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힙합음악의 진화, 키비(Kebee)의 3번째 정규음반 [The Passage]
자기성찰적 가사들과 소년적 정서들을 음악으로 빚어내 2000년 중반 한국 힙합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온 키비. 한국에 유례없는 자생적 힙합레이블 소울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한 키비는 설립 5년 동안 소울컴퍼니를 현 한국 힙합을 상징하는 레이블로 일구어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관을 펼쳐나가고 있다.
항로, 여행이란 의미의 음반제목 [The Passage]에서 보이듯, 심리적 방황과 갈등, 이에 대한 자기극복 과정을 음반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키비만의 독창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은 더욱 정제되어 문학적 깊이를 더하였고, 여전히 짜임새 있는 플로우를 구사해내며 랩음악으로서의 완성도를 지켜나가는 동시에 샘플링 작법을 최소화하며 건반과 기타 등의 악기 중심 곡들로 프로듀싱하였다. 여기에 Co-Producer를 담당한 Loptimist의 음반 전반에 걸친 편곡 과정은 현 한국 힙합의 음악적 한계를 극복해내며 일반 감상자들도 듣기에 부담없도록 큰 노력을 기울였으며, The Quiett, Minos, 에픽하이의 Tablo 등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타이틀곡 'Go Space'는 Loptimist가 제작한 훵크 일렉트로닉 넘버로 신디 사운드와 슬랩 베이스가 어우러져 훵키한 그루브를 만들어 낸다. 여기에 Soulman의 보컬 참여로 음악적 완성도를 훨씬 끌어올렸다.
[The Passage]는 새로운 방향성에 목마른 힙합 씬에 진화를 불러오는 작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