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베이 맘스틴이 스틸러(Steeler)의 멤버로 앨범『Steeler』로 데뷔한 것이 1983년. 그 충격으로부터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스틸러를 거쳐 잉베이가 알카트라즈(Alcatrazz)와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확고히 한 하모닉 마이너 스케일과 디미니쉬 스케일을 사용하는 스피드 피킹, 코드를 분해해서 스윕 피킹으로 치는 아르페지오 테크닉을 기초로 한 클래시컬한 향취의 플레이는 그 후 네오 클래시컬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기타 플레이어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최근의 유럽 출신의 테크니컬한 젊은 기타리스트들 대부분이 이 네오 클래시컬 스타일을 도입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잉베이의 존재감이 어떠했는지 깨닫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하드록 기타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지미 헨드릭스, 에디 반 헤일런, 그리고 잉베이의 이름을 떠올리는데, 지미 헨드릭스의 경우 하나하나의 섬세한 플레이보다는 퍼포먼스의 임팩트가 있었고, 에디 반 헤일런의 경우는 연속적인 태핑을 프레이즈化해서 솔로 속에 도입, 이른바 솔로에 있어서의 '테크닉'을 보급시킨 공적이 평가되고 있다. 한편 잉베이의 경우는 첫머리에서 언급한 것처럼 클래시컬한 프레이징, 스윕 테크닉, 스피드 피킹이라고 하는 구체적인 플레이가 그대로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계승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가 씬에 등장했을 당시에는 토니 매컬파인, 크리스 임펠리테리 등의 기타리스트들이 잉베이로부터의 영향을 언급하길 꺼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잉베이의 플레이 스타일은 헤비메탈의 한 기본으로 확립되어, 잉베이로부터의 영향을 공공연히 언급하는 젊은 기타리스트들의 수만 보더라도 그 영향력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면 대체 잉베이 연주의 어떤 면에 끌리게 되는지를 생각해보자. 우선 가장 먼저 '클래시컬한 프레이즈의 아름다운 울림'이 떠오르지만, 이 클래시컬한 프레이즈의 바탕이 스케일과 코드를 분해한 음에 따른 규칙적 운지에 따라 구성된 것도 큰 요인이라 생각된다. 실제로 잉베이의 플레이는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지만 스피드 피킹과 스윕 등의 비교적 어려운 테크닉을 구성하고 있는 프레이즈가 이해하기 쉽다고나 할까? 연습의 가치가 있는 운지법에 의해 구성되어 있고, 어떤 의미에서는 교과서적인 요소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잉베이의 네오 클래시컬한 플레이 스타일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단, 창시자(originator)로서의 잉베이의 플레이는 보다 깊은 무엇이 있다.
그 깊이가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표현력에 있다고 답할 수 있다. 잉베이에게 스피디한 테크니컬 플레이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테크닉을 요소로 취해 자기 것으로 만든 프레이징의 아이디어는 틀림없이 천재의 부름에 상응한 것이라 하겠다. 악곡의 작곡능력도 훌륭하지만 솔로로서의 프레이즈 구성력과 표현력, 그리고 감정이입의 방법은 매우 뛰어나다고 하겠다. 이러한 잉베이의 표현능력은 어느 곡에서나 충분히 발휘되고 있지만 그래도 그 힘이 더 두드러지는 것은 연주곡에서이다. 기타 뿐만 아니라 잉베이가 연주한 키보드를 혼합한 "양식미(樣式美) 계열의 헤비메탈"이라 일컬어지는 보컬곡들은 지금도 가장 대중적인 헤비메탈 스타일로 인지되고 있지만, 보컬곡은 어쨌든 인트로, A 멜로디, B 멜로디, 후렴(클라이맥스), 기타솔로라는 하나의 패턴이 있어서 어느 정도 제한되어버리는 경우가 있기에, 잉베이 본래의 예술성이 가장 잘 발휘되는 건 역시 연주곡에서라고 할 수 있다.
잉베이의 오리지널 앨범에는 반드시 인스트루멘탈 넘버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잉베이 자신이 연주곡에서 (보컬곡에서와는 다른) 아티스틱한 요소를 표현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데뷔 이전의 음원을 모은 『The Genesis』('02년)에서는 물론이고 솔로 제1탄인 『YINGWIE J. MALMSTEEN'S RISING FORCE』('84년)에는 8곡 중 6곡을 연주곡으로 채우고 있다.
연주곡에 있어서도 잉베이의 경우 여러 타입(type)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초기 곡들로 'Far Beyond The Sun', 'Evil Eye', 'Trilogy Suite Op:5', 'Eclipse', 'Leviathan' 등과 같이 처음부터 연주곡으로 만들어진 타입과, 'Overture 1383', 'Marching Out'과 같은 심플한 곡전개 속에 기타솔로에 의한 플레이를 들려주는 타입이 있다. 또 'Black Star', 'Icarus' Dream Suite Op.4', 'Bite The Bullet' 등과 같이 위의 두 가지 요소가 공존하는 타입도 있으며, 'Golden Dawn', 'Memories'와 같이 에레갓트 기타(픽업이 내장된 클래식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에 의한 소품도 있다. 잉베이의 인스트루멘탈 넘버들은 보컬곡과 비교해서 보다 클래시컬하고 프로그레시브하며 멜로디어스한 경향이 강해서, (잉베이) 자신의 감정을 곡 전개와 프레이즈에 능숙하게 녹여낸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감정의 도입은 바흐와 비발디 등의 고전 음악을 듣고 몸에 익힌 잉베이만의 것으로, 『YNGWIE J. MALSTEEN'S RISING FORCE』 이래 무수히 많은 솔로이스트가 등장하고 있는데,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잉베이 만큼 풍부한 표정의 악곡전개/연주를 보여준 적이 없다는 점에서도 그가 얼마나 표현력이 뛰어난 아티스트인지 알 수 있다.
그런 잉베이의 연주곡들을 모은 베스트 음반 『INSTRUMENTAL BEST ALBUM』이 발표된다. 수록된 곡은 『THE SEVENTH SIGN』('94년)부터 『WAR TO END ALL WARS」('00년)까지의 정규 앨범과 「LIVE!!』('98년)로부터 선곡, 잉베이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다양하고 풍부한 넘버들이 수록되어있다.
[자료제공 : 포니케년]
1. Brother
2. Dawn
3. Air On A Theme
4. Blitzkrieg
5. Blue
6. Asylum I - Asylum
7. Asylum II - Sky Euphoria
8. Asylum III - Quantum Leap
9. Power And Glory ~Takada's Theme~
10. Molto Arpeggiosa
11. Preludium
12. Instru-Mental Institution
13. Treasure From The East
14. Requiem
15. Far Beyond Th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