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뒷맛
로맨스를 가득 머금은 현악 항우울제
귀로 먹는 초콜릿, 자하 토르테
Zaha Torte (ザッハトルテ) ‘The Snack To 3 Euro’
”아코디언, 첼로, 기타로 빚어낸 어쿠스틱 트리오”
“자하 토르테의 진가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라이브를 보라.”
- 일본의 국보급 아코디언 연주자, 코바(coba)
‘Rainbow In The Sky’
일본TV 조조 뉴스 프로그램 ‘오하요(Oha!4)’ 삽입!
인터넷에 떠도는 건강 기사를 읽다보면 우울할 땐 초콜릿을 먹으라고 말한다. 이에 들어있는 미량의 카페인, 페닐에칠아민, 데오브로민 등 이름만 들어도 우울해질 듯(?)한 외래어들이 침체된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성분들의 이름이란다. 하지만 꼭 초콜릿을 먹어야만 우울증이 해소되는 건 아니다. 귀로 먹는 초콜릿, 자하 토르테(Zaha Torte)가 여기 있다.
파티쉐의 마음도 녹여버린 3인조 현악 웨이터
아코디언, 기타, 첼로로 구성된 어쿠스틱 현악 트리오 자하 토르테. 이들은 일본 교토의 명문대학교 리츠메이칸의 음악 써클에서 만났다. 일본인이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매끈한 유로피안 멜로디를 뽐내고 있는 자하 토르테의 음악은 특유의 상쾌함으로 모든 연령대의 귀를 자극시킨다. 한 번도 유럽에 가지 못한 이에게도 세느 강의 풍경을 상상 만드는, 우아한 티타임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자하 토르테의 첫 번째 메이저 데뷔 앨범인 [The Snack To 3 Euro (간식은 3유로까지)]는 현악 연주의 매력의 정점을 들려준다. 앨범의 문을 여는 두 번째 트랙 ' The Zaha Torte Swing '은 스윙 재즈의 일면이 돋보인다. 그 중에서도 구슬프지만 희망찬 아코디언 멜로디가 단숨에 두 귀를 사로잡는 ' Rainbow In The Sky '는 앨범에서 단연 눈에 띄는 트랙으로, 일본 TV의 조조 뉴스 프로그램 '오하요(Oha!4)'에 타이업 되기도 했다. 달콤한 파이를 사먹을 3유로를 몰래 주머니에 넣고 걷는 듯 ' The Snack To 3 Euro '는 평화로운 파리의 정오를 떠오르게 하며, 비가 수없이 많이 내리는 날 홀로 카페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픈 ‘Sheltering From The Rain’의 차분함과 빠른 보폭으로 거리를 걷는 아멜리에의 단발 머리가 떠오르는 ‘Kinmeginme’를 비교해서 듣는 것 또한 즐거움을 준다.
카페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끝없이 이어지는 소녀들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 Round The Café ', 종달새가 지저귀는 듯한 ' BEL OISEAU '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앨범은 러닝 타임 내내 초콜릿 가루를 흘리지 않는다. 각기 다른 색감과 맛의 초콜릿 12알을 깨물어 먹은 듯 신선한 한 곡 한 곡에 텁텁함의 여지란 없다. 앨범 전반을 리드하는 아코디언의 탄력적인 멜로디가 박하향 가득한 청량감을 한 가득 전해주기 때문이다.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 그 맛, 자하 토르테
인디즈에서 2장의 CD를 발표하고 이제 겨우 오버그라운드에서 데뷔앨범을 발표한 신인이지만 자하 토르테는 이미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3년에는 프랑스의 대형 아코디언 페스티벌 'le Grand Sufflet'에 초청되어 파리(Paris)와 렌(Rennes)등에서 공연을 펼쳤다. 브라타뉴주(Bratagne)에서는 무려 6번의 앙코르를 받을 정도였다고 하니 이들의 해외 진출의 가능성이 상당 부분 가늠된다.
최근에는 교토의 카페 '사라사 니시진(SARASA NISHIJIN)'을 거점으로 각지 카페 투어, 미술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는 그들. 일본의 다이칸야마 카페 골목에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듣고픈 이들의 음악. 바다 건너 찾아가기 힘든 우리에게 조만간 신사동 가로수길의 아기자기한 카페 안에서 이들의 연주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글 / 김현정 (칠리뮤직 코리아)
[Discography]
2003년, 1집 '다실 유럽' 발매 (자체 제작)
2005년, 2집 '당신과 왈츠를 추고 싶다' 발매 (자체 제작)
2008년, '간식은 3유로까지'로 메이저 데뷔
[Member Profile]
토마루 토모하루 (accordion)
1980년 11월 20일생
팀의 리더로 자하 토르테의 반 이상의 곡을 작곡하고 있다.
1999년, 아이리쉬 음악을 접한 뒤 교토에서 아코디언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집시 음악, 파리 뮤젯트 등 동서 유럽 음악에 심취한다. 2003년부터 재즈, 음악 이론, 주법 등을 배워 현재 자하 토르테의 악곡 반 이상을 작곡해내기에 이르렀다. 2005년, 빅터 엔터테인먼트의 'dorlis'의 투어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에코 (guitar)
1981년 5월 22일생
고교 시절 오카야마역에서 이야기 스트리트 공연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학생 시절엔 하와이안, 집시 음악, 아이리쉬 밴드 등에서 활동했으며 특유의 입담으로 자하 토르테에서 MC 역할을 맡고 있다.
요스케 (cello)
1981년 4월 21일생
첼로와 팀의 홍보를 맡고 있다. 4살부터 10여년간 클래식 첼로를 배웠다. 중학교 때는 펑크록에 빠져 레이몬스(RAMONES),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블루하츠(THE BLUE HARTS)에 심취해 있기도 했지만 대학에 입학해 자하 토르테를 만나 다시 첼로를 시작한다. 자하 토르테 외의 즉흥 유닛에선 댄서들과 함께 등장하거나 무려 여장, 전라 등의 파격적(?)인 모습으로 연주를 한다.
Official site : http://za-ha.hp.infoseek.co.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