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류 당 “무거운 듯 가벼운 우리들의 이야기”
파나류 당의 Rock은 부당한 것에 대한 저항이며, 거짓을 따르지 않는 용기이다. 그리고… 선동이다.
파나류 당은 첫 앨범을 내는 ‘신인 밴드’라고 할 수 있으나, 밴드의 유일한 정식 멤버이자, 자칭 ‘당수’인 스피카는 국내외 여러 곳에서 활동한 베테랑 뮤지션이다. 그는 미국 M.I. 수학 이후, L.A Funk 열풍의 진원지 중 하나였던 Hollywood Funk Revue에서 연주한 바 있으며, 국내 실력파 언더그라운드 밴드인 Love6Pain, Joypop, 주찬권 밴드, 그리고 Settee Blues의 이름 아래 활동을 해왔다. 대학로 연극 ‘길 위에서’ 시리즈에서 음악을 맡아 콘서트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 개척에 참여한 후, Rock의 본고장 영국으로 건너가 Ian Button(Death in Vegas), Harbans Srih(James Taylor Quartet, Frank Gambale) 등 런던 최고의 뮤지션들과 함께 연주활동을 했으며, 현재 런던에서 태동하고 있는 Anti-Folk 씬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인 Ben Anstis와 The Other Dances를 결성, 런던의 여러 펍과 클럽에서 연주를 하고 EP를 발표했다. 밴드가 안티포크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부상하고, Pete Doherty 등 거물급 뮤지션의 투어 오프닝을 맡는 등 바쁘게 활동하는 동안, 스피카는 열정적인 연주로 인해 그날 그날, 공연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어느 새 런던 언더그라운드 뮤직 씬에서 ‘THE Korean guitarist’로 통하게 되었다.
“Definitely the best guitarist among many I’ve played with. (함께 연주했던 수 많은 기타리스트 중 단연 최고다.)” ?Karl Hussey(런던의 베테랑 세션 드러머, Fraff, Ten Benson)
“Uni Spica combines a raw rock edge with pop style and sensibility to create songs which display his gifts as an accomplished guitarist and inventive song-writer. (스피카는 대중적이면서도 순수한 록의 에너지와 기타리스트로서의 완숙한 경지, 그리고 창조적인 작곡 실력을 고루 갖춘 뮤지션이다.).” ?Malcolm Bennet(영국 왕립 극단 음악감독, Gryphon, Michael Nyman)
스피카가 귀국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연주하며 살아가야 할 곳은 바로 이곳, 대한민국이며, 음악, 특히 Rock을 연주하는 뮤지션의 궁극적 목적은 자신의 만족이 아닌 대중과의 소통, 그리고 하나됨이라는 개인적인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마음을 편하게 갖고, 우리를 이용하기 위해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려는 저들(?)의 속셈에 넘어가지 말자.’라고 선동할 수 있는 대상은 멀리 찾을 필요 없이, 원래 그의 옆에 존재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았고, 이제 그 일을 하려 한다고 말한다.
앨범 ‘다른 춤’에서 파나류 당은 우리들의 낭만적인 젊은 삶을 록비트로 노래한다. 성장에 관한 내용을 담고있는 디스코 풍의 ‘노도’를 시작으로, 가볍지 않은 주제를 가볍게 표현한 ‘찬란한 신성’, 60년대의 전설적 록밴드가 연주했을 듯한 Rock n’ Roll ‘죽어야 하는지’등이 그 뒤를 잇는다. ‘파나류 당(黨)’이라는 이름이 ‘통일 한국의 사나운 우파 정당’이라는 설정으로 지어진 만큼, 가사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앨범은 마치 ‘좋은 경찰, 나쁜 경찰’ 처럼 청자를 강한 비트로 선동하고 다시 부드러운 느낌으로 달래는 행위를 반복한다. ‘시간의 탑1, 2’는 각각 몰아치는 Punk 풍으로, 기차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의 애잔한 멜로디로 상반된 느낌으로 혁명을 노래하고 있으며, 즐거운 멜로디의 ‘숲속의 지혜’로 천연덕스럽게 복수를 노래하다가, 모짜르트의 아리아를 편곡한 ‘세상의 울타리 안에’로 용서에 대해 말한다. (실제 모짜르트의 원곡은 오페라 ‘마법의 피리’에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상대를 용서하는 성직자의 노래다.) 앨범은 앨범의 음악적 특성을 종합한 듯한 ‘열정은 아직 여기에’와 앨범의 내용을 종합한 듯한 ‘결론의 새벽’으로 말 그대로 하룻 밤의 여행에 결론을 맺는다.
비록 ‘다른 춤’은 저예산으로 제작된 인디 밴드의 앨범이지만, 분명 청자들에게 ‘오랜만에 감상을 할 만한 작품이 나왔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 아티스트 자신이 영향을 받은 듯한 90년대의 Alternative와 Britpop의 느낌에서 당시에 존재하던 우울함이 제거된 느낌이다. 사실 이 ‘우울함’은 작품에 애잔함을 불어넣기 위한, 그리고 뮤지션 자신의 감수성이 깊음을 증명하기 위한 도구였다 할 수 있지만, 파나류 당은 그런 감성을 최대한 없애는 것이 새 시대 Rock의 요구라는 판단을 하였다고 말한다. 파나류 당은 항상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불안감으로 인해 가슴에 울분을 쌓고있는 이 땅의 동지들에게 영/미의 테크닉과 우리나라 가요 및 언더그라운드의 영혼을 더한 밝은 음률을 전한다. 스피카는 앨범 ‘다른 춤’을 불안감에 대한 치유제라기 보다는 공감하는 이가 있음을 알리는 안심의 라디오일 뿐이라고 말한다. 사실 치유는 자신이 치유되었다고 믿는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며, 외부의 무엇이 스스로가 치유제임을 주장한다면 그 것은 분명 거짓일 뿐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