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에 찾아오는 사춘기
이장혁 1 집 <이장혁 vol. 1>
前 아무밴드 보컬,
싱어송라이터 이장혁의 첫 솔로 앨범 리마스터 버전 발매
90년대 말 인디씬의 이단아였던 아무밴드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였던 이장혁. 그는 20세기와 함께 아무밴드를 해체하고 2004년, 솔로 앨범 <이장혁 Vol. 1>을 발표했다. 오랜 시간 절판된 채 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그 앨범이 리마스터링을 거쳐 4년 만에 재발매 된다.
앨범 타이틀인 ‘스무 살’은 솔로 활동 전 데모로 먼저 공개되어 송라이터 이장혁에 대한 많은 이들의 기대치를 높였던 곡이기도 하다. 데모 공개 후 2년의 시간을 보낸 후 한국 문화 콘텐츠 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발매된 <이장혁 Vol. 1>은 아무밴드의 정서와 연장선상에 있되, 음악적으로 변화를 꾀하며 더욱 깊어진 고민과 고통을 마주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년기를 성숙하게 보낸 사람들은 뒤늦은 사춘기를 맞이한다. 청춘의 외로움과 허무함, 충돌을 내면에 가득 채워 넣고 뒤늦은 성장 통을 겪어 내는 듯 한 이장혁의 가사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소회를 풀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한 이러한 감정들을 다양한 악기의 사용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청자에게 그의 농밀한 감정 선을 따라 긴 러닝 타임(8번 트랙 ‘칼’의 경우 러닝 타임이 15분을 넘는다)임에도 불구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오케스트레이션은 이장혁이 프로듀서로도 출중한 실력자임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싱어송라이터 가뭄 속에 인디씬에서 다시 태동하는 뮤지션을 마주하는 것은 분명 값진 일이다. 이장혁은 현재 새로이 앨범을 준비 중이다. 그만의 농밀한 정서를 어떻게 다시 담아낼지 지켜보고 응원하기에 전작을 이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