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의 바람, 장엄한 자아성찰, 희망과 절망의 한가운데에 존재하는 음악. 이모코어 /스크리모 /메탈 팬들과 인디락 /슈게이징 /포스트락 팬 층을 한번에 엮어버린 일본 국가대표 이모코어 밴드 엔비(Envy)의 대표작 [Insomniac Doze]
전세계에 폭풍을 일으켰던 [A Dead Sinking Story]로부터 3년 후에 발매된 4번째 정규앨범인 본 작은 비장함 마저 감도는 희망과 창백함, 그리고 섬세한 굉음 덩어리가 듣는 이를 압도하고 있다. 7곡에 불과하지만 러닝타임은 57분에 이른다.
락 액션에서 앨범을 내고 모과이의 [Mr. Beast] 앨범에 수록된 [I Chose Horses]에 테츠야 후카가가 피쳐링 하면서, 그리고 익스플로전스 인 더 스카이를 두고 있는 템포러리 레지던스와 유대관계를 가지면서부터 이들의 행보는 예상된 순차를 밟아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엔비는 연주적인 측면에서 볼 때 메탈 보다는 감성적인 쪽에 점차 다가가고 있다.
이 두 가지가 아슬아슬하게 딱 중간을 이루었던 두 번째 앨범, 그리고 세 번째 정규 작 [A Dead Sinking Story] 이후에 발표된 본 작에서는 아예 메탈릭한 리프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여러 사람들의 언급대로 익스플로전스 인 더 스카이나 모과이의 곡에 스크리모와 나레이션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어색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좀 더 강한 앨범을 원했던 메탈 팬들은 루즈해졌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바로 그런 움직임에서 이들은 새로운 인디락 /포스트락 팬 층을 확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