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새로운 회사와 인수합병을 진행 중인 재민은 상대사의 현지공장을 실사하기 위해 약혼자인 영주와 함께 자카르타로 날아온다. 빡빡한 일정의 출장길이라 따라오지 말라는 재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옛사랑이던 인욱이 자카르타에서 근무 중이라는 동창회보의 근황란을 본 영주는 재민을 졸라 무조건 따라나선 것이다.
인욱이 자카르타에 있는 공장근무를 자원한지 삼년. 단순하게 반복되는 공장 업무 외에 할 일이라고는 골프,수영, 그리고 여자를 사는 일 뿐인 그곳에서 인욱은 같이근무하는 한국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않은 채 더욱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살고 있다. 영어와 인도네시아어를능숙하게 구사하며 현지인들과는 오히려 친밀하게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도 공적인 일 외에 사적인 일에는전혀 틈을 보이지 않는 인욱을 공장장 이하 직원들은기분 나빠하면서도 두려워한다. 영주네 계열사로 회사가 합병된다는 소식에 회사를 그만 둘 결심을 한 인욱은 인도네시아를 떠나기 전에 발리나 구경해볼 심산으로 휴가원을 던진다. 하지만 갑작스런 재민의 방문 소식에 공장장의 애원으로 인욱의 휴가는 하루 늦춰진다. 인욱이 회사에서 브리핑자료를 준비하는 동안 지사장의 마중을 받으며 공항에 도착한 재민은 영주를 호텔에 데려다 놓고 곧바로 공장으로 향하고 방안에 혼자 남은 영주는 휴대전화번호가 적힌 찢어진 동창회보를 펴들고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인다.
공장을 시찰하고 공장장의 브리핑을 듣는 동안 유독 어딘가 건방진 태도를 보이는 인욱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 재민. 호텔에서의 저녁식사 자리. 약혼자와 같이 식사를 할 것을 종용하는 공장장의 권유로 영주에게 전화를 하는 재민. 통화중이다. 이때, 인욱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무심코 받아드는 인욱. ... 영주다. 전화기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 인욱을 눈으로 쫓는 재민. 인욱은 영주와 통화를 하며 영주가 재민의 약혼자로 이 호텔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심장이 멎을 듯 놀라지만 만나자는 영주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황당해 하는 공장장과 재민을 남겨 두고 저녁식사자리까지 빠져나와 버리는데...
[등장인물]
- 이수정(하지원)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오빠 `장수`와 어렵게 자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고만 치고 돌아다니는 오빠를 대신해 집안 살림을 거의 꾸려나가다시피 한다. 어릴 때부터 삶에 지쳐 노력으로 꿈을 이루리라는 환상을 일찌감치 버린 수정. 어렵게 순전히 혼자 힘으로 대학이라는 데도 들어가 보지만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한 방에 인생을 역전시킬까 하는 생각뿐이다. 나름대로 예쁘고 똑똑하다고 생각하여 연예계로 진출하거나 아니면 돈 많은 남자를 잡는 야무진 꿈을 꾸어보지만 연예계는커녕 일생에 돈 많은 남자라곤 구경조차 못해보고 사기꾼 같은 놈들에게 연거푸 당한데다가 교도소를 제집 드나들 듯 하는 양아치 오빠 때문에 되는 일도 없이 빚더미에 올라 앉는다. 우울하기 짝이 없는 인생이지만 혼자 있을 때 가끔 소주잔을 기울이며 눈물짓는 것 말고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처한 환경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언제나억지로라도 웃는 모습을 보인다. 조국도 싫고 가족도 싫어진 수정의 귀에 어느 날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가 들려온다. 발리에서 돈 많은 남자를 물어 팔자 핀 여자의 이야기....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 재산(?)을 털고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발리로 떠나는 수정. 하지만 수정의 눈에는 신혼여행객 아니면 할아버지 할머니들밖에 보이지 않고 마침내 싸구려 호텔비조차 밀려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수정 앞에 영세여행사를 운영하는 조상배가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조상배의 권유와 돈 많은 왕자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현지 가이드 생활을 시작하는 수정. 하지만 점차 가이드 생활에 익숙해지는 만큼 몸과 마음도 지쳐가면서 한 푼의 팁에 목숨을 거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수정에게도 꿈에 그리던 기회가 찾아온다. 굴지의 의류업체 실장이자 막후세력의 아들 재민을 가이드하게 되는데...
- 강인욱(소지섭)
부모의 이혼과 엄마의 복잡한 남성편력, 지긋지긋한 가난, 애정결핍.... 어릴 때부터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은 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모든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욱.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도 않고 나서지도 않지만 누구라도 자신의 세계에 들어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섬뜩할 정도의 냉정함 때문에 주변엔 언제나 아무도 없다. 하지만 영주를 만난 이후 인욱은 굳게 닫아 놓았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자기가 갖고 있지 않은 모든 것을 갖고 있는 그녀를 보며 처음으로 인생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지만 그것도 잠시 영주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하게 된다. 겨우 열었던 마음의 문을 전보다 더욱 굳게 닫은 인욱. 자포자기적인 심정으로 아무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인도네시아 생산공장에 자원하여 자카르타 소재의 의류 생산공장에서 자신의 능력과 무관한 일차원적인 업무에 밤낮으로 시달리며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영주의 약혼자인 재민이 눈앞에 나타나면서그의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세상에 대한 복수심과 뒤틀린 욕망이 무섭게 분출하기 시작하는데...
- 정재민(조인성)
군정보기관의 요직을 두루 거친 후 전역하여 개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재벌 보다 더 큰 자금 동원력과 권력자보다 더 큰 권력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버지의 존재는 재민에게 절대적이다.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아버지가 만족할 때까지. 재민은 자라면서 아버지의 뜻을 한번도 거역한 적이 없다. 오히려 아버지가 원하는 길이라고 믿는 길을 가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형한테만 관심이 있을 뿐 재민에게는 별다른 애정을 보이지 않는다. 영국과 미국의 귀족학교에서 귀족처럼 청소년기를 보내고 역시 명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월스트리트에서 실무를 쌓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 시절 인욱과 헤어져 미국으로 보내진 영주를 우연히 파티에서 만난 후 지금껏 교제해 오고 있다. 비록 영주를 만난 것이 아버지의 뜻에 따른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의 기준으로 아버지의 마음에 들 만한 여자를 골랐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깨닫고 영주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의심하는 재민. 하지만 어차피 예정된 길이라 여기고 적응하려 애쓴다. 겉으로는 예의 바르고 매너 있게 행동하지만 황태자로 커 온 탓에 자신을 떠받들어 주는 머리 나쁜 주변 사람들을 경멸하는 자기 중심적인 거만함을 가지고 있다. 영주와의 결혼을 앞두고 영주 아버지에게서 그룹경영에 참여하라는 제의를 받고 영주네 회사에 들어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여 일에 파묻혀 살고 있다. 아킬레스건인 아버지만 빼고는 인생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던 재민에게 인욱과 수정이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회오리바람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 최영주(박예진)
불편함이나 모자람, 고통, 슬픔, 열등감, 같은 단어들과는 거리가 멀다.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은데다 머리도 좋아 비록 수백만원짜리 과외는 했지만 일류대에 척 붙어 다른 형제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인생에 굴곡이라곤 없던 그녀에게 같은 학교의 선배인 인욱이 나타나면서 사랑과 아픔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고 쓰라린 이별도 맛 본다. 강제로 미국으로 보내져 재민과 만나며 인욱을 잊으려 애쓰지만 마음속 깊은 곳엔 언제나 인욱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재민과 인욱이 동시에 수정을 사랑하게 된 것을 알게 된 후 지금껏 살아온 인생과는 거리가 먼 단어들을 가슴에 품고 복수의 칼을 간다.
[Special Features]
- 감독 및 배우 인터뷰
- '발리에서 생긴 일' 인기비결
- '발리에서 생긴 일' 예측불허의 결말
- 비공개 NG 장면
- TV 백과사전
- '신이'의 하루
- 스타 스페셜 '소지섭'
- 발리팀 VS 최수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