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지콰이 호란이 결성한 어쿠스틱 밴드
호란, ‘모던 포크/어쿠스틱 팝’ 밴드 멤버로의 변신
일렉트로니카의 화신처럼 군림하고 있는 클래지콰이의 여성 보컬리스트 호란이 모던 포크의 감성을 한껏 담은 어쿠스틱 프로젝트의 멤버로서 대중 앞에 나섰다. 세션계에 이름난 드럼 연주자이자 섬세한 감성의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거정’과 팝과 재즈를 넘나드는 베이시스트이자 기타리스트인 ‘저스틴 킴’과 함께 만든 밴드 ‘이바디’의 첫 음반이 바로 그것이다.
호란은 매력적인 목소리의 ‘쌩얼’을 드러냈다. 클래지콰이의 음반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속삭임이 등장하고 호흡의 소리가 그대로 스피커를 공명시킨다. 그 발성의 시작으로부터 솔직하고 그 호흡의 마무리까지 리얼하게 내고 있다. 프로듀서 ‘거정’과 ‘Justin Kim’이 기타 두 대로 분위기를 스케치하고 그 위에 호란이 목소리를 얹는 방식의 미니멀함으로 시작하는 그들의 작업은 그렇게 만들어낸 밑그림 위에 ‘거정’과 ‘Justin Kim’의 다양한 악기들에 대한 관심으로 색칠을 하는 느낌이다. 호란은 뛰어난 기교를 가졌지만 소박한 붓터치를 지닌 화가처럼 청아한 그들의 반주 위에 그림을 그린다.
이러한 앨범의 특징은 타이틀 곡인 ‘끝나지 않은 이야기’ 한 곡으로도 충분히 나타내어진다. 피아노, 기타, 브러쉬 드럼 위를 한 마리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호란의 소박하면서 솔직한 보컬은 클래지콰이 와는 또 다른 프로젝트인 이바디를 통해 세상을 향해 읊조리는 결코 끝나지 않을 이야기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