다.
커피는 사랑과 인생의 또다른 이름이다. 커피는 처음 사랑을 느낄 때처럼 그 향기만 맡아도 가슴이 설레고 인생의 성공한 순간처럼 달콤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랑을 잃어버렸을 때나 인생에 있어 좌절할 때의 쓴 맛과도 같다. 취향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다 제각각이듯 때론 뜨겁게 때론 차갑게, 때론 달게, 때론 쓰게, 때론 진하게 때론 옅게 즐길 수 있는 커피.
CD 5 에는 그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되뇌여 봄직한, 커피같고 인생 같은 노래 18곡을 담았다.
음반의 포문을 여는 "아 커피가 얼마나 달콤한지"는 말 그대로 커피 예찬가. 숭고하고 거룩하게만 느껴지는 바흐가 남긴 세속 칸타타 중 단연 곡명만으로도 살갑게 느껴지는 <커피 칸타타>에 담겨진 곡.
커피를 두고 아버지와 딸이 실랑이를 벌이는 가사는 헨리키가 썼다. 그
중 이 곡은 딸이 부르는 곡으로 ‘아 커피는 얼마나 맛이 좋은 것일까! 첫 키스보다도 달콤하고 무스카트의 술보다도 부드러워'라고 노래하는 곡.
샘솟는 선율이 장점인 모차르트의 곡도 여러 곡 수록했는데, 먼저 "친애하는 젊은이여"는 모차르트 자신이 [1장의 음악이 붙은 희극]라고 명명한 작품인 <극장지배인> 중 2번 곡으로 여가수 질버크랑이 오디션에서 부르는 가보트 스타일의 아리아. 한 잔의 향기로운 헤이즐럿 커피와 함께 하면 슬픔마저 감미롭게 느껴질 곡도 있다.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마술피리> 중 2막에서 파미나가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 "아, 나는 알겠네"다. ‘아 나는 알겠네. 행복이 영원히 가버린 것을. 기쁨의 때여, 너는 두 번 다시 내 마음에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절망하며 부르는 노래가 가슴을 짠하게 하지만 한편 정서적인 풍요로움을 안겨주는 듯 하기도 한다.
CD 6 온 세상에 평화를 : Sumi Jo Sings The Peace And Love (17곡)
음악에는 국경도 이념도 따로 없고, 장벽도 없다.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 지향점은 결국 평화! 그래서 음악은 종교와도 맞닿아 있다.
음악은 반목과 질시, 미움, 상처, 앙금을 다 씻어내 주는 천상의 언어. 한 사람이 온 마음을 다해 부른 노래 한 자락이 세상 사람들의 멍울을 풀어주고, 시름을 잊게 해 주고 희망의 꽃을 피우게 해 준다. 그럼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이, 인류의 미래가 달라진다. 여기 CD 6에는 그렇게 목마른 영혼을 달래줄 아름다운 빛과 같은 노래, 성령이 깃든 노래 17곡을 담고 있다.
첫 곡은 영화<샤인>에 쓰여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인기 클래식 넘버가 된 비발디의 모테트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중 "라르게토".
이 세상에 참 평화없어라. 고난없이는 세상에 참 평화없어라. 오직 예수 당신께만 참되고 진실된 평화가 있나이다. 불안과 고통 속에서도 그 영혼은 만족을 얻나니 그의 유일한 소망, 순결한 사랑이여. 고결하면서도 풍부한 선율이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평화롭게 하는 곡. 이 곡에서 조수미의 목소리와 콘체르트헤보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우리 영혼의 찌든 때를 씻어 내준다. 영혼의 치료를 받고 싶을 때는 이런 음악을!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은 예수 탄생의 경이로움을 노래한 <오, 거룩한 밤(O Holy Night)>이다. ‘오~ 거룩한 밤. 별들은 밝게 빛나고 우리 구세주가 탄생한 밤이로다….오~ 거룩한 밤 오~ 예수가 태어나신 밤.’ 포근하게 감싸오는 선율이 우리의 감성을 어루만지고 온 세상에 평화를 선사하는 곡이다.
얼마 전 인터뷰에서 조수미는 말했다. “세상이 삭막해질수록 예술가는 더 따뜻해야 합니다. 포근한 노래로 청중을 다독거릴 줄 알아야 해요. 무대 위에서 사랑을 표현하려면 실제로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삭막한 세상에 따뜻한 노래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그리고 따뜻한 노래를 들려주고, 사랑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조수미와 같은 아티스트가 있다는 것 또한 신의 축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