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록 음악의 대모, 존 바에즈 (Joan Baez)가 부른 주제곡 '도나 도나 (Donna Donna)'를 수록한 변영주 감독의 격정 멜로 영화 '밀애(密愛)' OST!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신화적인 OST '접속'의 음악 감독인 조영욱 작품으로 브람스, 빌라 로보스 등,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고 아름다운 음악에 담았다. '조용한 가족(1998)',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98)', '텔미썸딩(1999)', '해피엔드(1999)', '공동경비구역 JSA(2000)' 그리고 최근의 '공공의 적(2002)'에 이르기까지 조영욱의 기획력이 빛을 발한 사운드 트랙 앨범은 다양한 장르에서 지속적으로 영화 음악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는 여성의 시점에서 출발하여 여성의 시선으로 관통하여 진행되는데, 영화의 엔드 크레딧에 사용된 존 바에즈(Joan Baez)의 '도나 도나 (Donna Donna)'는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를 통해 슬프지도 그렇다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으로 영화의 주제적 성격을 전달하고 있다. 조영욱은 '우리의 삶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며 이것이 바로 우리의 삶' 이라는 의미로 이 곡을 사용했다고 한다.
밀애의 음악은 '도나 도나'를 제외하고 거의 모두가 현악기를 이용한 음악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미 알려진 클래식 곡들을 영화에 맞게 현으로 편곡한 곡들이며 현으로 이루어진 오리지널 스코어들인 것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의 욕망과 감성은 바이올린으로,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은 주로 첼로를 이용하여 표현된다. 앨범에서 '슬픈 폭력'으로 이름 붙여진 곡은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 G minor 인데 원래는 약 9분에 가까운 대곡이다. 조영욱은 이 곡의 가장 드라마틱한 부분을 발췌하여 새롭게 구성하였는데, 남·녀 주인공들의 애절한 로맨스를 위한 곡이다. 브람스의 아름답지만 슬프고 우울한 느낌을 연인들의 안타까운 심정으로 연결 시킨 것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최초의 브라질 음악가이자, 브라질 풍의 바흐로 유명한 '빌라 로보스 (Villa Lobos)'의 곡은 '사랑의 두 번째 이름 혹은 부정' 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는데 영화의 정사씬에 쓰였다. 여주인공의 내면적인 갈등을 위해 사용된 이 곡으로 이들의 정사는 암울하게 표현되고 있다. 남자 주인공의 죽음에서 사용된 곡으로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 C minor가 있는데 이 곡의 앨범 제목은 '무상한 것을 위하여'. 원곡은 전형적인 바로크 음악인데 전체 음악과의 통일성을 살리기 위해 바로크적인 느낌을 줄이고 현악기로 재구성하여 연주된 곡이다. 조영욱은 이번 앨범을 그만의 절묘한 선곡은 물론, 영화의 긴장감과 여운을 그대로 전해 주는 편곡과 오리지널 스코어 음악으로 구성하여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