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3일에 개봉한 영화 '베니싱 트윈(VANISHING TWIN)의 ORIGINAL SOUND TRACK이 발매되었다.
영화 '베니싱 트윈'을 접어두고 하나의 재즈트랙으로서의 '베니싱 트윈' 앨범을 놓고 볼때 듣는 이를 배려한 연주와 편집을 느낄 수 있는데 그 대상은 재즈라는 장르와의 거리를 좀체로 좁히기 어렵다고 느끼는 재즈 초보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매니
아를 자처하는 누구라도 '실망'하지 않을 곡들도 가벼운 느낌의 몇몇 곡들과 함께 이 앨범을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
재즈가 익숙하지 않은 누구에게라도 첫곡 '베니싱 트윈'은 친밀하게 다다른다. 이곡은 이 앨범 '베니싱 트윈'에서의 INTRO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편안한 연주곡이다. 하지만 첫곡에서 느껴지는 이런 친근감이나 편안한 가벼움으로 이 앨범 전체를 판단해 버리는 것은 자칫 더 깊은 재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여지를
갉아 먹는 오류가 될 수도 있다. 다른 트랙들에 담겨진 깊은 맛이 스며있는 연주곡들을 간과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짧지 않은 연주 생활을 하면서 관객들과의 호흡을 맞춘 디렉터 전성식의 연륜이 베어있는 앨범이다. 편안하게 재즈연주 음악과 관계를 맺고 싶다면 이 앨범 '베니싱 트윈'은 그 역할에 썩 걸맞는 교량이 되어줄 수 있을 듯 싶다.
경쾌한 스윙의 느낌을 좋아한다면 'VANISHING TWIN'과 'FLYING'에서 발산되는 연주자들의 호흡과 흥겨움에 빠져들 수 있다. 뉴올리언즈 재즈의 블루지함에서와 같은 나른한 쾌감이 취향이라면 '#61','무의식','FREE'에서 그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무의식'이나 'FREE'에서 보여지는 베티블루식의 처연한 애증은 이 앨범의 백미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