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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터 하멜 밴드가 자랑하는 피아노의 귀재 피터 데 흐라프(Pieter De Graaf). 그가 감추어두었던, 숨막힐 정도로 낭만적인 재즈 피아니즘의 세계를 소개한다.
네덜란드 재즈계의 신성 피터 데 흐라프의 데뷔 앨범 [introducing]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놀랄만한 연주력과 탁월한 작곡능력을 지닌 한 젊은 재즈 뮤지션이다. 바우터 하멜의 내한 공연에서 많은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열정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연주는 그의 야심찬 이 데뷔 앨범에서 선명하게 빛을 발한다. 유려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치는 피아노 터치, 다채로운 감정의 메아리를 울리는 우아하면서 멜랑콜릭한 프레이징, 그리고, 스윙감 넘치는 리듬의 향연들이 이 앨범을 주목하게 만든다. 더구나 한 곡을 빼고는 모두 다채로운 자작곡으로 채울 정도로 피터의 작곡 능력이 발휘되고 있다는 것도 이 앨범이 지닌 강력한 매력이다. 상투성에 머무르지 않는 그의 참신하면서 모던한 자작곡들은, 로테르담 음악원에서 재즈를 공부했지만 한 동안 힙합 밴드에서 활동할 정도로 다양한 장르에 관심이 많았던 그의 개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바우터 하멜의 피터에 대한 다음과 같은 평가는 피터가 지닌 재능을 쉽게 설명해준다. “피터는 무엇보다도 명연주자이다. 그의 라이브를 듣고 보는 것, 그건 놓쳐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사랑스런 곡들을 만들어내는 그의 작곡 능력도 꼭 눈여겨 봐야 한다. 진정한 재능을 가진 친구이다. ”
이 데뷔앨범은 바우터 하멜 앨범의 명프로듀서이자,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베니 싱스가 두 곡의 보컬 트랙에 참여하고 있고, 역시 하멜 밴드에서 드럼 연주를 들려주는 야스퍼가 드러머로, 퍼커션을 담당하는 헤이스가 한 곡에 퍼커션 피처링을 하고 있다. 당연히 하멜의 음악을 연상할 수 있지만, 여기서 피터가 보여주는 재즈 세계의 내공은 단단하면서 독특하고, 뛰어나다. 하멜의 팝재즈와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매력적인 음악 세계를 우리에게 펼쳐 보이는 것이다. 하멜의 1집에 수록된 'Useless Fraud'를 피아노 솔로로 연주해 보너스 트랙으로 담는 친절함도 잊지 않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