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힙합 역사의 영원한 이방인, UMC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난 유승균(2009년부터 본인이 늘려놓은 닉네임인 ‘UMC/UW‘로 불리우는 래퍼)은 가리온, 45RPM, 조PD, 다이나믹 듀오 등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고교시절이었던 90년대 후반 당시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힙합씬에 스스로 뿌려진 씨앗이자 뿌리들 가운데 하나이며, 97년말부터 클럽활동을 시작한 국내 언더힙합의 1세대인 동시에, 독자적인 방법론과 고집스러운 스타일로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힙합계 최후의 이방인으로써, 한국힙합음악의 개념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뮤지션이다.
UMC는 음악적으로도 국내 힙합뮤지션들과의 교류가 매우 적으며, 은둔형의 소규모 홍보방식으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기피하는 성격을 보인다. 그러나 그는 10여년간 정규앨범 한장과 네곡의 싱글, 적은수의 피쳐링 등의 대단할 것이 없는 스펙만을 가지고도 오랜시간 매니아들에게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남아있으며,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힙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인 한국어와 라이밍에 대한 주제에 있어 늘 첫번째로 등장하는 MC이기도 하다.
1999년 DJ Uzi, 현상,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태완 등과 함께 발표한 SoulTrain Brotherhood(feat. P-Type) - ‘Y2SoulTrain(Be the main)’을 시작으로 온라인과 클럽무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2000년 당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의 등용문의 역할을 하던 millim.com에서 발표한 'Shubidubidubdub', 'XS denied'가 장기간 다운로드 1위 행진을 거듭하며 씬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같은 크루를 이루었던 작곡가 김도현과의 작업으로 메이저 가요계에서의 참여작도 적지 않다. 2005년 정규 1집 'XSLP'를 발표하여, 후일에도 꾸준한 온라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가난한 사랑노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등을 스테디셀러로 만들어 낸다. 같은 해 4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우리가 홀로 서기까지’는 일본과의 영토분쟁이 사회문제로 불거지는 가운데 꾸준히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앨범 발표후 몇차례의 쇼케이스 직후 특별한 활동이 없이 입대하여 특전사에서 2년간 군복무를 하였으며, 제대후 ‘다시 하고 싶을 때까지 나는 음악인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활동중단을 이어가다 2008년말 작업을 재개, Ra.D와 Insane Deegie의 음반에 참여하였다.
이름, 음악, 작은듯 큰 변화 : UMC/UW의 2집 'One/Only'
2000년대 초에는 자로 잰듯한 라이밍과 플로우의 소유자로 각광받았던 UMC는 얼마안가 힙합의 대세로 여겨지던 각운(끝글자를 맞추어 운율을 드러내는 시 언어의 사용법)제일주의의 가사방법론에 홀로 반기를 든다. 이후 ‘한국의 시와 한국의 가요가 쓰던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한국의 랩이 될것이다’라는 그만의 작법에 맞추어 만들어진 ‘Shubidubidubdub’, ‘XS denied’,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가난한 사랑노래’, ‘우리가 홀로서기까지’ 등이 모두 스테디셀러 음원으로 기록되며 팬들에게 환영받는 동시에 아티스트 본인은 비난과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모든 새로운 것이 초창기와 정착기에 그러하듯 새로운 방법론을 들고 나온 이들에 대해 떨어지는 박해와 비난이 한국 힙합씬에 있어서는 UMC/UW에게 주로 쏟아졌으며, 이는 그의 2집 ‘One/Only’에서도 그의 새로운 음악적 토양이 되어 드러나고 있다.
괄목할만한 성적을 낸 힙합계의 영건들인 JJK, Kebee, The Quiett이 참여한 연작 ‘Me vs people pt.1,2’와 자신이 10년전에 썼던 가사를 끄집어내어 ‘지금 힙합씬의 각운제일주의적 방법론은 발전이 아닌 퇴보 혹은 정체일수도 있다’는 본인의 견해를 담은 가사의 ‘다 #’에서는, 조롱과 비아냥 속에 반어적으로 드러나는 UMC/UW의 음악적/방법적 신념이 표현되고 있으며, 동시에 불리한 시장의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그의 소신을 엿볼 수 있다.
일반적인 팬들이 UMC에게 사로잡혔던 그의 절대우위의 메세지 전달력 역시 여전하여, 투표의 중요성을 주장한 ‘Bullets’, 연예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담하게 그려낸 ‘자영이’, 전 앨범의 ‘91학번’의 후속작 격이며, 주인공의 자조적인 어조는 그대로이나 화자의 세대만을 바꾸어 이야기를 풀어낸 ‘98학번’, 어찌보면 20세기 이후의 가요에도 없는 타령조의 방식을 채택한 듯한 경제공황에 대한 이야기 ‘내 돈 어딨냐’ 등에서 여전히 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전곡을 작곡한 프로듀서 현상의 실험성과 완성도 높은 곡들 역시 본 앨범의 중요한 흥미요소. ‘When I first kissed you’, ‘뭐1’ 외에도 앨범의 모든 트랙에서 대부분의 힙합프로듀서들의 작법인 샘플링을 단 한부분에서도 채용하지 않고 복잡다단한 미디 시퀀싱과 UMC/UW의 목소리만으로 음반을 꾸며낸 두 사람의 고집스러움이 빛난다. Insane Deegie, Kebee, Rhymer, hiphopplaya.com의 대표와 운영자 등이 직접 녹음한 스킷들도 음반을 음반전체로 감상하는 일에 재미를 더한다.
팬들을 위한 UMC/UW의 특별한 서비스 - 'One/Only' 1st delivery edition.
인터넷에서의 유명세, 초창기 프리스타일 배틀 MC로서의 활동, 언더그라운드는 물론 메이저 레이블 가수들과의 협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힙합씬에서 가능한 모든 래퍼의 활동반경을 아울렀던 UMC/UW의 다양한 음악적 접근의 결과물을 보여줄 세 곡의 보너스트랙을 담고 있는 UMC/UW 2집의 한정 특별초판. 아티스트 본인의 분열하며 타협하는 자아를 드러낸 일반판의 두가지의 자켓을 한번에 담고 있는 특별판용 부클릿과 더불어 음반에 담겨있는 미공개 신곡들은 다음과 같다.
아무런 비트없이 메트로놈만을 들으며 한 호흡에 녹음을 완성시킨, 온-스테이지 래퍼로써 UMC/UW의 능력을 과시한 아카펠라 트랙 ‘열을 기다리며’, “슬픔을 드러내는 음악적 도구로 힙합만한 것이 없다”는 UMC/UW의 지론을 투영시킨 ‘You mean everything to me’의 리믹스, 실력파그룹 Brownhood 출신의 MC D.Theo가 참여하며 ‘UMC의 음악은 파티에 쓰일 수 없다’는 고정관념에서의 탈피를 시도한 전형적인 파티튠 ‘망할; Party crasher’에 이르는 세 곡의 보너스 트랙은 본 한정판에서만 공개되었으며 일반판을 포함 인터넷판에서도 구입할 수 없는 희소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