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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벡 음악의 완성! 그의 음악이 생명력 넘치는 이유는 어떤 결과에 있다기보다 자신의 소리를 찾아가고 다듬는 과정에 있으며, 그러한 시행착오와 노력이 바로 「Wired」에서 확연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Wired」가 제프 벡 최고의 앨범 중 하나인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Blow By Blow」의 성공 이후 제프는 다시금 프로듀서 조지 마틴 (George Martin)과 함께 연주 앨범 「Wired」를 완성한다. 전작에서 록 음악과 재즈의 결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이를 라이브 무대에서 완전한 현장감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던 제프 벡은 「Wired」를 통해 보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지를 담아낸 음악을 완성하고자 했다. 특히 얀 해머 (Jan Hammer)라는 천재 키보디스트와 만나 한 차원 높은 음악을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 (Mahavishnu Orchestra)의 존 맥러플린 (John McLaughlin)의 영향이 느껴지는 일렉트릭 기타의 톤은 음악의 전면에 부각하지 않고 조용히 감춰져 있고 발톱을 숨긴 채 면도날처럼 예리하게 들려 나오는 공격적인 그의 기타 연주는 록 팬뿐만 아니라 재즈 팬에게도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32세의 제프가 들려준 연주는 천재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절정의 연주였다. 그는 이후 얀 해머와 연주 투어를 통해 본격적인 퓨전의 서막을 알린다.
제프 벡의 전성기 사운드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긴장감’이다. 그의 연주는 한겨울 설 얼어버린 강바닥을 건너듯 긴장감을 듣는 이에게 안겨준다. 특히 「Wired」의 전편에 흐르는 긴장감은 어떤 표현보다 제프 벡의 음악을 잘 설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