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2010년 EP [전투형 달빛요정 : Prototype A]
길고도 거창했던 밴드 이름인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에서 ‘역전만루홈런’이라는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부러진 방망이를 들고서 무언가를 상대하고 있는 거대로봇을 앨범커버에 내세우고 있다.
타이틀곡 '축배'는 달빛요정의 2009년 공연들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곡으로 한번 들으면 금새 흥얼거리게 되는 후렴구를 가진 대중적인 곡이다. 청춘과 젊음을 찬양하는 달빛요정식의 후크송. '입금하라'는 본의 아니게 골방 루저들을 대표하게 된 달빛요정이 요즘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루저가 어떻게 진화해가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포크풍의 곡. 달빛요정만의 위트와 무언가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되는 노랫말이 살아 있다. '나는 개'는 단순한 리듬과 코드 진행이 반복되지만 강렬한 가사가 듣는 이를 당황하게 하는 곡이다. '피가 모자라'는 기존의 달빛요정 노래들에서 흔치 않았던 멜로디와 리듬이 신선한 곡. 보너스트랙 개념으로 들어간 나머지 두 곡은 3집 앨범에 수록되었던 노래들의 공연버전을 스튜디오버전으로 녹음한 곡으로 '치킨런-Sad version' 은 곡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가슴 시린 느낌으로 재편곡되어 보다 가사에 집중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고기반찬-Rock version'은 통기타와 보컬만으로 이루어졌던 원곡과는 달리 펑크의 강렬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곡으로 재탄생하였다. 공연장의 뜨거운 분위기가 상상이 되는 곡이다.
달빛요정의 노래에는 노랫말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다. 눈과 귀가 즐거우려면 이제는 음악적으로도 성숙해진 아이돌의 음악을 들어라. 달빛요정의 음악은 가슴으로 듣는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