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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를 든 두 얼굴의 코스모폴리탄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다니엘 권의 일본 데뷔 EP
다니엘 권(Daniel Kwon)은 1982년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자신이 쓴 이력에 따르면 싱글마더 가정에서 나고 자랐으며 고향은 펜실베니아다. 그의 혈통이 우리에게 특별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미국 사회에서 결코 주류가 될 수 없는 아시아계가 그의 소속이라는 것만 기억하자.
섣부르게 지레짐작해서는 안 되지만 사춘기의 미국아이에게 싱글마더와 아시아계라는 조건은 확실히 고민을 더하면 더했지 덜어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이 그러하듯 다니엘 권도 그림과 노래를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려고 했다.
EP
우연히 그의 마이스페이스를 방문한 일본 밴드 램프(Lamp)의 소메야 타이요(染谷大陽)는 일본으로 건너와 밴드와 함께 녹음할 것을 제안했다. 그래서 2007년 여름 램프가 앨범 <ランプ幻想>을 제작하는 중간에 다니엘 권과 소메야 타이요는 6곡을 녹음했다. 절반은 원맨 밴드 형식으로 절반은 밴드의 지원으로 녹음됐다. 다니엘 권의 데뷔 EP는 이 여섯 곡과 이어진 겨울에 녹음한 ‘Quietly’를 묶어 만든 것이다.
다니엘 권은 실험적 표현을 위해 음악적 재미를 희생하지 않고, 대중성을 위해 맹목적으로 주류의 흐름을 추종하지도 않는 대담함을 보여준다.
에밋 로즈(Emitt Rhodes)의 목소리로 프랭크 자파(Frank Zappa)의 음악을 들려주는 아티스트를 만나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낯선 아티스트는 그래서 싱어송라이터와 아방가르드와 팝이라는 세 가지 얼굴을 모두 보여준다. 만약 우리가 그에게서 한국인의 얼굴만을 찾아내려고 한다면 그건 대단히 어리석고 슬픈 일이 될 것이다.
다니엘 권을 주목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당연히 그의 음악이고, 그의 음악은 경계가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왜 록이 더 의미가 있는지 증명한다. 그래서 다니엘 권의 선택은 현명할 뿐만 아니라 고마운 일이다. 그의 다음 작업이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