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계의 새로운 신예 스타 탄생!
다재다능 ‘소녀’ 싱어송라이터 Eliza Doolittle (일라이자 둘리틀)의 상큼발랄 데뷔앨범 [Eliza Doolittle]
아마존 UK 평점 - 별 4개 반 !!
UK 앨범 차트 3위!
5,60년대 풍의 아기자기한 데뷔 싱글 <Pack Up>은 UK 싱글 차트 5위!
피아노와 휘파람으로 나이다운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한 <Skinny Genes>, 50~60년대풍 재즈와 소울을 아기자기하게 입힌 <Pack Up>, 그밖에 <Rollerblades>, <Police Car>, <Go Home>, <Money Box>등 도무지 버릴 곡을 찾아볼 수 없는 총 13곡의 트랙 수록.
팝, 포크, 소울, 재즈가 뒤섞인 다채롭고 풍성한 사운드의 올해 최고의 팝 앨범!
Musically Eliza Doolittle sits between Lilly Allen, Duffy and Corinne Bailey Rae
“음악적으로 릴리 알렌, 더피, 코린 베일리 래에 비견될만한…”
Gorgeous Pop Songs!
“고져스 팝 송!”
상큼하게 노래하는 성숙한 송라이터
[Eliza Doolittle](2010)
by Eliza Doolittle
일라이자 둘리틀, 이름만 듣고서는 적당한 유머감각을 동반한 전형적인 팝스타일 것이라 예단했다. 그런데 웬걸, 전형적인 싱어 송라이터의 노래였다. 근본적으로 진지하게 음악에 임하지만 심각하고 무거운 뮤지션십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창의’와 ‘감각’을 적당히 안배한 세련된 노래가 쏟아지고 있었다. 순간적인 직관을 뒤엎는 예상 밖의 작품에는 언제나 적극적인 반응이 따르기 마련이다. 데뷔 이후 셀프타이틀 앨범 [Eliza Doolittle]은 UK 앨범차트 3위, 싱글 ‘Pack Up’은 UK 싱글차트 5위에 잽싸게 도달했고, 신예의 출현을 두고 누구랑 닮았다 비교하기를 즐기는 각종 언론들은 릴리 앨런, 케이트 내시, 코린 베일리 래 등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런던 출신의 신예
하지만 일라이자 둘리틀은 그런 비교를 부당하다고 여기는 입장이다. “전형적인 런던 악센트를 써서 노래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곧잘 나를 릴리 앨런이나 케이트 내시와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런던 출신의 가수가 다 그렇지 않나. 릴리와 케이트가 특히 성공했을 뿐, 그런 억양을 쓰는 여가수들은 릴리와 케이트 이전에도 많았다. 이건 일종의 성차별이기도 하다. 해를 거듭해 등장하는 비슷비슷한 신예 남자가수도 많은데, 불리하게도 이런 비교는 꼭 여가수한테만 돌아온다. 나는 내 음악을 ‘성(gender)’이 아닌 ‘장르(genre)’의 차원으로 비교하고 이해해줄 것을 권한다.” 언급처럼 일라이자는 여러 장르에 관심을 두고 노래한다. 그녀는 선례와 다르게 포크와 재즈의 담벼락을 조심스럽게 엿보면서, 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앨범을 완성했다.
‘그들과 다르다’고 발끈하는 자신감은 아마도 그녀의 근본으로부터 출발할 것이다. 본명 Eliza Sophie Caird, 그리고 활동명 ‘둘리틀’은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불리던 오랜 별명이다. 1988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에서 태어난 일라이자는 다섯 살에 처음 피아노 앞에 앉았고, 열두 살 무렵부터 자신의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만들었던 노래들의 소재는 보통 ‘소년의 이야기’였다고 말한다. 당시 듣고 꽂혔던 노래들 대부분이 스파이스 걸스, 데스티니스 차일드 등 소녀들이 부르는 소년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라고. 뮤지컬 무대 경력이 있었던 어머니 덕분에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일은 평범한 가정사였고, 마침 간이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친구의 오빠가 있어 그의 작업실을 드나들면서 녹음의 윤곽을 대강은 깨우치게 됐다.
여느 뮤지션이 그렇듯 시작은 무언가를 따라하고 흉내내는 일이었지만,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일라이자는 곧 온전한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소녀 뮤지션’의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Rollerblades’에 확신을 가질 때쯤 그녀는 몇몇 회사와 접촉을 시도했고, 곧 계약에 성공해 8개월의 앨범작업기간을 얻게 된다. 그리고 2009년 11월, 레이블 팔로폰(Parlophone)을 통해 ‘Rollerblades’를 머릿곡으로 하는 디지털 다운로드용 EP를 공개했다. 일찍 시작했고 일찍 끝난 셈이다. 음악에 익숙하고 관대한 가풍 안에서 일찍부터 스스로 노래하고 만드는 방법을 익히고, 스무 살 전후부터 본격적인 음악산업현장을 경험한 일라이자는 현재까지 가수 이외에 다른 직업을 가져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말한다.
담백하고 간결한 노래들
그리고 2010년 첫 데뷔앨범을 발표했다. EP에 수록된 네 곡을 바탕으로, ‘Skinny Genes’와 ‘Pack Up’을 싱글로 터뜨린 앨범 [Eliza Doolittle]은 모든 수록곡과 담백하고 간결한 조율을 합의한 작품이다. 우선 거의 모든 노래가 짧고 제목 또한 짧다. 그리고 동원하는 악기도 가급적 최소화했다. “무언가 들고 바로 연주하는 일을 즐긴다. 우크렐레가 됐든 작은 종이 됐든 간단한 악기로 음악이 완성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일례로 ‘Rollerblades’에 쓰인 드럼은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드럼을 썼다.” 목소리 또한 ‘디바 지향’을 거부하는 자연스러운 발성에 가깝다.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곡을 만들었고 노래했으며, 늘 같은 작업실을 썼다고 말한다. 누구나 동의할 만한 가지런한 톤의 사운드를 뽑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정돈된 흐름이 두드러지는 앨범이지만, 그러나 일라이자는 지루한 진행을 참지 못하는 뮤지션이 분명하다. 수록곡 전반은 크게 흥분하지 않으면서 일관성을 유지하지만, 언제나 작은 반란을 꿈꾼다. 피아노와 휘파람으로 나이다운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한 ‘Skinny Genes’, 그리고 50~60년대풍 재즈와 소울을 아기자기하게 입힌 ‘Pack Up’, 이렇게 앨범을 대표하는 상이한 두 곡을 비교해 듣는 일만으로 앨범이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밖에 ‘Missing’ ‘Back To Front’ ‘Police Car’ 등은 그녀가 빈지티 악기를 선호한다는 것을, ‘Rollerblades’ ‘So High’ 등은 일순간 그녀가 포크싱어로 돌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대변하는 이색적인 노래들이다.
가볍지 않게 그러나 성숙하게 들리도록, 진지하게 그러나 무겁지 않게 작업했을 일라이자의 노래들은 까다로운 리스너들의 요구를 제대로 읽은 것처럼 보인다. 뮤지션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스타를 원하는 이들에게, 일라이자는 어린 시절부터 연마한 실력의 노래를 선사하고, 뷰티와 패션에 민감한 센스의 비주얼을 선보인다. 그리고 같은 시대를 사는 성공한 가수들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는 반영하면서도, 섣부른 비교를 차단할 고유의 작법도 동시에 취한다. 우리가 무리없이 그녀의 노래를 즐기도록, 그러나 명백한 차이를 인지하도록 이끄는 고도의 수법이다. 차차 변화와 발전을 지켜보게 만들 유망한 신예가 분명하다.
2010/10 이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