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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패키지로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음악적 연대기를 소장한다!
위대한 7 아티스트의 히트곡을 각각 3장의 CD에 담은 베스트 앨범 시리즈 에센셜 3.0
전세계적으로 2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Essential”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 [에센셜 3.0 시리즈]
* 3단 디지팩 + 부클릿 + 해설지 등 수록
* 한정 수량! LIMITED EDITION
* 오직 미국에서만 발매된 3단 디지팩 에디션을 파격적인 할인가로!
단 하루도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이 들리지 않는 날은 없다
음악만으로도 슬픔과 기쁨을 공감하게 만드는, 진정 위대한 팝 아티스트의 음악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최고의 컴필레이션「The Essential Elvis Presley 3.0」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음악이 지구상에서 단 한 번도 들리지 않은 날이 있었을까? 이런 의문을 해결하려고 노력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없었던 날은 그가 음악계에 등장했던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건 어렵지 않다. 주섬주섬 주워들은 이야기 가운데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음악이 단 하루도 방송되지 않은 날은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것 역시 세계의 방송국을 모두 뒤져 방송 횟수를 분석해본 적은 없지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AFKN의 이글 FM에 빠져 있을 때도 정말로 하루에 한번은 레드 제플린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록 밴드 레드 제플린과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비교해 논할 것은 아니지만 앨범 판매량만 본다면 엘비스 프레슬리가 훨씬 높다.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엘비스 프레슬리가 월등하게 높을 줄 알았는데 누적 판매량 집계를 확인해보니 엘비스 프레슬리가 레드 제플린보다 8백만장 정도 더 높은 판매량이었다.) 어쨌든 레드 제플린의 음악이 단 한 번도 방송되지 않은 날이 없었다는데, 엘비스 프레슬리라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틀즈와 비교해볼까 싶어졌지만,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는 레드 제플린 뿐이라 더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런 풍문이 떠도는 것은 비틀즈건 레드 제플린이건, 이 글의 주인공인 엘비스 프레슬리이건, 세계를 뒤흔든 위대한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다. 실수로 어느 하루의 편성표에서 엘비스 프레슬리가 누락되어 단 하루도 방송되지 않은 날이 없다는 게 100% 진실이 아닐 수 있다고 해도 말이다. 팝을 즐겨듣지 않고 오직 가요만 들었던 음악 팬이라고 해도 엘비스 프레슬리는 대부분 알 정도다. 물론 가사를 몰라도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도 물론이고.
맞다. 단지 판매량으로만 봐도 엘비스 프레슬리는 거물이다. 지금까지 모두 1억2천8백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비틀즈가 1억7천만장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엘비스 프레슬리는 통산 2위. 엘비스 프레슬리가 앨범을 발표한 시점이 오래 되었기 때문에 이 누적 판매량 순위는 변동되기 힘들다.
여기에서 엘비스 프레슬리가 어떻게 이 많은 앨범을 판매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건 정말 ‘촌스러운’ 일이다. 그가 ‘제왕의 컴백’이라는 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왕답지 않은 슬럼프 이상의 침체기가 있었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그는 데뷔 때부터 사망에 이를 때까지 팝의 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당연히 그를 사랑하는 전세계의 팬이라면 한 장이라도 더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반을 구입했을 테니 판매량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을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후에 발표된 앨범은 생전에 발표한 수많은 앨범에 비해서 결코 적지 않은 수였다.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와 더불어 사후에 가장 많은 앨범이 공개된 아티스트 순위를 다툴 정도다. 가장 최근의 엘비스 프레슬리 앨범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공개된 2008년의 「Christmas Duets」였다. 비록 싱글 차트에 입성하지는 못했지만 이 앨범에서도 캐리 언더우드의 보컬을 추가한 <I'll Be Home For Christmas>와 마티나 맥브라이드의 보컬을 추가한 Blue Christmas>가 싱글로 발표되었으니 그의 음악이 멈추지 않는 한 우리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듣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력에 대해 이 짧은 해설에 담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일단 그의 첫 번째 공식 싱글은 1954년에 발표한 <That's All Right Mama>였고, 이것이 그의 첫 번째 히트를 기록하면서 음악계에 엄청난 폭풍을 불러오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엘비스 프레슬리가 건강 악화와 약물 중독 등의 이유로 사망한 1977년 8월 16일 사망한 직후 공개된 싱글 <My Way>가 공식으로 마지막 싱글로 기록되었다는 점 정도만 기억해두기로 하자. 1935년생인 그는 1977년 고작 4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떴다.
대부분 RCA 레이블을 통해 앨범을 발표했고 지금도 그의 앨범이 RCA 레이블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수많은 사후 편집 앨범이 존재하고 있지만 대용량을 수록할 수 있는 박스셋을 제외하면 2007년에 발표된 「The Essential Elvis Presley」는 그의 음악 이력을 가장 제대로 수록한 컴필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The Essential’ 시리즈는 더 이상 새로운 베스트 앨범은 필요없도록 만들겠다는 소니(특히 소니 산하의 콜럼비아 레이블)의 전략적인 아이템이었다. RCA 레이블은 BMG 산하의 레이블이었으니 백여장에 가까운 앨범을 시리즈로 발표하는 동안에도 엘비스 프레슬리의 작품은 이 시리즈로 나올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알다시피 소니와 BMG가 합병을 하면서 ‘The Essential’ 시리즈는 BMG 시절의 아티스트로 확장되었고, 그래서 2007년에 엘비스 프레슬리도 이 시리즈에 합류될 수 있었다. BMG 소속 아티스트가 포함되면서 시리즈의 순도는 조금 떨어졌지만, 엘비스 프레슬리라면 자체로 그 누구보다도 높은 순도를 가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시리즈를 통해 소개된 엘비스 프레슬리의 「The Essential」 버전은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싱글 <That's All Right, Mama>에서 시작해 1976년의 <Moody Blue>까지 죽음 직전에 공개한 <Way Down>과 <My Way> 이렇게 두 개의 싱글을 제외하고는 발표 순서대로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그의 음악을 가장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컴필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초기 블루스에서 시작해 로큰롤로 이어지는 그의 음악세계의 변화를 가장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멋진 컴필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저런 곡들이 누락되었다고 해도 시간순으로 잘 정리해놓은 컴필레이션 앨범에는 기본적으로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발표한 연도에 비하면 앨범의 소리가 조금 전 레코딩처럼 깔끔하고 선명한 사운드를 담고 있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앨범 모두가 리마스터링 작업을 완료한 것은 아니지만, 2007년 무렵에는 거의 대부분 리마스터링을 거쳐 선명한 음질로 복원되었고, 될 수 있으면 리마스터링을 거친 음원을 수록했기 때문이다. 그가 섹시하게 엉덩이를 흔들며 소녀 팬들을 홀리는 섹스심벌로 군림할 때의 왁자지껄한 사운드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예상보다 정제되어 있다.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그를 음악으로 뒷받침하는 뛰어난 세션의 참여로 정제된 사운드를 뽑아냈으니 당연한 일이다. <Hound Dog>은 분명 왁자지껄한 로큰롤이지만, 로큰롤 스타들의 음악과 비교해봐도 편곡은 상당히 정제된 편이다. 뭐, 이 무렵 밴드 사운드가 빅밴드 스타일의 대규모 편성에서 벗어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가 절규하든, 속삭이든, 연주와 보컬에서 흠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오리지널 「The Essential」이 좋은 점은 시대순으로 배치해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이 변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고 이미 말했다. 그는 ‘로큰롤의 황제’지만 초기에는 블루스를 자신의 음악으로 끌어오는 것에 능했고, 왁자지껄한 로큰롤의 시기에는 소녀 팬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경쾌함과 격정이 있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발라드는 데뷔 이후부터 사망할 때까지 상당한 양이 있었고, 로큰롤 시기를 지나서는 컨트리 곡을 위주로 노래하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만날 수 있다. 사실 70년대의 엘비스 프레슬리는 이전보다 더 농후한 컨트리를 노래하고 있었다. 이 컴필레이션에는 그렇게 변해가는 과정이 잘 드러난다. 그래서 컨트리 스타일의 노래를 주로 불렀던 CD2 시기의 곡보다는 CD1 시절의 곡이 훨씬 더 익숙하고 편하고 즐거울 것이다. 앨범에 실린 곡들은 싱글 버전으로 수록하고 있긴 하지만 CD1의 <Fever>나 CD2의 <Hurt> 같은 곡은 이 컴필레이션에서만 들을 수 있는 버전으로 실려 있다. 단순한 히트곡 모음집의 아쉬움을 이렇게 넘어서며 새로운 기쁨을 안겨준 것도 이 컴필레이션이 주는 즐거움이다.
지금까지 2007년에 공개된 오리지널 「The Essential Elvis Presley」를 이야기했는데, 지난해인 2008년에 이 시리즈는 「The Essential 3.0」이라는 이름을 붙인 확장판이 공개되었다. 모든 앨범이 그런 것은 아니고 선택된 몇몇 아티스트만 확장판으로 다시 소개되었고, 엘비스 프레슬리 역시 확장판으로 다시 소개되는 아티스트 리스트에 올랐다. 3.0 버전은 원래 두 장의 CD로 공개된 오리지널 버전에 한 장의 CD를 추가해 모두 세 장짜리 버전으로 소개된다. 세 번째 CD에 실린 곡들은 두 장의 CD에서 모두 다루지 못하고 빠진 곡들을 위주로 담고 있다. <That All Right, Mama>에 이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두 번째 싱글 <Good Rockin' Tonight>(1954)부터 1970년에 발표한 싱글 <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까지 모두 여덟곡을 담고 있다. 보너스 CD 역시 시간순으로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으니 오리지널 버전과 3.0으로 확장된 3CD 버전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를 추가할 것은 없을 듯하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망 이후 수많은 평가가 내려졌다. 물론 살아생전에도 그에게는 늘 열광과 비난이 함께 존재했다. 비난의 주된 내용은 십대 소녀를 둔 부모님들의 항의가 하나였고, 두 번째는 엘비스 프레슬 리가 아프리칸 아메리칸의 블루스를 비롯한 음악을 자기 것으로 둔갑시키며 인기를 얻었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비난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두 번째 비난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프로아메리칸의 유산을 몽땅 훔쳐와 백인의 것으로 만들어놓았다든지, 그래서 록이 백인 중심으로 흘러가게 만든 원흉이라든지, 그런 것들. 약물과 알코올로 끝내 자기파멸의 모습으로 생을 마친 것들까지 본격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그가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의 아티스트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음악이 울려퍼지고 우리가 그 음악을 듣는 것은, 이 모든 찬반양론을 넘어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이 여전히 달콤하고 흥겹고 처절하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이 지금까지 꾸준하게 생명력을 얻고 있는 이유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들을 때 결코 불쾌한 기분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엘비스 프레슬리가 위대한 아티스트이자 시대의 아이콘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매력이다.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을 비탄에 잠기게 하고 기쁨에 들뜨게 하는 그의 음악. 여전히 그의 음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09년 3월. 한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