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산]에 이어 드디어 [강]. 마중물 시인 임의진의 신작 하이쿠 36편과 그가 고른 강물에 인연한 노래들, 유럽 캐나다 북미 남미 호주 일본 중국 등에 사는 포크 싱어들의 희귀 트랙. 시인이 직접 만들고 부른 [강물은 누구의 눈물인가], 전설의 포크싱어 김두수는 [흑인영가]를 들려준다. 다큐 사진작가 이상엽의 경탄케 만드는 사진들. [여행자의 노래] 곁가지로, 숨바꼭질 놀이처럼 펴내고 있는 [시인의 노래] 시리즈 결정판. 월드 포크 애청자들의 필청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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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다 댐이다 온갖 난개발 시도로 강을 못살게 굴고 있는 시절이다. 강은 다만 냇물이 모여 넓게 흐르는 수로가 아니다. 생명의 근원인 가이아 여신의 젖줄이요, 인간을 포함한 대자연 삼라만상의 모신(母神)이다.
강을 노래한 18명 월드 포크싱어들의 노래와 '마중물'의 시인이면서 [참꽃 피는 마을] 등 수필집을 펴낸 임의진의 '짧은 글 긴 여운' 하이쿠 시 36편를 담았다. 하이쿠는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짧은 형태의 시로, 바쇼, 이싸, 시키 등 위대한 선구자들을 낳았다. 한국에선 류시화 시인이 [한 줄도 너무 길다]를 엮어 하이쿠를 소개하기도. 시인들조차 멈칫거릴 만큼 불가의 계오(契悟 깊은 깨달음)의 외마디인 '할'과 상통하는 하이쿠는 단단한 벼르기가 아니면 만만하지 않은 시 쓰기다. 하이쿠의 배경음악으로 택해진 노래들은 멀리 따로 머물지 않고, 한 행 두 행 시를 따라오면서 마치 아련한 추억인양 가물거리며 찰방거린다.
[레닌이 있는 풍경] 등 '이미지 프레스 벗들'과 함께 다큐 사진작업을 해가는 이상엽 작가의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드는 앵글은 시인의 노래 2 [산]에 이어 초대되었다.
강제윤 시인을 초대한 [섬], 임의진 시인의 [산]에 이어 3번째 [강]은, 아일랜드를 비롯한 유럽 캐나다 북미 남미 호주 일본 중국 거기다 이스라엘 호숫가에 사는 인디 포크 싱어까지 전 세계에 유유히 흐르는 강을 따라 차근차근 노래하며 걷는다. 게다가 임의진 시인이 직접 곡을 쓰고 부른 [강물은 누구의 눈물인가]는 우리시대 대표적인 토털 아티스트가 바치는 보너스 트랙. 전설의 포크 싱어 김두수는 흑인영가 [내게 강 같은 평화]를 들려준다.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의 곁가지로, 숨바꼭질 놀이처럼 펴내고 있는 [시인의 노래] 시리즈는 수준 높은 월드음악 애청자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올 여름 그대가 떠날 여행 장소는 외롭게 저무는 산하의 '저녁 강'이기를... 강변의 낙조 앞에 서로 기대고 앉아 이 아름다운 노래들과 간결하면서도 충만한 하이쿠 시를 기억한다면 당신은 강과 강바람의 어엿한 친구로 불리어도 손색이 없는 '마지막 인디언'이요 '자연의 친구 참사람!'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