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텔리 힙합의 대변자 버벌진트의 스페셜 EP앨범
작년 015B의 7집 타이틀곡 '그녀에게 전화오게 하는 방법'의 섬세한 가사와 랩으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버벌진트가 자신의 앨범 'Favorite' 발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버벌진트(Verbal Jint), 그는 누구인가?
Verbal ; (형용사) 말에 관한.
Jint ; 본명 김진태에서 비롯한 별명.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라는, 힙합과 어울리지 않을 법한 간판 때문일까?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모든 등장인물의 뒷통수를 치고 최후에 웃는 두뇌파 악당 '버벌 킨트'(Verbal Kint) 의 패러디 같기도 하다. 분명히 가수 이름 치곤 꽤나 복잡한 편이다. 갈수록 일회용품으로서만 음악을 접하는 대한민국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노골적으로 기억에 남기 쉬운 이름을 택하는 편이 유리했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한국의 힙합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유서깊은 권위이고 품질보증수표이며 희망이다. 지난 5~6년간 한글로 된 랩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버벌진트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0년대 초 의미없는 단어 짜맞추기에 연연하던 한국 힙합씬에 제대로된 '라임(rhyme)' 이란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고, 그로 인해 한글 랩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조PD를 맹렬히 디스(힙합음악에서 상대방을 비판하고 깎아내림을 뜻함)하며 등장했던 때부터 데프콘, 휘성, 다이나믹 듀오, 주석 등과 때로는 랩으로, 때로는 노래와 작곡으로 함께 한 결과물들을 되짚어본다면 그가 한국 힙합의 최고 엘리트로 불리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한 라임과 플로우 뿐만 아니라, 힙합계에선 보기드물게 예민한 감수성과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실력까지 인정을 받아 015B, 리사, 베이비복스 리브 등과의 교류를 통해 대중음악계의 주류로 활동폭을 넓혀왔던 것이다.
그런 그가 2007년, 손수 작곡, 작사와 편곡을 모두 담당한 자신의 앨범 'Favorite' 을 발표한다.
그의 절친한 음악적 동료 다이나믹 듀오와 에픽하이, Kjun, Vasia의 리드보컬 마틸다 풍 등이 참여한 이 앨범은 "King of Flow"라는 별명에 걸맞는 세계수준의 랩 뿐만 아니라 트렌디한 그의 보컬과 프로듀싱 실력을 담아낼 것이라고 한다. (그의 매력적인 음색과 발음은 Mnet과 KMTV등의 성우라는 과외활동을 통해서도 인정받은 바 있다.)
언더/오버의 경계를 넘어서는 또 한명의 랩 엘리트/싱어송라이터 버벌진트의 데뷰 아닌 데뷰. 2007년 음악계는 '랩의 지존'이 대중성을 갖춘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순간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