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에 잔흠집이 여러개 있으나 듣는데는 지장없슴
영원히(?) 어리고 귀엽기만 한, 또 아이돌 스타일 것만 같던 모패츠가 국내팬들 곁에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물론 외적인 모습에서도 그렇지만 음악적인 면에서도 이전 앨범보다 훨씬 더 노련함이묻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하게 구사하는 보컬뿐 아니라 사운드 역시 한층 무르익었다는 걸 느낄 수가 있다. 한마디로 이번 앨범을 표현한다면 ‘모패츠의 성숙버전’ 앨범이라 하면 될까? 한때 컨트리 가수였던 이들이 이제는 다양한 보컬과 기타 리프를 구사하며 뮤지션으로서 거듭났기 때문이다. CHAPTERⅠ: A NEW BEGINNING이후 국내에서 두 번째로 발매되는 이번 앨범 타이틀은 SUBMODALITIES이다. ‘이미지의 시각적 변화 A Visual Change in Image’란 뜻을 지닌 이 말은 클린트가 ‘Using Your Head For a Change’란 책을 읽고 제안한 단어다. 그의 제의에 모패츠 멤버들은 SUBMODALITIES가 자신들의 변화된 모습과 음악을 표현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해 결국 새 앨범 제목으로 낙점된 것이다. 모패츠의 맏형인 스콧의 말을 들어보면 타이틀이 얼마나 적절한지를 알 수 있다.
“지난 앨범 CHAPTERⅠ: A NEW BEGINNING에서 팝밴드로서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꽤 좋은 곡들을 만들었었고 앨범 판매도 나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을 담고 싶습니다. 이번 앨범은 U2, 라디오 헤드(Radiohead), 비틀즈(The Beatles), 비치 보이스(Beach Boys), 니르바나(Nirvana) 등 우리가 듣고 자란 음악들로부터 영감을 얻은 음악들로 이루어져 있죠. 그게 바로 모패츠 음악입니다. 사운드는 상업적인 동시에 실험적이고 도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메탈리카(Metallica), 본 조비(Bon Jovi), 브라이언 아담스(Bryan Adams)등의 앨범에 참여했던 록계의 유명 프로듀서 밥 락(Bob Rock)이 함께 작업하면서 이들의 변신에 큰 영향을 주었다. 밥 락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개성이 담겨있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음악을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을 해주었는데, 그 충고를 듣고 팬들에게 진정한 뮤지션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새로운 앨범 SUBMODALITIES이다.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팝멜로디와 강렬한 기타 리프가 잘 어울어져 록에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지는 음악들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얼터너티브, 팝, 록이 이 앨범에 모두 담겨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먼저 캐나다에서 발표되었던 싱글 앨범 Bang Bang Boom을 통해서 이들의 변화된 음악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데... 한층 더 강해진 보컬과 사운드가 돋보이는 이 곡은 발표하자마자 캐나다 차트 정상에 우뚝 서는 기염을 토했다.
California는 밝고 경쾌한 팝멜로디와 록이 잘 조화되어 듣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곡. Typical, I Don't Want You To Want Me, Life On Mars, Call The Doctor 등에서도 모패츠의 달라진 음악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그외 중간중간 멋진 화음이 잘 어우러진 All In My Heart와 Who Do You Love는 듣기 편안한 발라드곡이다. 마지막으로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2개의 히든 트랙 Spy다. 5분 47초의 히든 트랙 하나가 끝나고 나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성급하게 파워버튼을 누르지 말아야 한다. 긴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존 앨범에서 모패츠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음악의 완결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한 프로그레시브 록 사운드가 돋보이는 이 히든 트랙을 듣고 있다보면 ‘정말 모패츠의 곡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음악적인 끼와 더불어 노력까지 한다면 분명 훌륭한 뮤지션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모패츠는 아직 10대지만 하지만 이 두가지를 두루 갖춘 뮤지션임에 틀림없다. 또 이번 앨범으로 기존의 팝팬들뿐 아니라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음악이 어떻게 성숙해졌는지 궁금한 분들이라면 팬들 곁으로 다시 돌아온 멋진 네 남자 모패츠의 새로운 앨범SUBMODALITIES를 한 번 들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