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계 최고의 섹시 디바!
관능의 여신카일리 미노그의 2010년 새 앨범 [APHRODITE]
전세계 댄스 클럽을 지배해온 팝계의 여왕,
카일리 미노그의 화려한 컴백!
쉬크하고 스타일리쉬한 음악! 완벽한 팝 앨범!
매력적이고 우아한 관능미의 뮤직 비디오 <All The Lovers>
“세상의 모든 연인에게 열정적인 사랑을 권하는 여신의 관능적인 속삭임”을 표현한 뮤직 비디오는 속옷만 입은 수많은 남과 여가 뒤엉켜 거대한 인간탑을 만들어내는데, 자세히 보면 연인의 구성이 남과 여 뿐만 아니다. 여러 매체에서 카일리 미노그를 두고 ‘gay icon'이라고 이야기한 대로, 카일리 미노그는 남과 여를 가리지 않고 음악과 어울리는 관능성을 표현하고 있다.
첫 싱글 <All The Lovers>는 발매와 동시에 UK 라디오 차트 1위, UK 클럽 차트 1위, 아마존 UK 1위 !!!
빌보드 댄스차트 톱을 차지했던 <Can’t Get You Out Of My Head>와 그래미 수상곡인 <Come Into My World>에 버금갈만큼 세련된 팝 댄스 곡 <Get Outta My Way>, 카일리 미노그의 관능적인 보이스의 매력이 극대화된 <Closer>, 클러버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한 앨범 타이틀 곡 <Aphrodite>, 최고의 클럽지향 댄스뮤직 곡 <Can't Beat The Feeling> 등 수록.
아프로디테의 관능적인 자태로
디스코와 유로비트의 향연을 펼치는 2010년대 댄스뮤직의 걸작
한때 힙합이 그랬던 것처럼, 댄스뮤직도 어느 순간 온통 비슷한 스타일로 도배되곤 한다. 특히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Just Dance>, <Poker Face>, <Paparazzi>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비평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2008년부터 지금까지 댄스뮤직은 거의 레이디 가가 스타일로 도배되어버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퓨처리즘을 표방한 듯한 일렉트로닉 사운드 중심 편곡, 그루브 충만한 힙합 비트를 수용한 듯하면서도 기계적이고 정확한 비트, 기계적인 조작을 가하거나 어떤 감정인지 드러나지 않도록 될 수 있는 한 가장 중성적으로 노래하는 보컬. 물론 이를 계량적으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그래도 어떤 음악에 레이디 가가 스타일이라고 이름 붙인다면 어느 정도 동의를 얻을 수 있다. 그녀의 독주가 무척 길었던 모양이다. 레이디 가가쯤이야, 하는 듯한 태도로 좀 더 도발적이고 강렬하게 복귀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가 <Not Myself Tonight>을 들고 나오거나, 팝록 중심의 틴팝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가 기존 음악 스타일 대신 최신 팝 사운드로 변신한 <Can't Be Tamed>를 발표한 것도 따지고 보면 결국은 레이디 가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팝 음악은 유행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한 스타일이 유난히 부각되는 건 당연하고 지금까지 그렇게 진행되어 왔지만, 익숙해지면 식상해지기 때문에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럴 때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복고다. 하지만 무작정 과거 사운드를 수용한다고 해서 레트로라는 태그를 붙여주지는 않는다. 게다가 복고의 시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평가는 극과 극으로 달라지기도 한다. 댄스뮤직에서 가장 쉬운 복고는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까지 댄스뮤직을 주름잡았던 디스코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다. 팝의 황금기에 대중음악을 지배했던 디스코의 그루브만큼 댄스뮤직을 원하는 이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음악도 없다. 하지만 복고 역시 유행을 타면 식상해진다. 그러면 또다시 고민이 시작된다.
다행히 오스트레일리아가 배출한 세계적인 팝 스타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는 이런 뻔한 음악 공식을 나름대로 현명하게 비껴나갔다. 물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카일리 미노그의 음악에서 디스코는 2000년대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데도 팝 스타에게 최대의 약점인 스타일의 고착화에서 벗어나기 힘들지 않은가, 하는 의문 말이다. 맞는 말이다. 카일리 미노그는 2000년에 발표한 「Light Years」부터 지금까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이상을 디스코에 기반을 두고 유로비트와 일렉트로니카를 혼합한 음악활동을 이어왔다. 80년대의 틴팝 스타였던 카일리 미노그는 90년대에 몇몇 흥미로운 시도를 했지만 입맛 까다로운 대중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카일리 미노그의 인기는 예전과 달리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그러자 꺼내든 카드가 앞서 이야기한 디스코를 중심에 둔 복고였다. 그걸 상징하는 앨범이 2000년에 발표한 앨범 「Light Years」였고, 10년만에 영국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한 앨범 수록곡 <Spinning Around>였다. (참고로 10년 전 차트 1위곡은 1990년에 발표한 <Tears On My Pillow>였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버리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건 카일리 미노그가 아닌 그 누구라도 쉽게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다. 다행히 「Light Years」에 이어 발표한 「Fever」는 훨씬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좋은 반응’ 정도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유럽에 머물렀던 카일리 미노그의 인기를 전세계로 확대한 ‘폭발적인 반응’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다. 1987년에 발표한 데뷔 싱글 <Loco-motion>에 반응을 보인 이후 카일리 미노그라는 팝 가수가 활동하는지도 몰랐을 미국도 이 곡에 열광하면서 15년 정도의 간극을 뛰어넘어 싱글 차트 7위까지 진출하는 성공을 거둘 정도였다. 물론 이때부터 우리나라에도 카일리 미노그 팬이 급속히 늘어났으니, 가히 글로벌 신드롬이라고 할만했다.
하지만 후속작까지 똑같은 길을 갈 수는 없었다. 「Fever」에 이어 발표한 2003년 앨범 「Body Language」는 디스코 사운드를 줄이는 대신 좀 더 일렉트로니카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중의 취향은 무척 까다로웠다. 카일리 미노그가 사운드의 변화에 지나치게 고심한 탓이기도 하다. 음악의 완성도에서는 훨씬 더 앞서나갔는데도 전작과 같은 반응은 아니었다. 첫 싱글 <Slow>는 영국 싱글 차트 1위에 올라 표면적으로는 큰 변화가 오지 않은 것 같지만 앨범 판매량은 전작의 성공에 비하면 급속히 떨어졌다. 「Fever」의 영국 판매량은 5X 플래티넘이었는데 「Body Laguage」는 플래티넘에 그쳤다. 게다가 모처럼 빌보드 차트까지 등장하며 미국 진출 가능성을 다시 열어놨는데 그 문도 다시 닫히고 말았다. 앨범을 발표하고 투어를 도는 사이에 유방암 판정을 받은 것은 카일리 미노그에게 치명타였다. 다행히 치료에 전념해 건강을 되찾은 뒤 음악활동을 재개했다. 전작에 이어 4년만인 2007년에 발표한 앨범은 열 번째 정규 앨범이라는 의미에서 「X」라고 이름 붙였다. 하지만 앨범 전체의 성격을 규정해준 첫 싱글 <2 Hearts> 역시 댄스플로어를 달구기에는 지나치게 깊이가 있는 사운드였다. 그래도 「X」와 첫 싱글 <2 Hearts>는 이해할 수 있다. 건강을 회복하자마자 예전처럼 활기찬 클럽지향 댄스뮤직을 앞세우는 건 좀 어색했을 테니까.
인기와 판매량은 조금 떨어졌지만 덕분에 더욱 확실해진 건 있었다. 카일리 미노그가 디스코와 유로 비트를 10년이나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음악 자체의 매력보다 음악에 어울리는 카일리 미노그의 ‘관능적인 매력’이 중요했다는 점. 그건 노골적으로 몸을 드러내는 섹스어필이 아니라 음악과 어울리는 관능성이 카일리 미노그의 음악에서 핵심이라는 걸 말해준다.
「X」를 발표한 지 4년이 흐른 지금 만나는 열한번째 정규 앨범 「Aphrodite」는 바로 그 관능성을 극대화한 앨범이다.
새 앨범을 이야기하기 전에 두 장의 앨범 사이에 벌어진 일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지만, 일상적인 팝스타의 모습 이상은 없었으니까 굳이 모두 살펴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카일리 미노그가 2009년에야 ‘처음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도는 정식 투어를 가졌다는 것 정도는 기억해둬야 한다. 투어 이름은 ‘For You, For Me Tour'. 카일리 미노그가 직접 말했듯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북미 팬들을 위한 투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투어는 단순하게 첫 미국 투어가 아니라 곧 발표할 새 앨범 「Aphrodite」의 방향을 암시하는 투어인 것 같다. 미국 팬들은 <Can't Get You Out Of My Head>의 관능적인 음악과 보이스에 환호한 뒤 침묵했으니까. 맞다. 새 앨범은 그야말로 관능적인 여신 아프로디테의 음악적 구현이다.
앨범 발표 전에 공개한 첫 싱글 <All The Lovers>는 제목 그대로 세상의 모든 연인에게 열정적인 사랑을 권하는 여신의 관능적인 속삭임이다. 뮤직비디오 역시 속옷만 입은 수많은 남녀가 등장해 여신의 속삭임에 화답한다. 뮤직비디오는 남과 여가 뒤엉켜 거대한 인간탑을 만들어내는데, 자세히 보면 연인의 구성이 남과 여 뿐만 아니다. 여러 매체에서 카일리 미노그를 두고 ‘gay icon'이라고 이야기한 대로 카일리 미노그의 디스코와 유로 비트의 조합은 남과 여를 가리지 않는다. 여신 아프로디테라면 그들을 모두 포용하려는 건 당연한 일. 음악과 메시지와 영상이 조화를 이루는 <All The Lovers>을 2010년대 카일리 미노그를 상징하는 대표곡으로 꼽는 것은 결코 지나치게 이른 게 아니다. 모든 면에서 선명하다. 비슷한 음악 속에서 다양하게 빛나는 카일리 미노그의 ’관능성‘ 역시.
새 앨범은 거물 프로듀서 스튜어트 프라이스(Stuart Price)가 총책임을 맞고 다양한 작곡가와 프로듀서를 투입했다. 그중 눈에 띄는 아티스트는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와 킨(Keane)의 팀 라이스-옥슬리(Tim Rice-Oxley), 시저 시스터스(Sissor Sisters)의 제이크 시어스(Jake Shears)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작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한 인물은 대부분 디스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서 최근 일렉트로니카의 복고 경향을 주도하는 아티스트들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 앨범이 카일리 미노그의 새로운 전성기를 마련해줄 수 있는 앨범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앨범의 첫 싱글이자 앨범의 톱트랙 <All The Lovers>를 잇는 두 번째 곡 <Get Outta My Way>는 차기 싱글로 커트할만큼 「Fever」 시절의 2000년대 전성기 사운드에 닿아 있다. 역시 유사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Put Your Hands Up (If You Feel Love)>와 카일리 미노그의 관능적인 보이스의 매력이 극대화된 <Closer> 등 2000년대 카일리 미노그의 매력을 모두 담아놓았다. 고조되는 감정선을 타고 흐르는 앨범 타이틀 곡 <Aphrodite>는 클러버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며, 아프로디테와 함께 움직이는 큐피드를 등장시킨 <Cupid Boy>, 앨범의 마지막 곡 <Can't Beat The Feeling>까지 최고의 클럽지향 댄스뮤직이 끝없이 이어진다.
카일리 미노그는 비슷한 음악을 하면서도 결코 똑같은 음악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디스코 코드를 앨범 전체에 깔아놓으면서도 하나의 스타일로 고정시키지 않았다. 자기만족의 함정과 상업적인 성공의 덫에 스스로 뛰어드는 우를 범하지도 않았다. 음악만으로도 그녀의 감정에 공감하게 되는 걸 보면 카일리 미노그가 「Aphrodite」를 만들 때 대단한 열정에 휩싸였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활기차고 매력적인 댄스음악을 만들어낼 수 없을 테니까. 「Aphrodite」는 카일리 미노그의 자신감이다.
카일리 미노그가 아프로디테의 사랑이든, 사랑에 빠진 아프로디테든, 그 어떤 것에 중심을 두고 이 앨범을 만들어냈는지 굳이 파악하려 할 필요 없다. 쉽고 빠르게,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이 음악을 거부하기 힘들 테니까. 여신의 자태를 풍기는 앨범 커버는 열정적인 사랑을 권하는 여신 아프로디테가 되어 돌아온 자신의 음악을 요약하는 인증서다.
2010년 6월. 한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