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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년대 댄스 플로어 사운드를 성숙하고 진지하게 재창조한 21세기의 레트로 (Retrospect) Data의 [Skywriter]
최근 일렉트로닉 음악씬은 레트로 사운드의 열풍으로, 2005년 '마돈나'의 앨범 [Confession On The Dancefloor]가 스웨덴 그룹 '아바(Abba)'를 주축으로 한 디스코 컬쳐를 붐-업(Boom-Up) 시킨 이후, 최근까지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 '시저 시스터즈(Scissor Sisters)', '골드프랩(Goldfrapp)'을 포함한 다수의 뮤지션들이 진보하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레트로의 질감을 음악적 텍스트에 적절하게 새겨 넣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랑스 출신의 일렉트로닉 프로젝트 '데이타(Data)'의 앨범 [Skywriter]도 이러한 큰 흐름 속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데이타(Data)'는 25살의 프랑스 천재 프로듀서 '데이빗 길런(David Guillon)'이 이끄는 원맨 일렉트로닉 프로젝트 유니트이다. 2006년과 2007년 연달아 발표한 Ep 앨범 [Trop Laser]와 [Aerius Light]은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 스타일과 방향성을 살짝 엿 볼 수 있던 결과물들이었다. 이후, 프랑스 뮤지션 'Tepr'의 곡 'Minuit Jacuzzi'를 리믹스하여, 프랑스 일렉트로닉 음악 차트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2008년에 컴필레이션 앨범 [Kisune Vol. 5]와 [Ever Better]에 '데이타'의 음악이 소개된 것은 그의 이름을 좀 더 많은 음악 팬들에게 알려주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여기에, 연달아 발매한 두 장의 Ep앨범 [Rapture]와 [One In A Million]에서 '레트로'의 질감을 녹인 '댄스-록(Dance-Rock)'으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간다.
그의 정규 앨범 [Skywriter]는 음악 역사상 디스코의 가장 황금기라고 볼 수 있는 7,80년대 사운드와 '저스티스(J.U.S.T.I.C.E)'와 '마스터 크래프트(Mstkrft)' 같은 현존 최고의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공존한다. '비'의 소녀폰 광고로 화제를 모은 [W]휴대폰 광고음악에 사용된 'Verdict'가 부드러운 아르페지오로 앨범의 시작을 알리면, 재기발랄한 사운드로 중무장한 프랑스 댄스-록 'One In A Million'이 그 뒤를 잇는다. 여기에, '저스티스', '마스터크래프트'의 사운드를 절충시켜 놓은 듯 한 'Aerius Light', 'Nightmare'는 온몸을 흔들어주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선사한다. 앨범에서 [Skywriter]를 통해 '데이빗 길런'이 들려주고 싶었던 '레트로' 사운드는 앨범 후반부에 실린 'Rapture', 'Renaissance Theme', 'Skywriter'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7,80년대를 주름잡았던 하드록 밴드 'Journey'의 곡 'Separate Ways'의 초반부를 도입하여 파워풀한 레트로 사운드를 선사하는 'Rapture', 후반부 기타 솔로가 인상적인 'Renaissance Theme', 그리고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 선정된 'Skywriter'는 앨범에서 가장 귀 기울여 들어 볼만한 대목이다. 마지막 트랙으로, 자신의 음악적인 원대한 포부를 청사진으로 그려놓은 듯한 'Blood Theme'은 음악의 어머니 '헨델(Handel)'의 'Sarabande" Harpsicord Sute No.4 In D Minor'를 재해석함으로써 앨범에서 가장 스케일이 크고 기교가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미러볼이 찬란한 빛의 세례를 내리쬐는 댄스클럽, 비비드 색감의 화려한 스타킹, 가죽 잠바와 어깨에 메고 다니던 각진 라디오 카세트 플레이어… 이러한 것들은 7,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열광했던 아이콘이다. 또 이 시대는 팝음악 역사를 통틀어 가장 그루브하고, 댄서블하며, 멜로디가 강한 음악들의 혁명기이기도 하다. '데이빗 길런'은 [Skywriter]에서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찾고 있다. 때문에, '데이타'의 앨범[Skywriter]는 인류 역사에 디스코 혁명기를 선물해 준 70년대 펑키(Funky) 음악과 'Fm Style'로 대변할 수 있는 80년대 댄스 음악 사이에 존재하는 스펙트럼 어딘가에 음악적 좌표를 가져다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앨범 [Skywriter]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역시 '레트로'다. 하지만, '데이타'가 선사하는 사운드는뻔한 과거 사운드의 재생(Revival)이라던지, 트랜드에 적절히 타협하는 사운드가 아닌 일렉트로닉음악의 현재에서 '레트로(Retro)'의 음악적 감성을 좀 더 모던하고, 진지하게 표현하고 있기에, 사람들에게 뻔하지 않은 음악적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 같다. '데이타'의 음악에서 귀에 익은 록 음악의 코드 진행과 댄스플로어를 뜨겁게 달궜던 리듬들의 스냅샷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앨범을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