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과 함께 날아 든, 어쿠스틱 혼성 월드 뮤직 듀오 '나M'의 라틴 리메이크 앨범
나M을 처음 만났을 때는 늦은 봄이었다. 그들은 어쿠스틱 혼성 듀오로 이탈리아 칸초네나 프랑스의 샹송, 혹은 라틴 등의 월드뮤직을 노래하였다. 개인적인 습성상 봄에 듣기에는 어딘가 맞지 않는 노래였다. 봄에 어울리는 다른 노래를 찾아보는 것이 보통. 그러나 한 순간 공기는 정지되고 봄의 밤에서 끌려 나온 정신은 곧장 가을의 밤으로 이끌렸다. 그리고 진한 핫쵸코가 한잔 생각났다. 봄의 에너지와는 이질적이던 그 외로움은 오히려 아름다웠다. 순간을 충실히 아우르는 음악은 매력이 있지만, 듣는 사람을 생각지 못한 곳으로 이끌고 다니는 음악은 훌륭하다. 나M에게는 그런 이끌림과 아름다운 힘이 존재하였다.
나M은 현재 홍대 클럽’빵’과 프리마켓의 야외무대를 비롯, 인천 ‘루비살롱’에서 꾸준히 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과 공연 사이 짬짬이 시간을 내어 1년 남짓 녹음한 결과가 그들의 첫 앨범
글ㅣ 루비살롱 공작단 길마담
수록곡 소개
1. Adoro (사랑해)
: 라나에스포의 ‘사랑해’와는 전혀 다른 노래지만 어쨌든 사랑한다는 마음을 담은 건 두 곡다 마찬가지다. 멕시코 작곡가인 아르만도 만사네로 (Armando Manzanero)는 루이스 미겔에게도 곡을 주는 등 라틴 뮤직계의 거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의 피아노 선율로 들려주는 아도로도 멋지고 우리나라에선 패티 김의 노래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2. Abrazame (안아 주세요)
: 훌리오 이글레시아스(julio iglesias)는 한 때 전도양양한 축구선수였다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가 되고 만다. 그렇게 실의의 나날을 병원에서 보내다가 간호사가 건네 준 기타를 받아 연습하면서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데 그가 작사, 작곡하고 1975년에 발표한 아름다운 발라드 곡이다. 요즘 인터넷에 인기를 누리고 있는 ‘Hug me'의 원조라고 말할 수 있다.
3. Bésame mucho (나에게 키스해 줘)
:꼰수엘로 벨라스께스(Consuelo Velazquez)가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틴곡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인 선생님의 번안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이 곡은 오리지널이 따로 있는데 스페인 클래식 작곡가인 엔리케 그라나도스(Enrique Granados)의 오페라에 사용된 곡이라고 한다. 내용도 연인들의 이별에 관한 슬픈 내용인데 리듬이 흥겨운 탓에 즐거운 곡으로 오해 받기도 한다.
4. Dos gardenias (치자꽃 두송이)
: 이 노래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것은 아마도 평생을 구두닦이 등으로 어렵게 살다가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된 이브라힘 페레르(Ibrahim Ferrer)의 절절한 목소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진실한 사랑을 치자꽃에 대입한 가사와 절묘하게 목소리가 맞아 떨어진다. 노래의 영혼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부를 때, 그 노래는 생명을 얻는다.
5. Donde Voy (어디로 갈까)
: 이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사랑에 대한 슬픔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 연인의 애틋한 마음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 노래는 미국으로 불법입국하려다 죽은 멕시코 인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다. 티쉬 이노호사 (Tish Hinojosa)가 작사, 작곡, 노래까지 하였는데 가사의 내용을 보면 그 슬픔을 잘 알 수 있다.
6. Ensueño de amor (정열의 꽃)
:독일의 국민 가수 카테리나 발렌테(Caterina valente)가 처음 부른 이 노래는 역시 독일의 위대한 작곡가인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편곡해서 만든 곡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정미조가 ‘정열의 꽃’이란 제목으로 불러 히트시켰다. 빠른 리듬의 진행이 클래식을 듣는 듯한 기분을 주는 독특한 노래이다.
7. Quizas Quizas Quizas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 쿠바 작곡가인 오스발도 파레스(Osvaldo Farres)가 1947년 발표한 이 노래는 가사의 재미난 내용과 곡의 진행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화양연화’의 냇 킹콜이 부른 버전이 많이 알려져 있으나 나이가 좀 있는 분들에겐 심수봉의 버전이 더 와 닿았을 것이다.
연주곡도 많고, 부른 사람도 많은 라틴의 고전이다.
8. Veinte años (20년)
:쿠바의 전설적인 여가수 마리아 테레사 베라 (Maria Teresa Vera)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우리나라에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의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드라마 ‘푸른 안개’에 삽입된 곡으로 유명하다. 녹음 당시 66세의 오마라 뽀르뚜온도(Omara Portuondo)와 89세의 꼼빠이 세군도(Compay Segundo)의 듀엣은 음악의 연륜이 얼마나 깊은 지를 보여준다.
9. Hasta siempre (지휘관이여 언제까지나)
: 현재 전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체 게바라(Che guevara)'에 대한 추모곡이다. 까를로스 뿌에블라(Carlos Puebla)가 작사, 작곡하고 많은 가수들이 앞다투어 불렀다.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그가 남긴 한마디가 많은 이들의 삶을 바꾸었을 것이다.
10. Amapola (양귀비)
: 아마뽈라(Amapola)는 양귀비를 뜻하는 말이지만, 이 노래에서는 소녀의 이름을 가리킨다. 멕시코의 작곡가 호셉 마리아 라까예(Joseph M. lacalle)가 1922년에 작사, 작곡한 이 노래는 재즈 넘버에서 성악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연주되고 불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노래는 영화 'Once Upon A Time In America'에 삽입되어 또 한번 커다란 인기를 얻었다.
11. La paloma (비둘기)
: 쿠바에 놀러간 스페인 작곡가 세바스띠안 이라디에르(Sebastián Yradier)가 쿠바의 춤곡인 ‘아바네라’에 매혹되어 즉석에서 작곡했다고 한다. 오페라 카르멘에 쓰여서 더욱 유명해진 ‘아바네라’는 이렇게 한 스페인 작곡가의 마음에도 스며들어 라 팔로마란 명곡을 탄생시킨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비둘기에 담아 부른 노래다. 비둘기는 평화만 전하는 건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