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감수성을 가장 멜로딕하게 표현하는 싱어송라이터, 허민
2003년 제 15회 유재하 가요제 대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허민은 2006년 발매된 1집에서 이미 새로운 형태의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탄생을 알렸다. 듣는 즉시 꽂히는 멜로디와 꾸밈없이 담백한 목소리, 풋풋한 20대의 고민이 진솔하게 묻어난 가사는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와 함께 ‘보석 같은 싱어송라이터’라는 별칭을 만들어 내며, 2집에 이른다.
소녀, 음악으로 피어나다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말보다 소녀 싱어송라이터가 더 잘 어울리는 허민. 작고 귀여운 오르골을 연 듯 달콤한 인트로 ‘my little cat’이 지나가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고양이 버스’가 기다린다. 2집 ‘상상막차’의 연장선상에 있는 ‘고양이 버스’는 이번 3집 앨범의 타이틀로 신나는 리듬과 동화적 상상으로 현실의 우울함을 날려 버린다. 복숭아 빛 망설임이 수줍은 ‘연인이 되어볼까’를 비롯해 ‘100일 송’에서도 상큼한 멜로디가 꼭 그맘때 커플을 떠올리게 한다.
1년 반 만에 발매된 3집은 타이틀인 ‘blossom’처럼 그녀 특유의 발랄함과 서정적 감성이 만개하는 시점임과 동시에 그 동안의 음악 작업들을 되돌아보며 좀 더 발전된 다음 단계를 예고한다. 유재하 가요제 대상 수상곡인 ‘사랑은 했는지’로 시작된 눈부시게 아름다운 발라드 작법은 1집의 명곡 ‘I'm lost’를 지나 3집의 ‘봄이 오면’에서 한층 성숙해 졌다.
이번 앨범에서는 ‘사랑은 했는지’, ‘I'm lost’, ‘시간이 지나면’ 등 기존의 곡들을 대거 재편곡해 수록했는데 이는 좀 더 완성된 프로듀싱을 향한 그녀의 의욕으로 보인다. DJ 데미캣에 의해 일렉트로닉 버전으로 믹스된 ‘시간이 지나면’과 동일한 곡이 두 가지 버전으로 수록된 ‘연인이 되어볼까’ 등 이전과는 다른 시도들이 담긴 3집은 다음 앨범의 변화를 감지·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