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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열혈팬이라면 반드시 좋아할 앨범 !!
플라시보의 커버 앨범 [COVERS].
브라이언 몰코의 고혹적인 비음(鼻音) 보컬로 듣는 케이트 부시, 픽시스, 스미스, 로버트 팔머, 티-렉스, 세르쥬 갱스부르, 알렉스 칠튼, 디페시 모드, 보니 엠, 시네이드 오코너 원곡의 커버곡들. 이 모두가 ‘플라시보 음악’으로 들린다는 것이 앨범의 최대 매력!.
특히 영국이 자랑하는 보컬리스트 케이트 부시 원곡의 <Running Up That Hill>은 원곡이 지닌 신비로움을 잘 살렸으며, 브라이언 몰코의 보컬은 이성을 이해할 수 없는 비참한 심정을 강조한다. 앨범의 베스트 트랙 중 하나.
“위약효과(Placebo)가 효력을 내기 위해 환자는 자신이 복용한 설탕 알약에 절대적인 믿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뉴 뮤지컬 익스프레스>
플라시보의 팬임이 틀림없을 당신은 반드시 이 앨범을 좋아할 것이다.
일관된 흐름 돋보이는 커버앨범 [Covers]
이 앨범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커버곡들이 ‘플라시보 음악’으로 들린다는 점이다. 앨범을 처음 듣는 이들은 보니 엠(Boney M), 알렉스 칠튼(Alex Chilton) 등을 두고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겠지만, 폭 넓은 장르적 개성을 지닌 원곡들이 한 앨범에 뭉뚱그려졌음에도 결코 플라시보의 정서로부터 멀리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듣는 이들 누구나 하나의 완성된 음반처럼 앨범 전체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등 공신은 역시 브라이언 몰코다. 그의 개성적 비음(鼻音)은 케이트 부시(Kate Bush), 마크 볼란(Marc Bolan) 등 예상 가능한 인물은 물론 모리세이(Morrissey), 세르주 갱스부르(Serge Gainsbourg) 등의 개성적인 목소리도 녹여낸다. 플라시보와 마찬가지로 포스트 펑크에 큰 영향을 받은 킬러스(Killers)가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의 <Shadowplay>를 의욕적으로 커버했음에도 평단의 비판을 받았던 전례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아마도 본 앨범을 듣고 실망한 이들은 원곡의 개성적 연주가 지나치게 죽어버렸다고 생각할 것이며, 만족감을 느낀 이들은 (열혈 팬을 포함해) 브라이언 몰코의 보컬에 환호를 보낼 것이다.
원곡을 미리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하나 상기할 점이 있다. 플라시보의 안정적 연주는 결국 원곡이 가진 개성을 깎아먹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픽시스(Pixies) 특유의 공간감과 투박함, 마틴 고어(Martin Gore)의 느끼하면서도 섹시한 목소리가 사라지는 것은 청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이는 비단 [Covers]뿐만 아니라 모든 커버 앨범이 가진 약점이기도 하다.
이 앨범을 설명할 때 <뉴 뮤지컬 익스프레스>가 여섯 번째 정규앨범 [Battle For The Sun] 리뷰에 사용한 표현보다 적합한 문구는 없을 것이다. “위약효과(Placebo)가 효력을 내기 위해 환자는 자신이 복용한 설탕 알약에 절대적인 믿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플라시보의 팬임이 틀림없을 당신은 반드시 이 앨범을 좋아할 것이다.
수록곡
1. Running Up That Hill - 영국이 자랑하는 보컬리스트 케이트 부시의 1985년 앨범 [Hounds Of Love]에 수록된 곡이다. 원곡이 지닌 신비로움을 잘 살렸으며, 브라이언 몰코의 보컬은 이성을 이해할 수 없는 비참한 심정을 강조한다. 앨범의 베스트 트랙 중 하나.
2. Where Is My Mind - 90년대 인디록의 영웅, 픽시스의 데뷔 앨범 [Surfer Rosa]에 수록된 곡이다. 브라이언 몰코는 블랙 프랜시스(Black Francis)와 이 곡을 함께 부르기도 했다.
3. Bigmouth Strikes Again - 80년대 영국 기타 팝의 최전선에 섰던 스미스(The Smiths)의 히트 앨범 [The Queen Is Dead]에 수록됐다. 원곡의 차가우면서도 쟁글거리는 느낌이 많이 죽었고 펑크적 요소가 강해졌다.
4. Johnny And Mary - 원곡은 영화 <친구>에 쓰인 <Bad Case Of Loving You>로 한국에 잘 알려진 로버트 팔머(Robert Palmer)의 1980년 앨범 [Clues]에 수록됐다. 신스팝의 매력에 비트를 더 강화했다. 뛰어난 커버.
5. 20th Century Boy - 마크 볼란이 이끈 티 렉스(T-Rex)의 명곡으로, 글램 시대를 상징하는 노래다. 플라시보는 1998년 토드 헤인스 감독의 손으로 완성된 <벨벳 골드마인> OST에 이 곡으로 참여했다. 브라이언 몰코는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6. The Ballad Of Melody Nelson - 토드 헤인스의 밥 딜런 전기 영화 <I'm Not There>에 출연한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아버지인 세르주 갱스부르가 부른 노래다. 세르주 갱스부르는 대표적 프랜치 팝 가수이자 배우 감독 시인으로, 20세기 대중문화의 거장이다. 브라이언 몰코는 한 때 세르주 갱스부르의 아내였던 제인 버킨의 노래 역시 커버한 바 있다.
7. Holocaust - 원곡은 60년대 말 최고의 히트 밴드였던 빅 스타(Big Star)의 [3rd] 앨범에 수록됐다. 알렉스 칠튼의 목소리가 빛을 발한 원곡의 쓸쓸한 감성을 보다 풍성하게 살렸다.
8. I Feel You - 80년대 신스팝 시대를 이끌었던 디페시 모드의 명반 [Songs Of Faith And Devotion]에 수록된 대표곡이다. 플라시보는 1999년 팬클럽 회원들에 한해 이 곡이 수록된 카세트 테이프를 배포했다. 록적 요소가 더 강화됨에 따라 디페시 모드의 90년대말 음반을 듣는 느낌을 풍긴다.
9. Daddy Cool - 한국에는 DJ DOC의 <Run To You>가 도입부를 따오면서 잘 알려진 보니 엠의 명곡이다. 아프리칸 리듬이 가미된 댄스음악을 추구하던 보니 엠은 80년대 최고의 댄스 뮤지션이었다. 베이스라인보다 기타음이 더 강조되었다.
10. Jackie - 아일랜드의 정열적인 뮤지션 시너드 오코너(Sinead O'Connor)의 데뷔 앨범 [The Lion And The Cobra]에 수록된 곡이다. 팝과 재즈적 성격이 아일랜드 특유의 구슬픈 음색을 강조한 시너드의 목소리에 녹아들어 크게 히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