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향(竹鄕) 이생강(李生剛) 악성(樂聖)이 자신의 음악적 역량이 무르익기를 기다려 2009년! 오늘에야 드디어 완성한 최초의 120분 대금산조 전 바탕 음반 출시...
죽향 이생강 명인의 이번 음반 ‘笛流(적류)’는 하나의 경이(驚異)다. 명인이 이번에 낸 두 시간짜리 대금산조는 한 예술가의 경지로 도달하기에는 상상으로도 불가능한 업적이다. 그런데도 이생강 명인은 2시간짜리 ‘이생강류 대금산조’를 한 호흡으로 불어내어 이 음반을 완성하였다. 음악사적으로 처음 있는 사건이자 앞으로도 불가능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금산조는 중간에 선율이 끊어지지 않고 지속되기 때문에 호흡이 쉽지 않다. 연주하는 동안 내내 ‘도둑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여느 산조보다도 호흡법이 힘들고 체력적으로 쉽게 지치게 된다. 그래서 대금산조는 현악기 산조보다 길이가 짧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두 시간 내내 입으로 숨을 내쉬면서 산조를 연주한 것은 명인의 강인한 체력이 아니라면 이룰 수 없는 한계적 정황이다. 명인이 청년시절부터 마라톤을 통하여 체득한 최고의 호흡법이 있어서 비로소 가능하였을까? 명인은 전인미답의 위대한 가능성에 도전하여 예술가로서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경이를 완성하였다.
이 음반의 제목을 ‘笛流(적류)’라고 붙인 이유도 이렇게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쳐내가면서 도도하게 흘러가는 것에서 비롯하였다. 긴산조 분량의 진양조 연주에 명인은 기존의 가락과 새로이 짜 넣은 가락을 담아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