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당신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음악은 쓰러지려는 당신을 일으켜 세울 수도 있으며,
삶에 온기가 부족한 날 당신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줄
추억의 난로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우표를 붙이고 가지 않아도 순식간에 도착하는 편지이며,
언제든 다시 열어볼 수 있는 즐거운 편지라는 것을...
찬바람 부는 세상을 건너가는 당신에게 보내는 따뜻한 음악편지
눈이 내려 쌓이는 산자락을 걷다가 허름한 여인숙으로 돌아왔을 때
구석에 놓인 라디오가 있었습니다.
지직거리는 라디오의 다이얼을 정성껏 맞추어 마침내 음악을 찾아내었습니다.
안데스 고원을 지나고, 노르웨이의 숲도 지나고, 아일랜드의 호수에 잠시 머무르다
시베리아의 눈 덮인 벌판을 달려 자작나무를 흔들고 온 바람 같은 음악을...
호화로운 오디오로 듣는 음악보다 더 그윽한 음악이 낡은 방을 가득 채웠습니다.
순간 그 낡은 여인숙은 벽난로가 타닥타닥 타오르는 산장이 되었습니다.
마른 나뭇가지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을 것 같은 마법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생에 즐거운 편지를 받아본 적이 있던가요.
편지는 언제나 한 발 늦게 도착하고, 마음의 유효기간은
그보다 먼저 지나쳐 있지는 않았던가요.
그러나 음악에는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당신이 그 음악을 기억하는 한...
당신의 추억 어느 구석에 음악이 남아 있는 한...
당신, 언젠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음악은 계단이어서 하나씩 딛고 올라서게 한다고.
음악은 벽이어서 의지할 곳 없는 마음을 기대어 앉게 한다고.
음악은 다리를 뻗고 쉬게 하는 구석이라고.
음악은 나에게서 당신에게로 건너가는 문이며 다리라고. 그리고 음악은
고원 위에 지은 고독한 집이며 초원 위에 지은 너그러운 집이라고.
나도 당신에게 속삭이고 싶습니다. 음악은 즐거운 편지라고...
황동규 시인은 '즐거운 편지'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것'을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뜨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이라고 말이지요.
'해가 뜨고 바람이 부는 일'이 어찌 사소한 일일까요.
하지만 그 엄청난 일을 사소하게 느낄 만큼 사랑의 힘은 큽니다. 음악도 그렇습니다.
음악은 '그대의 생활 속에서 아침이 시작되고 밤이 오는 일처럼
당연하고도 사소한 배경'입니다.
하지만 어느날 당신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음악은 쓰러지려는 당신을 일으켜 세울 수도 있으며,
삶에 온기가 부족한 날 당신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줄
추억의 난로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우표를 붙이고 가지 않아도 순식간에 도착하는 편지이며,
언제든 다시 열어볼 수 있는 즐거운 편지라고...
P.S.
'세상의 모든 음악'이 다섯 번째 집을 지었습니다. 어려운 이 시대에 음악이,
이 너그러운 집이 당신을 포옹하러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이제 당신이 팔을 벌려 음악을 안아줄 차례입니다.
- 세상의 모든 음악 제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