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상상마당에서 후원하는 밴드들이 모여 만든 옴니버스 앨범
밴드 음악이 전하는 희망의 아우성과 속삭임!
밴드에 의한 음악이 숨죽이고 있는 현실이다. 주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비주류 언더의 인디 밴드들은 아예 수면 위 부상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밴드 음악이 없으면, 그것이 록이든 소울이든, 재즈든 개성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우리 대중음악이 그게 그것인 이유는 ‘산소’를 제공해주어야 할 밴드 음악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이 후원하는 밴드 인큐베이팅은 정부의 후원이 끊긴 상태에서 사실상 국내에서 유일한 인디 밴드에 대한 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밴드 인큐베이팅 기획의 의미는 밴드 음악의 활성화를 통해 한두 가지가 아닌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공생하고 있음을 알리는데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선발된 11팀이 1년간 연주력과 노래를 다져 각 밴드 한 곡씩, 나름의 솜씨를 약식으로 표현한 이 앨범을 관통하는 것은 밴드들의 개성이다. 대중음악에 있어서 음악가의 개성은 세련미와 짜임새보다 상위의 개념이다. 이 개성이 다양한 콘텐츠를 주조해내는 것이다. 폭발적이나 잘 들리는 알케미스트의 ‘Dance with rock’과 안정된 연주 하모니를 들려주는 케인즈토닉의 ‘널 원해’를 위시한 11곡이 선사하는 ‘개성의 전시’는 바로 우리 음악계가 절실히 요구하는 미덕이다.
아직 연주력과 노래가 미숙하거나 곡 구성이 미흡한 점이 없지 않지만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주류의 과잉 상업음악의 한편에 여전히 권토중래를 꿈꾸는 무명들이 있다는 희망을 제공한다. 밴드들은 음반을 듣고 자신들이 공연하는 라이브 클럽으로 찾아오기를 주문한다. 밴드들의 핵심은 공연이다. 이들의 상승은 핏기를 상실한 대중음악의 부활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 음반으로 지금 희망의 아우성과 속삭임을 듣고 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
11팀의 여러 장르의 혼합체인 앨범인 동시에 옴니버스 앨범으론 누가 들어도 무리가 없는 깔끔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옴니버스의 성격상 밴드들의 색깔을 완벽히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각 밴드들의 가고자 하는 길에 동참하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밴드들에게도 작은 출발선이 될 앨범이다. 앞으로의 행보에 박수를 보내며 많은 팀이 메인스트림에서 살아남기를 기대한다.
(유병열 기타리스트, 상상마당 라이브홀 음악감독)
KT&G 상상마당에서 후원하는 밴드들이 모여 만든 옴니버스 앨범이다. 2007년 밴드 인큐베이팅 1기 오디션을 통해 뽑힌 11팀이 1년 동안 배우고 닦은 실력을 펼쳐낸 첫 장(場)이라고 한다. 레이블들이 정기적으로 옴니버스 앨범을 발표해 신인 발굴과 자신들의 현재를 알리는 데에 힘쓰듯, 이 앨범 역시 수준급 신인들을 키워내 세상에 내놓고, 상상마당 소속 밴드들의 지금 모습을 기록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라이브 문화와 연주의 손맛을 잃어가고 있는 풍토에서 ‘밴드’들의 실제 연주와 저력을 담았다는 것도 뜻 깊다.
여러 밴드들이 참여한 옴니버스 앨범답게 수록곡들의 장르 다양성이 화려하다. 굳이 구분하고 들어가면 단 한 곡도 같은 스타일이 없을 정도. 첫 곡인 알케미스트의 ‘Dance with rock’은 최신 유행하는 펑크 록, 케인즈토닉의 ‘널 원해’는 록발라드, 소울라이츠의 ‘I'm alright’는 소울, 헤이지의 ‘Love emotion’은 펑크(Funk), 하이브릭의 ‘The old story’는 뉴 메탈, ‘Faraway so close’는 유투(U2) 스타일의 브릿 팝, 스패로우의 ‘봄 나비’는 보사노바 등이다.
강한 것은 펑크/메탈에서 브릿 팝까지, 부드러운 것은 보사노바에서 소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다채롭다. 이토록 스타일이 다양하다는 것은 밴드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의 우회적 표현이다. 밴드의 생명은 바로 개성 아닌가. 탄탄한 연주와 편곡, 그리고 양질의 사운드도 귀를 끈다. 신인들이 만든 것치고는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하고 싶다. 단지 곡을 모아 정리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어느 정도의 성공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대화, 웹진 IZM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