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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팝의 역사는 이들이 새롭게 쓴다.
유력매체들이 앞다투어 점찍는 올해 초강력 No.1 앨범 중 하나!
카사비안, 역대 최고의 걸작! [West Rider Pauper Lunatic Asylum]
The Sun “The Songs of the Summer”
Evening Standard “Rock’s top table”
"우린 티케이크 처럼 시시한 앨범은 만들지 않을 거다." -보컬, 톰 메이건
"60년대 싸이키델릭 음반처럼 소울풀하지만, 동시에 퓨쳐리스틱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 기타, 세르지오 피조르노
한층 더 대담해진, 보다 더 새로워진, 누가 들어도 놀랄만한 그들의 3집 앨범
West Ryder Pauper Lunatic Asylum (웨스트 라이더 퍼우퍼 루나틱 어사일럼) 6월 9일 전세계 동시 발매!
AC 밀란 소속 축구선수 카카가 출연하는 소니 브라비아 TV 광고 CF 음악으로 선정된 화끈한 첫 싱글 "Underdog", 소울풀한 브라스 사운드가 돋보이는 "Take Aim", 싸이키델릭 변주 "Thick As Thieves", "West Ryder Silver Bullet", 씬시티의 헐리웃 여배우 로자리오 도슨(Rosario Dawson)과 함께 부른 곡까지.
-2009 글래스톤 베리, 리딩, 썸머 소닉 등 메이저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
-2009 6~9 오아시스 투어 서포트 헤드라이너
복면을 벗어버린 어느 갱단의 사이키델리아
[West Ryder Pauper Lunatic Asylum](2009)
by Kasabian
“밴드를 시작해서 앨범을 내고 나면 주변에 사람이 가득 차. 여자애들이 접근하고, 라디오에 자주 나올 만한 노래를 만들어야지 생각하는 무의미한 일상이 계속되지. 이건 이건 그 시시한 문제를 우리 시각으로 바라보는 앨범이야. ‘그딴 건 다 쓰레기야!’라고 말하는. 그리고 그렇게 외치는 순간에 진짜 흥분의 음악이 태어나는 거야. 카사비안은 그런 형편없는 것들에 신경쓰면 절대 안되는 밴드거든. 쓰레기 같은 건 전부 창밖으로 던져버린지 오래됐지. 우리는 처음부터 쭉 반항적이었어. ‘보통은 이렇다’라는 소릴 들으면, 정반대로 저질러버리는 밴드니까.” –일본 매거진 [Snoozer] 2009년 6월호 인터뷰 중에서
그들은 과감한 욕설을 즐긴다. 그리고 그들은 엄청난 자기과시에 사로잡혀 있는 밴드다. 이는 오아시스의 유산이기도 한데, 상대적으로 선배보다 경력이 적고 따라서 대외적인 영향력이 작아 그들의 허세가 크게 회자되지 않을 뿐이다. 한편 로큰롤 본연의 에너지와 세련되고 공격적인 일렉트로니카 리듬을 적절하게 안배해 관능의 힘을 발산하는 그들의 음악은 특히 스테이지에서 완전연소를 기다린다. 제한된 환경의 스튜디오가 좁고 답답해 견딜 수 없어 뛰쳐나온 것처럼. 마초 록커 이미지와 함께 구르는 그들의 사운드는 스튜디오에서는 특화된 매혹의 비트로, 무대에서는 야수의 원시적인 본능으로 특징을 정리할 만하다. 이를 보다 간결하게 말하자면 섹슈얼리티 이상의 단어를 찾기 어렵다. 이는 세장의 앨범과 활동이 고르게 입증하는 진실이다.
록스타 애티튜드
누군가는 카사비안의 러프한 언사를 두고 ‘갱 멘탈리티’의 반영이라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구렛나루 난쟁이”), 스트록스(“사치스럽고 유치한 프론트맨”) 등등 동시대 가수들을 마음껏 비웃고는 쿨하게 과오를 시인하고 밉지 않게 변명한다. “그시절 그나이에 일 안하고 앨범 한장 낸 가수가 하는 말들이란 그렇다. 걸작을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삶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과거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세계 최고의 밴드라느니 어쩌고 하면서 괜히 사람들에게 엿을 먹이던 우리의 첫번째 인터뷰를 읽는 것.” 그리고 밴드의 음악을 저평가하는 고고한 매체를 향해 폭력의 언어로 복수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두번째 앨범 [Empire](2006)에 무정하게도 별 한개를 매긴 [롤링스톤]에 대한 그들의 응답. “말할 필요도 없어. 누가 썼든지간에 그 짜증나는 미국인, 그 병신을 보게 된다면 대가리를 날려줄 거야.” 록과 일렉트로니카의 결합이라는 사운드의 표면적인 특성을 이유로 들어 해피 먼데이스나 프라이멀 스크림과 비교하는 것도 그들은 마뜩찮아 한다. 그들은 롤링 스톤스나 후 정도를 동급으로 여긴(혹은 우긴)다.
이런 만행을 만회하는 한편 밴드의 음악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은 무대에서 나온다. 실로 거대한 라이브 파워를 표출하는 카사비안은 매년 여름 유럽권 페스티벌을 다수 접수하고 점령하는 우량급 아레나 밴드로 꼽힌다. “처음 무대에 오를 땐 사람들 많은 거 기대 안한다. 그런데 무대에 오르면 정오 무렵이라도 사람들이 언제나 꽉 차 있다.” 이는 몇개의 라이브 클립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자 지난해 펜타포트 페스티벌을 통해 우리의 눈에 새겨진 실체, 그리고 그들이 어린 시절부터 흠모했던 밴드 오아시스가 카사비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기반이다. 메이저 데뷔 이전 무명 시절 이들의 과거는 오아시스 카피 밴드였고, 데뷔 무렵부터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는 카사비안의 대표곡 ‘Club Foot’에 일찍이 감탄하고 널리 알려진 까칠한 성정과 달리 이들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분했다. 한편 카사비안의 기타리스트 세르지오 피조르노는 작업을 시도했다 실패하는 것으로 영국 톱모델 케이트 모스에게 신선한 굴욕을 안겨준 도도한 훈남이다. 요약하자면 그들은 욕을 잘하고 배짱과 허세가 생활이며 여성의 지지도가 높다. 어린날의 영웅과 선후배로 필드에서 만나 충성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남성 사회의 정치에 제대로 적응했다. 무대에 오르면 치열한 유럽 축구전처럼 관중을 완전히 빨아들였다가 구장 바깥으로 토해낸다. 즉 카사비안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가 상상하는 록스타의 애티튜드를 모두 갖춘 밴드다.
계급의 상승
“영국 촌구석의 노동계급이 자수성가하는 길은 두가지뿐이다. 록스타가 되거나, 축구선수가 되거나.” 이방면의 대선배 이안 브라운의 말씀으로, 무료하지만 견뎌야 했던 노동의 현장을 박차고 나와 영웅급 축구스타를 꿈꾸었거나 명예의 록스타 반열에 진입한 어느 청년의 일대기는 카사비안에게도 적용되는 서사다. 보컬 톰 메이건은 고교 졸업 이후 금속 합판 공장에 이어 닥터 마틴 공장을 출퇴근하던 전형적인 워킹 클래스 출신이다. 그리고 조부모 세대의 이주와 함께 이탈리안의 이기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영국에서 태어난 송라이터 세르지오 피조르노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우승의 주역, 브라질 출신의 선수 호마리오의 킥을 어쭙잖게 흉내내다 코치로부터 까불지 말라 욕을 먹던 평범한 재능의 주니어 선수로 10대 시절을 보냈다.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불투명한 미래와 싸우던 그는 결국 축구를 접고 아버지가 열다섯 생일에 사준 기타를 들었고 나이를 속이며 클럽을 드나들다 8비트 컴퓨터로 만드는 레이브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당시의 두 청(소)년은 레스터 시티 FC의 경기장을 드나들면서 카사비안의 초기 멤버가 될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카사비안은 잉글버트 험퍼딩크, 쇼와디와디Showaddywaddy(70년대 활동한 밴드)와 함께 레스터Leicester(잉글랜드 중부에 위치한 도시)가 배출한 대표적인 뮤지션이다.
동향 출신의 톰 메이건(보컬), 세르지오 피조르노(기타), 크리스 에드워즈(베이스), 크리스토퍼 카를로프(기타, 탈퇴)는 처음 오아시스를 카피하는 어쿠스틱 사운드 위주의 밴드로 출발했다. 레스터를 반경으로 크고작은 펍과 지역의 공연장을 전전하면서 동원하는 악기를 늘이고 새로운 비트를 추가하는 작업으로 점점 음악적인 층위를 넓혀가다가, 딱히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았고 그냥 어감이 쿨하다는 이유로 카사비안이라 이름을 굳히고(탈퇴한 멤버 크리스토퍼가 당시 읽던 찰스 맨슨에 관한 소설에서 찾은 이름으로, 책에 등장하는 린다 카사비안은 희대의 연쇄 살인마 찰스 맨슨이 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이자 영화배우인 샤론 테이트를 살해할 때 망을 보고 차를 운전해 그의 도주를 도운 인물이다) 브리스톨 출신의 드러머 이안 매튜스를 영입해 본격 주류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록과 일렉트로닉 비트를 과감하고 균형있게 섞어 완성한 그들의 음악은 밴드의 브레인 세르지오 피조르노가 전반적인 사운드 구성에 있어 오랜 시간 고민해왔던 내용을 반영한다. “90년대 발견하고 사랑했던 DJ 섀도는 카사비안의 음악을 시작하는 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비트의 음악에는 소울이 부족했다. 그리고 일반적인 록에는 상상력이 부족했다. 이 둘을 나는 합치고 싶었다.”
공연 끝 앨범 시작
데뷔 앨범 [Kasabian](2004), 그리고 UK 차트 1위에 입성한 두번째 앨범 [Empire](2006)로 활동하는 동안 카사비안은 ‘Club Foot’ ‘L.S.F.(Lost Souls Forever)’ ‘Shoot The Runner’ ‘Empire’ 등의 싱글을 쏟아냈다. 히트싱글과 함께 엄청난 공연일정을 소화해왔지만, 지난해 가을 영국 크림필즈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섰던 기록을 마지막으로 최근 약 1년간 대공연을 피하는 이례적인 공백을 가졌다. “지난 4년간 멕시코의 작은 수퍼마켓에서 일본의 대형 야구 경기장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세계를 가로지르는 투어가 있었다. 어느 순간 휴식이 절실하다 느꼈다. 나를 위해서, 밴드를 위해서, 그리고 앨범을 위해서.” 2007년 8월부터 본격 앨범작업에 착수하고자 고향 레스터로 돌아간 세르지오 피조르노는 새로운 빈티지의 세계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엔니오 모리코네의 손길이 닿은 오래된 서부 영화의 OST를 찾아듣기 시작했다. “60년대 사이키델릭처럼 들리기를 원했다. 그리고 롤링 스톤스가 미국을 침투한 후 뉴욕에서 보냈던 70년대를 환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비트 메이킹의 원형을 찾아 비스티 보이스의 초기작품을 참고했다. 2008년 1월부터 다른 멤버들이 앨범작업에 합류했고, 5월 총 16트랙이 완성됐다. “레코드사에서는 당시 출시를 원했지만 내가 거절했다. 그건 6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새 앨범의 가닥이 잡힌 시기, 카사비안은 첫 두 앨범을 조율했던 짐 어비스 대신 새로운 인사를 초빙했다. 새 프로듀서 댄 나카무라Dan “the Automator” Nakamura는 고릴라즈의 데뷔 앨범 [Gorillaz](2001)의 사운드를 책임진 주역이자 드 라 소울 등과 함께 앨범을 완성한 프로젝트 밴드 핸섬보이 모델링 스쿨의 실세다. DJ 섀도와 활동하던(섀도와 댄은 합작 앨범 [Bombay the Hard Way: Guns, Cars & Sitars](1998)를 발표한 바 있다) 시절부터 밴드가 팬이었다고 고백하는 그는 카사비안이 새 앨범에 담고자 희망하는, 요란한 일렉트로 비트와 풍성한 악기로 구현하는 기이한 사이키델릭 사운드의 정체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롤링 스톤스, 실버 애플스Silver Apples(6~70년대 활동하던 뉴욕 출신의 사이키델릭 밴드) 등등 밴드는 새로운 프로듀서 앞에서 레퍼런스를 읊었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공포에 사로잡히게 만들고 싶다”는 앨범의 의도를 강조했다. 레스터와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며 진행한 녹음 과정에서는 밴드의 기본적인 세션에 보다 극적인 효과가 필요할 때마다 유장한 오케스트라를 동원하곤 했다. 사운드 측면에서 연주의 호흡을 부각하고 정서적으로는 보다 위협적인 접근을 고민했던 카사비안은 새 앨범이 달성해야 할 목표를 이렇게 정리한 바 있다. “환각적이면서도 소울풀하게 들리는 작품,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작품.”
어느 정신병원에서
제목 [West Ryder Pauper Lunatic Asylum]은 어느 정신 병동의 이름이 기원이다. 후에 ‘스탠리 로이드 정신병원Stanley Royd Hospital/Psychiatric Hospital’으로 개명한 ‘웨스트 라이더 정신병원’은 1800년대 웨이크필드(웨스트 요크셔 지방의 도시)에 설립되어 2003년 문을 닫았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환각 증상 치료를 받은 영국 최초의 환자가 입원해있던 병원이기도 하다. 끔찍하거나 불안한 사연을 추리해볼 만한 조금은 고약한 선택이지만 이미 살인마 가족의 이름을 밴드명으로 쿨하게 낙점한 그들의 수상한 성향을 상기한다면 그리 놀랄 만한 일이 못된다. 좌우간 약 200년간이나 운영되다 불과 몇년 전 폐업한 불길한 정신병원을 찾아가 문을 열어버린 밴드의 의도는 이렇다. “앨범의 콘셉트는 정신병원이다. 수록된 노래가 어떤 방식으로든 그 정신병원의 환자를 환기하는 느낌으로 귀에 전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사실 꼭 특별한 정신병 환자의 이야기일까. 약물을 복용하면 머리가 이상해지고 미친다고 하는데, 하지만 약 안하고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미쳐 있지 않나. 또 부정의 의미로도 긍정의 의미로도 사용하는 ‘루나틱’이라는 단어를 우리는 좋아한다. 음악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미치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앨범은 맹렬하게(한 매체의 표현에 따르면 “어느 맹수가 강을 흥건하게 핏빛으로 물들이듯”) 즉 미친듯이 움직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엄청난 사운드 레이어드의 폭격으로 출발하는 첫곡 ‘Underdog’의 도입부는 앨범의 방향을 명료하게 암시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컬이 시작되면 춤추기 애매한, 심지어 ‘L.S.F.’보다 넉넉한 스피드에 약간은 맥이 빠질지 모른다. 비일상적인 수사로 시작해 큰 기복없이 느긋한 멜로디로 진입하는 과정은 “위협적으로” “사이키델릭과 소울풀”을 추구하고 싶었고, “사운드는 열정으로 채우고 보컬은 진심으로 노래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앨범의 동기에 가장 분명하게 부합하는 지점이다. 같은 의미에서 밴드는 앨범을 용광로에 비유한 바 있다. 그리고 리스너를 녹일 힘의 노래가 재생을 기다린다. 무려 2년 전 선공개했던 ‘Fast Fuse’ ‘Thick As Thieves’처럼 멜로디로 설득을 시도하는 노래도 실려 있지만 ‘Underdog’의 선제공격을 시작으로 지극히 뱀파이어적인 ‘Vlad The Impaler’, 선율 이전에 전반적인 사운드가 압도적인 ‘Fire’ 등을 전작과 극명하게 차별화되는 돌출의 사례로 꼽을 만하다. 짐 모리슨을 비롯한 6~70년대 대표적인 사이키델릭의 주요 인물을 밴드가 직접 거론한 바는 없지만 광기와 환각이 두드러지게 양립하는 새 앨범의 인상은 ‘신세기의 도어즈’에 꽤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앨범에 수록된 주요곡들에 딸린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다.
1 Underdog
풀버전이 공개되기 전 웹을 통해 화려한 영상과 함께 30초~1분짜리 버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곡이다. 소니의 HDTV 브랜드 ‘브라비아’의 최신 광고에 먼저 쓰였기 때문이다. 짧은 순간이긴 하지만 눈을 부릅뜨고 살펴보면 브라질 축구선수 카카가 보이는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
2 Where Did All The Love Go?
카사비안은 5월 새 앨범 프로모션차 일본을 방문했고, 일본의 한 음악 매거진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앨범의 프리뷰를 직접 들려준 바 있다. 다음은 [Snoozer] 2009년 6월호에 실린 인터뷰의 일부.
“이건 잉글랜드로 거울로 비춘 듯한 곡이야. 하지만 답은 없고, 그렇다고 내가 설득한다는 것도 아니야. 즉 묘사한다기보다는 의문을 제시하고 있어. 신문에 실릴 법한 끔찍한 범죄가 실제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지. 그런 걸 보면서 성장한 아이들은 자제력을 잃어버렸고. 문득 정말 사랑은 어디로 가버렸나 싶어졌어. 별로 강박 관념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역사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대는 60년대나 70년대야. 내가 듣는 음악도 그 시대의 음악이고. 내게 그때란 서로 배려하는 필링을 지닌 시대로 느껴져. 서로 도우며 극복해 왔다고 해야할까. 물론 고루한 생각일지도 모르고, 여기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간단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역시 누군가 말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젠장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사랑은 어디로 가버린 거지?’”(세르지오 피조르노)
“잉글랜드의 젊은 세대를 비추는 이야기야. 전부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젊은 세대는 ‘아무래도 좋아’라는 식으로 어느 것에도 열중하지 않아. 요즘 애들은 심각하게 공격적이지. 우리가 어렸을 때와는 이미 상당히 달라져 있다는 걸 노래하고 싶었어. 그러니까 애들이나 젊은 세대를 향해 묻는 거야. ‘사랑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톰 메이건)
3 Swarfiga
앨범에 실린 유일한 연주곡. 세르지오 피조르노 왈 정비사였던 아버지가 일하는 동안 꼭 특정 제품만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으며 브랜드명의 어감이 좋아서 붙인 이름이라 했다. 정식 브랜드명은 ‘Swarfega’으로, 남성용 스킨케어 및 왁스나 워셔 등 자동차와 관련한 클리닝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 한다.
4 Fast Fuse
“우탱 클랜처럼 거대한 비트를 쏟아내면서도, 여러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대중적인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밴드는 이야기한다. 다수의 공연에서 선보였고 2008 펜타포트 페스티벌에서 마지막곡으로 들려주기도 했던 노래로, 2007년 8월 인터넷에 무료 배포하는 EP 형태로 처음 공개했다. EP에는 ‘Fast Fuse’와 함께 ‘Thick As Thieves’를 실었다.
5 Take Aim
새 앨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사이키델릭 성향의 노래. 그리고 낮게 시작해 점점 사운드의 규모가 커지는 점층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 노래. 원래 ‘Fast Fuse’를 공개하면서 EP에 같이 실리게 될 예정이었으나 일정과 달리 후에 앨범을 통해 공개됐다. 두번째 앨범 [Empire]의 수록곡 ‘Me Plus One’ ‘British Legion’과 마찬가지로 가늘고 날카로운 톤의 보컬을 가진 세르지오 피조르노가 홀로 노래하고 있으며 팬덤 사이에서 길티 플레저로 굳혀질 가능성이 조금 엿보인다.
6 Thick As Thieves
‘Fast Fuse’와 함께 2년 전 선보였던 싱글. 느린 어쿠스틱 노래로, 밴드는 “역동적인 기존의 노래에 대한 사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7 West Ryder Silver Bullet
카사비안의 팬이라 말하는 로자리오 도슨Rosario Dawson([신시티]에 출연한 여배우)이 그들을 보러 2007 아일 오브 와이트 페스티벌에 왔다가 후에 노래로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례적인 듀엣 이벤트에 대한 피조르노의 설명. “상상 이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무도 우리가 듀엣곡을 만들리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것도 할리우드 스타와 하게 될 줄이라곤 생각 못했을 것이다. 이건 제인 버킨과 세르지오 갱스부르의 듀엣과 비교될 만한 곡이다.”
8 Vlad The Impaler
제목은 약 500여년 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15세기 트란실바니아Transylvania(루마니아 북서부 지방)의 전설적인 어느 왕자(‘Vlad Tapes’)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노래다. 독재정권의 상징이기도 했던 블라드는 작은 사건에도 사형 집행을 즐기던 악명 높은 폭군이었는데, 적을 포획할 때면 날카로운 흉기에 적의 머리를 찔러두곤 했다고. 그래서 얻은 별칭이 ‘Vlad The Impaler’이다. 그의 남다른 인생이 곧 브람 스토커의 그 유명한 소설 [드라큘라](1897)의 발단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올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했던 노래는 타란티노의 영향이 농후한 뮤직 비디오로 화제가 되었다. BBC 방송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마이티 부시The Mighty Boosh]에 출연하는 코미디언 노엘 필딩Noel Fielding이 주연해 뱀파이어로 분했다. 그리고 밴드의 두 남자는 노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어쩌면 노엘 필딩을 통해 조커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 말이다. 히스 레저가 죽었을 때 써지가 쓴 노래이기도 하고, 세상을 떠난 배우에 대한 존경을 가사에 담기도 했다.”(톰)
“그는 엄청난 영화를 찍은 후 돌연 사라졌다. 더불어 그의 삶도 끝났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안다.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늘 괴로워하고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 알 수 없는 강박 때문에 파괴되어버린 어느 훌륭한 남자의 짧은 인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세르지오)
9 Ladies & Gentlemen(Roll The Dice)
정식 앨범 발매 이전에 각종 라이브 무대에서 어쿠스틱으로 선보였던 곡. 영국의 매거진 [클래시]는 곡을 두고 “특히나 로우파이적인 드럼의 양식이 60년대 유행하던 화사한 곡을 떠올리게 만든다. 초기 시절의 롤링 스톤스가 본템피Bontempi(오르간과 키보드로 전문화된 이탈리아 브랜드) 오르간을 연주하면서 노래했다고 상상해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다소 어렵게 설명하기도 했다.
10 Secret Alphabets
카사비안은 60년대 밥 딜런의 반문화적인 성향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밥 딜런의 1965년 영국 공연을 토대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 [Don’t Look Back](1967)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회고한다.
11 Fire
6월 1일 발매한 앨범의 첫싱글. 밴드의 전형적인 ‘엔조이’를 노래하는 곡으로 “이런 믿음은 비록 오늘밤 뿐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오늘밤 나는 타오르고 있고 모든 게 잘 되고 있으며 우리는 결국 승리한다”는 희망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밴드는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어떤 의미에서 “전투의 노래”이며, “[파이트 클럽]을 떠올리되 그보다 난폭하게 만든 노래”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한편 은행강도 습격사건을 다룬 뮤직비디오는 W.I.Z.의 작품이다. 1998년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와 매시브 어택의 비디오를 시작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한 W.I.Z.는 케미컬 브라더스, 오아시스, 마릴린 맨슨과 작업한 바 있는 영국 출신의 뮤직 비디오 감독이다. 카사비안과는 ‘Club Foot’과 ‘Empire’의 비디오로 인연을 맺었다.
12 Happiness
지난 앨범 [Empire]의 마지막 수록곡 ‘The Doberman’과 인상이 겹치는 잔잔하고도 웅장한 마무리. 세르지오 피조르노가 스무살에 만들었다는 노래이기도 하다.
※ [Snoozer]에 실린 인터뷰의 인용은 오아시스 팬카페 후필즈(http://cafe.daum.net/oasislife)에서 uglyred님의 번역을 가져왔습니다.
2009/05 이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