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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랑을 노래한 위대한 소울 싱어 마빈 게이(Marvin Gaye).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뜨기 전에 남긴 진한 사랑 노래들을 담은 베스트 앨범 [Songbook]
음반 레이블과 아티스트 사이에 맺은 앨범 계약 과정에서 역사상 가장 안타까운 계약을 꼽는다면 마빈 게이와 콜럼비아 레이블의 계약을 반드시 꼽아야 할 것이다.
최고의 인기와 음악성을 가진 소울 아티스트 마빈 게이는 70년대부터 이어온 전성기를 80년대에도 여전히 이어가고 있었다. 콜럼비아 레이블은 마빈 게이의 음악적 고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모타운 레이블을 떠나 자신의 품으로 마빈 게이를 안는 데에 성공했다. 그렇게 해서 발표한 콜럼비아의 첫 앨범이 「Midnight Love」(1982)였고, 이 앨범에는 지금도 마빈 게이의 비단결 같은 보이스를 대표하는 곡 'Sexual Healing'이 담겨 있었다. 앨범은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미국에서 7위(R&B 앨범 차트에서는 1위. 영국에서는 10위 기록)에 올랐다. 레이블을 옮겨서도 여전히 뛰어난 음악성으로 인기를 얻은 그는 이 앨범으로 이듬해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Best Male R&B Vocal Performance' 부문을 수상했고 이 곡의 연주는 ’Best R&B Instrumental Performance‘ 부문도 수상했다. 하지만 1984년 4월 1일,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콜럼비아에서 발표한 유일한 앨범이 되었다. (이후 유작으로 두 장의 앨범이 더 공개되긴 했지만 정식 레코딩은 「Midnight Love」가 유일하다.)
마빈 게이는 베트남 전쟁을 겪고 돌아온 형을 모티브로 삼아 발표한 'What's Going On'으로 시대정신을 소울에 담아냈다. 소울을 대표하는 레이블 모타운에서 스티비 원더와 함께 최고의 아티스트가 된 마빈 게이는, 상업적인 성공 만큼이나 레이블의 주장에 굽히지 않는 아티스트의 자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진짜’ 아티스트였다. 이런 거물과 계약을 했으니 콜럼비아 레이블이 얼마나 흐뭇해했을지는 상상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세상을 뜨면서 단지 한 장의 앨범을 남겼으니 얼마나 안타까울까.
그래도 「Midnight Love」는 버릴 곡이 없다는 뻔한 수식어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앨범이었고, 80년대의 마빈 게이를 상징하는 대표작을 남겼다. 콜럼비아 레이블이 지금도 마빈 게이의 이름으로 컴필레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의 히트곡 리스트 최상단에 오르는 'Sexual Healing'을 비롯해 'My Love Is Waiting'이나 'Til Tomorrow', 'Joy' 같은 사랑을 노래한 명곡이 이 앨범에 있다. 그리고 1년 남짓한 활동 기간동안 치른 라이브의 음원들을 비롯해 앨범에 실리지 않은 미발표곡까지 있으니 앨범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Songbook」은 그렇게 단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최고의 소울 보컬리스트 마빈 게이의 스튜디오 레코딩과 라이브, 미발표곡 등을 차분하게 정리해낸 멋진 컴필레이션이다. 아름답고 진한 사랑을 노래하던 그가 더욱 더 감성적이고 열정적인 사랑노래를 더 많이 남기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주기에는 충분하다. 그의 'Sexual Healing'은 언제나 우리들의 사랑에 배경음악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