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관조하는 시어에 국악과 대중음악의 경계에 있는 소리를 입힌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온 소리꾼 장사익의 6번째 앨범 [꽃구경]
4집 '아버지'에서 아버지를 묻고 돌아서던 날 아버지의 환청을 들으며 아버지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세상을 향한 눈을 열게 되었고 라며 고백했었고, 노년의 모습을 따듯하게 그린 '황혼길'(5집), 산자와 죽은자가 만나 교감하는 광경을 '무덤'(5집)으로 노래했다. 삶과 죽음을 분리하여 보지 않는 장사익의 관조적 태도는 이번 6집 음반의 타이틀 곡 '꽃구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새 음반 타이틀 곡인 '꽃구경'은 '꽃구경을 가자'는 아들을 따라 산에 오르던 어머니가 문득 고려장 임을 깨닫고 홀로 돌아갈 아들을 위해 솔잎을 뿌려 길을 표시한다는 내용이다. 무반주로 진행되는 가운데 흐느끼는 듯한 가사가 도드라지며 마음을 긁는다.
많은 이들이 장사익의 노래를 통해 위안을 느끼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그것은 그가 누구보다도 많이 아파 본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흔다섯에 데뷔한 늦깎이 가수의 신산한 삶이 녹아있는 그의 노래에서 우리들 삶의 희노애락을 발견하고 우리 자신의 얼굴과 닮은꼴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쉰아홉 해 그의 생애가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더불어 사는 이들이 모두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이 담긴 장사익의 노래는 우리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위한 뜨거운 응원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