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패키지로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음악적 연대기를 소장한다!
위대한 7 아티스트의 히트곡을 각각 3장의 CD에 담은 베스트 앨범 시리즈 에센셜 3.0
전세계적으로 2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Essential”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 [에센셜 3.0 시리즈]
* 3단 디지팩 + 부클릿 + 해설지 등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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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미국에서만 발매된 3단 디지팩 에디션을 파격적인 할인가로!
펑크(Funk)의 시대를 대표했고, 그 중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던 밴드,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의 대표곡들을 한 자리에 모은 에센셜 컬렉션의 2009년 확장판「The Essential Earth, Wind & Fire 3.0」
국내 팝 음악 팬들에게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의 히트 싱글 <After The Love Has Gone>은 요새도 FM 음악 프로그램에서 흘러나올 만큼 오랜 세월 인기를 얻는 ‘Oldies But Goodies’ 트랙이다. 그러나 이 곡 하나만으로 이 밴드의 음악을 평가하는 것은 마치 눈가리개를 한 채 코끼리 다리를 만지면서 전봇대라고 말하는 경우와 같다. 백인 프로듀서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의 손을 통해 좀 더 컨템포러리 팝 사운드에 가깝게 어레인지된 이 싱글로는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음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펑크(Funk)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곡의 우수성을 부인하는 표현은 아니다.)
사실 펑크는 우리가 요새 듣고 있는 업비트의 주류 R&B/Urban부터 힙합 트랙, 심지어 애시드(Acid), 라운지 계열의 사운드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리듬의 대중음악’의 원류에 놓이는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지구상 어느 곳에서는 어떤 뮤지션이, 어떤 DJ가 펑크 시대의 음원을 통해서 새로운 재창조의 아이디어를 얻고 있을 테니까. 역사적으로 60년대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Sly & The Family Stone) 등의 음악으로 대중과 친밀해진 이 음악은 70년대로 넘어오면서 팔라먼트(Parliament)와 펑카델릭(Funkadelic)의 리더였던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이라는 또 다른 히어로의 등장과 함께 더욱 그 정체성을 확고히 다졌다. 그리고 그와 함께 코모도스(Commordores),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 등의 대중적 펑크 밴드들의 주류 차트 진출이 또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했으며, 이러한 펑크의 리듬감의 매력이 신시사이저와 드럼 머신의 발달을 통해 70년대 후반 디스코(Disco)의 열풍을 몰고 온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 가운데 어스 윈드 앤 파이어는 음악적으로도 평론가들에게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인기 면에서도 앞서 말한 다른 동시대 밴드들보다 더욱 높은 인기도를 가졌던 팀이었다. 그들의 최전성기였던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를 보더라도 이들은 4장의 앨범들이 멀티 플래티넘(2백만장 이상)을 기록했고, 1975년 싱글 <Shining Star>가 1위를 차지한 시점부터 83년까지 14곡의 Top 40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들의 전성기 히트곡을 모았던 「The Best of Earth, Wind & Fire Vol.1」(1978)이 현재까지 5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거둔 것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지속적인 인기를 누린 밴드였는지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근래 그들이 거두고 있는 성적이다. 비록 차트에서 높은 순위에 들지 못했더라도 그들이 재결합 이후 2000년대에 발표한 정규앨범 2장이 모두 골드 레코드를 기록한 것은 정말 이채롭다. 흑인 음악계 최고의 프로듀서 퀸시 존스(Quincy Jones)마저 “그들의 음악을 처음 들은 그 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그들의 열렬한 팬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흑인 뮤지션들 사이에서 이들에 대한 존경심이 확고한 것(이는 국내에서 R&B와 퓨전 계열 음악을 하는 모든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이 돌아온 이들의 행보를 그토록 지지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하여튼,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모리스 화이트(Maurice White)의 작곡자로서의 재능, 리드 보컬 필립 베일리(Philip Baily)의 매력적 가성이 빛나는 보이스를 내세운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펑크는 백인들도 쉽게 공감할 대중적 멜로디 라인 위에 충실한 리듬감과 아프리칸 악기 칼림바(Kalimba)의 토속적 감성까지 더해져 70년대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몸을 들썩거리게 만들어 왔다. 그렇기에 소니 뮤직의 대표적 아티스트들의 베스트를 엄선하는 ‘Essential' 시리즈에 이들이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할 것이다.
대중과 공감하면서도 훵크의 본질에 충실했던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음악 여정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리더 모리스 화이트는 1941년생으로 고교시절부터 음악 교사를 꿈꾸며 작곡과 연주를 익혔지만, 졸업 후에는 직접 프로 뮤지션이 될 것을 결심하고 1962년 체스(Chess) 레이블의 세션 드러머가 되었다. 그리고 1967년부터 3년간 램시 루이스 트리오(Ramsey Lewis Trio)의 멤버로 활약하면서 아프리카의 민속 악기인 칼림바를 연주하는 법을 배웠다. (이때부터 그는 이집트와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웠는데, 훗날 이들의 앨범에 이와 관련된 커버가 등장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 후 밴드를 나오면서 키보디스트 돈 화이트헤드(Don Whitehead)와 싱어 웨이드 플레몬스(Wade Flemons)와 설티 페퍼스(Salty Peppers)라는 밴드를 결성한 모리스는 이후 밴드의 이름을 어스 윈드 앤 파이어로 바꾸고 동생이자 베이시스트 버딘 화이트(Verdine White)를 끌어들이면서 아예 8인조 대규모 멤버 진용을 편성하게 된다. 여성 백보컬과 기타리스트, 색소폰, 트럼본, 퍼세션 주자들까지 영입해서 세션 없이 밴드 내에서 모든 연주를 충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난 후, 이들은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와 계약을 맺고 셀프 타이틀 앨범 「Earth, Wind & Fire」,「The Need Of Love」(1971)을 발표했지만, 대중의 실질적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초기 두 앨범의 실패로 인해 다시 모리스는 멤버들을 재편했고, 그 과정에서 밴드의 실질적 리드 보컬이 된 필립 베일리가 합류하게 되었다. 필립은 덴버 출신의 R&B 그룹 프렌즈 앤 러브(Friends & Love)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무대를 보고 필립이 그를 영입했던 것이다. 마침내 1972년 콜럼비아 레이블과 계약을 맺은 밴드는 마침내 모리스, 버딘, 필립과 함께 제시카 클레베스(Jessica Cleaves, 보컬), 롤랜드 버티스타(Roland Bautista, 기타), 로니 로우즈(Ronnie Laws, 플롯/색소폰), 래리 던(Larry Dunn, 건반), 랄프 존슨(Ralph Johnson, 드럼)의 라인업으로 3집「Last Days and Time」(1972)로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다시 롤랜드와 로니의 자리를 각각 알 맥케이(Al McKay)와 조니 그래험(Johnny Graham), 그리고 앤드류 울포크(Andrew Woolfolk)로 교체하고 발표했던 4집「Head to the Sky」(1974)에서 첫 Top 40 히트곡 <Mighty Mighty>와 <Devotion>을 히트시키면서 이들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반응을 얻어냈다. 이어서 5집「Open Your Eyes」까지 2장을 연속 플래티넘 히트로 만들면서 이들은 인기 밴드로 확실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제대로 된 스타덤을 안겨준 앨범은 바로 1975년에 발표된 6집이자 동명의 영화의 OST(멤버들이 직접 카메오 출연을 했다)「That’s The Way Of The World」였다. 여기서 타이틀 트랙(12위)과 <Shining Star>(1위)가 대히트를 하면서 앨범은 3백만장의 판매를 거두었고, 이후 그들의 인기는 탄탄대로처럼 펼쳐졌다. 골드 싱글 <Sing A Song>(5위)을 배출한 (신곡을 담은) 첫 라이브 앨범「Gratitude」(1975), 역시 골드 싱글 <Getaway>를 배출한 7집「Spirit」(1976), 지금까지도 여러 뮤지션들이 꾸준히 리메이크하고 있는 싱글 <Fantasy>(32위)가 수록된 8집「All 'N All」(1977)까지 이들은 마치 ‘Soul Train’이라는 미국의 흑인 음악 전문 TV쇼의 제목처럼 거침없이 주류 팝 씬을 질주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첫 베스트 앨범을 발표한 1978년과 9집「I Am」1979년이 그들의 히트에서는 정점이었는데, 이 시기에 우리가 아는 그들의 대표적 히트곡들이 모두 탄생했다. 비틀즈의 곡을 소울풀하게 바꿔버린 <Got to Get You Into My Life>(9위), 지금도 70년대 펑키 소울의 대명사처럼 들려지는 싱글 <September>(8위), 이모션스(Emotions: <Best of My Love>로 인기를 누렸던 여성 트리오)와 함께한 <Boogie Wonderland>(6위), 그리고 이들의 대표 발라드가 된 <After The Love Has Gone>(2위)까지 놀라운 히트 행진이 이어지면서 다른 주류 디스코 트랙들을 위협할 정도의 인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80년대로 넘어오면서 발표했던 10집「Faces」(1980)는 모리스가 여러 아티스트들의 음반에 프로듀서로 나서면서 바쁜 활동을 한 여파인지 예상 밖의 소폭의 인기에 머물렀고, 11집「Raise!」(1981)는 <Let's Groove>라는 또 하나의 빅 히트곡을 낳았지만 모리스가 세운 레이블인 ARC는 경영 악화로 치닫고 있었다. 결국 12집「Powerlight」(1983, 마지막 Top 40 히트곡 <Fall in Love with Me>를 낳았다)과 같은 해 말 홍보 없이 발표된 13집「Electric Universe」를 끝으로 필립의 단독 결정으로 밴드는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만다. (이후 4년간의 공백 동안 필립은 솔로 앨범「Chinese Wall」(1985)를 통해 필 콜린스(Phil Collins)와의 듀엣 <Easy Lover>를 히트시키기도 했다.)
다행히 4년 뒤에 밴드는 필립과 모리스 형제를 중심으로 다시 재결합을 이뤄냈고, 14집 「Touch The World」(1987)와 함께 당시 주류 펑키 R&B에 부합하는 사운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인기는 예전과 같지 않았고, 이후 슬라이 스톤과 MC해머(MC Hammer)를 게스트로 초대한 15집「Heritage」(1990)마저 실패와 함께 레이블에서 떠나게 된다. 그 후 리프라이즈(Reprise)에서 내놓은 16집「Millennium」(1993)은 다시 본연의 사운드를 되찾기는 했지만 역시 상업적 실패로 레이블에서 방출되었다. 이 때 이후 모리스는 다시 자신의 레이블 칼림바(Kalimba)를 설립하고 여기서 밴드의 17집「In the Name of Love」(1997)를 발표했다. 그리고 2000년대에 와서 다시 이들의 음악에 대한 젊은 음악 팬들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용기를 얻은 밴드는「The Promise」(2003),「Illumination」(2005)를 통해 평단의 호평 속에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참고로 2009년에는 그들은 시카고(Chicago)와 함께 투어를 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신보를 준비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한다.)
EWF의 70년대 전성기와 80년대를 종합한 컬렉션의 2009년 확장판「The Essential 3.0」
이번에 발매되는 이 컴필레이션은 이미 2002년에 발표된 2CD 컴필레이션「The Essential Earth, Wind & Fire」의 2009년 확장판으로서, 작년부터 해외에서 기획, 발매되는 ‘Essential 3.0’ 시리즈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히트곡과 리믹스 버전들이 각각 나뉘어 담긴 스페셜 패키지도 별도로 발매되었었다.) 사실 이번 패키지의 첫 번째와 두 번째 CD는 그 당시의 발매본의 수록곡과 동일하다. (다시 말해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70년대와 80년대의 히트곡들은 모두 담겨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패키지에는 8곡의 미수록 베스트 트랙들이 추가로 담겨있어서 그간 이 앨범을 소장하고도 몇 곡이 모자라서 아쉬움을 가졌던 이들의 팬들에겐 반가운 선물이 될 만하다. 다른 에센셜 컬렉션에 비해서 조금 앨범 수록곡의 순서가 연대기적으로 정확하게 배열되어 있지 못한 것이 약간의 아쉬움이긴 하지만, 그래도 수록곡들은 대체로 시간의 흐름에 맞게 담겨있다.
첫 번째 CD에는 이들의 컬럼비아 레이블에서의 첫 싱글이었던 <Evil>을 시작으로 하여 앞서 언급했던 비틀즈의 리메이크 <Got to Get You into My Life>(비지스와 피터 프램튼(Peter Framton) 등이 주연한 비틀스 소재의 영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OST의 수록곡이자 그들의 베스트 앨범 1집에도 담겨있음)까지 주로 1971년부터 1979년까지 히트곡들(앨범으로는「Spirit」앨범까지)이 담겨있다. 우리에게는 조금 덜 알려진 곡들이 많지만, 이들이 초기에 얼마나 펑크의 본질에 충실했던 밴드인지를 아는 데에는 오히려 이 첫 번째 디스크가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실질적으로 국내 음악 팬들이 환호할 히트곡들은 두 번째 CD에 거의 다 담겨있는데, 혼섹션과 필립의 보컬, 그리고 펑키한 리듬감이 작렬하는 <September>부터 <Boogie Wonderland>를 거쳐 전자음이 가미되었어도 여전히 그들다웠던 히트곡 <Let's Groove>까지 이들의 음악이 보여준 멜로디와 편곡의 멋진 조화가 고스란히 정리되어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추가된 세 번째 CD에는 8곡이 추가로 담겨있는데, 앞서 언급한 램시 루이스 밴드의 리더 램시 루이스(Ramsey Lewis)와 라이브로 펼쳐낸 화끈한 펑키 사운드 <Sun Goddess>를 시작으로 필립의 가성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는 훵크 발라드 <Spirit>, 싱글 발매곡은 아니었으나 이들의 대표적 레파토리라 할 수 있는 완벽한 펑키 사운드 <Jupiter>, 87년 재결합 후 발표했던 앨범의 히트 싱글이자 80년대의 트렌디 펑키 R&B에 가까웠으나 그 나름의 매력을 지닌 <System of Survival> 등이 여기에 담긴 대표곡들이라 할 수 있다.
만약 그간에 이들을 <After the Love Has Gone>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다면, 이번 앨범을 통해서 그들이 70년대를 대표했던 진정한 펑키 사운드 그룹이었음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그들의 펑키 히트곡에 익숙해있었던 흑인 음악 매니아들에게도 이 3CD 컬렉션은 그들의 음악 여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음미해 볼 수 있는 가장 충실한 다이제스트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9. 3 글/ 김성환(Music Journa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